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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olmii Sep 15. 2017

이목을 확! 시선강탈 명작 활용 광고

명작을 활용한 광고

최근 SK이노베이션에서는 터키 전통예술이자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에브루 기법을 활용한 광고를 선보였는데요.


SK이노베이션 광고 중

이렇게 미술은 광고 제작에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쓰이곤 합니다. 오늘은 예술 작품을 활용한 광고들을 살펴보도록 할게요!


자 그립니다, 눈도 깜빡 마세요!



광고 속 인물들 모두 튀어 나올 듯한 눈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커피로 유명한 네슬레 기업의 네스카페 광고인데요. 네스카페의‘The instant espresso’ 커피를 한 잔만 마셔도 잠을 확 깰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 그랜트 우드의 <아메리칸 고딕> 작품 모두 원작에서 평화롭거나 무표정에 가까운 눈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죠. 일반인이 눈을 크게 뜨는 것보다 이 잔잔한 그림의 인물들의 눈을 번쩍! 뜨게 한다는 점에서 커피의 각성 효과를 더욱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 같네요!


아름다운 명화, 생생하기까지 한다면?



카메라로 셀카를 찍고 있는 인물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뒷모습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익숙한 모습들이네요. 빈센트 반 고흐, 프리다칼로, 알브레히트 뒤러. 모두 자화상을 그려 후대에까지 그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자화상은 카메라가 없던 시기 본인의 모습을 기록해 놓는 방법이 되었는데요.


Forself-portraits. Not selfies


‘셀카 아닌 자화상을 위한 카메라.’라는카피와 함께 찍기만 하면 명작품이 탄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삼성 카메라를 단순한 카메라가 아닌 예술을 완성하는 도구로 어필하고 있는데요. 과거의 인물을 현재의 상황에 대입한 상상력도 대단하지만 그 뒷모습까지 상상하여 재현해 냈다는 점에서도 창의성이 돋보이는 광고네요. 


원작과도 비교해 보세요.


프랑스 안경 브랜드 Keloptic 또한 그림이 가지고 있는 실제 모습보다 부정확하고 흐릿할 수 있다는 특성을 활용해서 광고를 제작했는데요.



인상주의 예술은 형태보다 색채를 중시했기 때문에 점이나 흐릿한 선으로 표현된 모호한 분위기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따라서 실물과 비교했을 때 윤곽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는 명화가 벽에 걸려 있습니다. 하지만 안경을 통해 본 부분은 흐릿한 인상주의 작품마저도 뚜렷하고 선명하게 보이게 만들고 있네요.


Turning impressionism into hyperrealism


‘인상주의를 극사실주의로”라는카피와 함께 안경이 얼마나 좋은 기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효과적으로 어필하고 있습니다. 명화를 활용해서 광고의 미적 감성을 높이고 그 명화의 변화를 통해 제품의 장점을 소구한 창의성이 정말 놀랍습니다.


우리 제품과 함께였다면 달라졌을 당신의 자화상


올해 타계한 영국의 미술평론가 존 버거는 광고가 명화를 통해 명성, 문화적 권위, 풍요의 이미지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는데요. 실제로 제품의 생김새보다 기능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싶은 광고라면 예술 작품을 잘 활용하여 여기에 제품의 미적 이미지를 편승시킬 수 있습니다.



고흐는 생전 많은 자화상 작품을 남겼는데요. Pfizer에서는 또다른 고흐의 자화상을 가지고 광고를 제작했습니다. 왼쪽이 원작이고, 오른쪽 은새롭게 제작된 작품인데요. Pfizer의 정신분열증 치료약과 함께였다면 고흐는 본인의 귀를 자르지 않고 행복하게 삶을 마감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측 하단에는 매우 단순하게 ‘정신분열증을 위해.’라는 카피와 제품을 배치해 두었습니다. 강렬한 이미지를 주고 있지만 고흐의 비극적인 생애와 약물 복용의 문제를 연관짓다니 한편으로는 섬뜩하기도 하네요.


이와 비슷하게 호주의 ‘키위’라는 구두약 회사 또한 제품 자체의 사진 대신 명화를 사용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습니다.



작고 볼품 없는 구두약의 모습 대신 명화를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제품에 명화가 가진 매력을 투영시키고 있는데요. 우리가 상반신 모습으로만 알고 있던 인물들의 예술 작품들 아래 하반신 모습이 더해진 광고입니다. 과연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 것일까요? 

작품 속 인물들이 더러운 신발을 신고 있었기 때문에 그림에는 상반신만을 담을 수 밖에 없었다는 뜻인데요. 특히 하반신 사진 아래 ‘키위,<백색의 스웨이드 구두, 2017>’와 같이 키위의 구두약과 함께 탄생한 구두를작품과 같이 표현해 놓으면서 웃음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명화의 권위적 이미지와 과거에 대한 상상력을 동원해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네요!



진중권 교수는 저서 ‘교수대 위의 까치’에서 작품은 제작된 순간에 완성되는 죽은 ‘물건’이 아니며 끝없는 물음과 답변의 놀이를 통해 영원히 자신을 형성해 나가는 ‘생물’이라고 했습니다. 탄생의 순간에서 몇백년이 지난 지금까지 새로운 광고로 끊임 없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예술 작품이야말로 진정 생물로 우리 곁에 살아 소통하고 있는 것 같네요. 오늘도 재미있게 읽으셨길 바라면서 다음에 더 멋진 광고와 함께 다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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