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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May 21. 2024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로라마을, 카툼바 마을, scenc world

시드니 서부에 블루마운틴 국립공원이 있다. 자동차로 에코 포인트까지 올라서인지 산이 그다지 험준해 보이지 않는다. 세 자매봉 옆으로 이어지는 산세가 참으로 광활하다. 등산 코스를 택하면 골짜기와 바위 투성이의 협곡을 만났겠지만 패키지여행으로 온 우리는 그저 전망대에서 세 자매봉을 바라보고  scenic world로 향했다. 


블루마운틴 에코포인트

3억 년 전, 퇴적암이 솟아올라 고원지대가 만들어지고 수차례의 화산활동으로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다가  저처럼 멋스러운 기암절벽을 만들어 냈다.  에코포인트 전망대에서는 세자매봉이 잘 보인다. 마법사가 세 자매를 보호하고자 돌을 만들다 죽어 아직도 돌로 남아있단다. 


건너편 절벽은 높이가 100m가 넘게 보이는데 지질층이 훤히 들여다 보이고 그 틈새에는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절벽 아래 초록색 양탄자를 펼쳐 놓은 듯 우거진 것은 대부분 유칼립투스라고 한다. 이 산의 이름이 블루마운틴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 유칼립투스의 잎에서 증발된 방향물질이 산 위로 퍼져 멀리서 보면 하늘이 파랗게 보이기 때문이다.  마운틴블루검, 블루마운틴말리애쉬, 시드니그레이검 등 유칼립투스의 종류도  91종이나 된다.

블루마운틴은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
1800 년 경 골드러시 때 이곳에서 많은 금을 캐었다더니 광부들의 동상이 있다.
세자매봉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전망대 아래에도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Scenic World 

해발 700여 미터에 있는 블루마운틴의 속살을 보기 위해 호주에서 가장 높은 케이블카인 Skyway를 타고 이동했다. 방금 전망대에서 보고 온 세자매봉과 폭포가 옆으로 지나갔다. Skyway가 있어 관광객은 편리하게 볼 수 있고 자연은 덜 훼손되겠다.  


그레이트 디바이딩 산맥은 북에서 남으로 2,300 킬로미터나 뻗어있는데 그중 약 200여 킬로미터가 블루마운틴이다. 그 사이즈는 그랜드 케넌의 2배나 되고 민둥산인 그랜드 캐넌과 달리 숲으로 우거져 있다. 북쪽에서 내린 눈은 사암층으로 이뤄진 산을  내려오며 맑은 물이 되어 시드니 사람들에게 깨끗한 식수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그냥 수돗물을 먹어서 인지 다른 나라와 달리 호텔에서 생수를 제공하지 않았다.  


투명 창 아래로 보이는 나무들이 마치 브로컬리 같다.


Skyway에서 내리니 바로 열대우림이다. 아름다운 새소리와  함께 키 큰  열대나무들로  빽빽해 대낮인데도 어두컴컴했다. Walkway를 따라 천천히 들어가 수목들을 살펴보는데  키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청아한 새들의 노랫소리에 기분이 상쾌해진다.


유칼립투스라는 나무는 호주에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된다. 전봇대로도 사용되는데 이는 유칼립투스가 잘 썩지 않고 전동 드릴로 뚫어야만 나사못이 박힐 정도로 단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전봇대를 한 번 세우면 80 년 이상이나 간단다. 이 깊은 산에 가장 무서운 것이 산불인데 유칼립투스의 수관은 한가운데에 있어 산불이 나도 홀라당 타지 않으면 살아남는다. 면역력을 끌어올리고 염증을 잡아내는 프로폴리스는 바로 이 유칼립투스로 만들어진다.


부채처럼 날개를 펼치고 자라는 것이 '나무 고사리'로 12미터 정도 자라는데 200년이나 걸린다.  줄기가 거칠어 보이지만 새순은 약으로도 이용된다.  큰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자라는 덩굴식물들을 보니 어렸을 때 TV에서 보던 '타잔'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와 줄을 타고 날아갈 것만 같다. 


호주는 정말 축복받은 나라다. 금 철광 석탄뿐만 아니라 반도체나 유리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규소가 들어있는 모래까지도 수출을 한다. 석유 수출량도 만만치 않은데 저 땅 속 깊은 곳에는 아직도 확인되지 않은  많은 양의 석유가 묻혀있다고 한다.


지구상에 가장 젊은 땅인 호주는 융기와 침식 과정에서 금광이 그대로 외부에 돌출되어 있어 손쉽게 캐냈다. 한 때 골드러시로 많은 사람들이 이 머나먼 땅으로 이주했으나 워낙 땅이 넓어 아직도 인구밀도가 세계에서 2번 째로 낮은 나라다.


카툼바 마을에 관광객이 차츰 늘자 광부들이 이용하는 궤도열차를 태워달라는 요청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석탄을 캐고 주말에만 관광객을 받았으나 1인당 55,000까지 그 가격이 오르자 아예 폐광을 하고 관광 사업으로 나서게 되었단다.  

폐광된 모습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railway의 각도는 52도나 되는데  당시 탄광 사람들이 탔던 열차다.


로라마을은 원주민인 다루그족이 대대로 살던 마을로 카툼바역 동쪽에 있다. 골목길 따라 예쁜 정원을 가진 다양한 목재 주택이 이어진다. 수공예품이나 골동품을 파는 가게도 있고 아기자기한 마을은 우리가 꿈꾸는 전원주택단지 같다.  땅이 넓은 호주에서는 아파트에 사는 것보다 단독주택을 선호하는데 정원에 심어놓은 나무가 자기 집에 있다고 해서 함부로 자르면 벌금까지 낸단다



가이드에게 듣는 호주의 이야기는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저 남쪽 끝에 있는 아름다운 섬나라라고만 알았으나 적당한 일거리만 있다면 아니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 이곳으로 이민이라도 오고 싶었다. 넓은 땅에는 지하자원이 풍부하니 나라가 부자라 국민들을 위한 복지후생도 아주 잘 되어 있다. 특히 부러웠던 것은 의료비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비싼 의료비를 나라에서 제공해 주니 나라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일보다는  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예방의학이 발달했다.


잠깐 돌아본 퀸즈랜드나 시드니의 도로 옆에는 곳곳에 골프장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보는 것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큰돈 들이지 않고 국민들이 즐길 수 있다. 골프장에는 휀스도 없고 카트도 없다. 그저 골프백에다가 바퀴를 달아 각자가 가지고 다니며 즐기는데 굳이 4명까지 조인할 필요도 없고  복장 규제도 없다. 이러한 골프장은 곳곳에 많았다.


그런데 또 특이한 것은 병원이 잘 보이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개인 병원이 각 과별로 엄청나게 많다. 그런데 호주에서는 개업하면 하루에 받을 수 있는 인원이 한정되어 있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단다. 게다가 국립병원에서 최고의 대우를 해주기 때문에 굳이 개인 병원을 열려고도 하지 않는다. 연봉 순위로 나열했을 때  평균 7억을 받는 뇌나 심장 전문의부터 시작해 27위 정도까지가 전문의다. 13위 정도가 판사로 연봉 4억 정도이고 22부터가 펀드매니저가 차지한다고 한다.


섬으로 고립되어 있는 호주의 식량 자급률은 250%나 된다. 우리나라 음식을 만드는데 필요한 된장 고추장과 같은 특이한 음식 외에는 모두 호주산이다. 된장 고추장을 수입할 때도 몸에 좋지 않은 첨가물을 빼야 수입이 가능한데, 우리나라의 소주도  단맛을 내는 스테비오사이드도 다른 것으로 대체해야만 수입이 가능하다. 


소 한 마리당 1200평이 있어야 소를 방목할 수 있다는 호주의 소는 그저 청정한 공기 마시고 풀만 먹고 자란다. 먹거리에 신경을 쓰는 호주에서는 우리처럼 마블링이 있는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단다. 마블링이 있는 고기는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주원인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호주산 소고기라고 먹는 것은 수출용으로 일부러 사료를 먹여 키운 것이란다. 실제 현지에서 스테이크를 몇 번 먹었는데 너무 퍽퍽해 잘 넘어가질 않았다. 이제는 건강에 신경을 쓰는 일본이나 미국에서 몸에 좋은 호주산 소를 수입해 간단다. 그런데 실제로 호주에서 소나 염소 등을 별로 보지 못했는데 뉴질랜드의 4배나 된다고 하니 아마 우리가 보지 못한 내륙에 목장이 있나 보다.


호주의 1번 고속도로를 타고 쭉 달려 한 바퀴 돌려면(14,500 킬로미터) 거의 한 달은 걸린다고 한다. 그것도 풍경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약 2시간 동안 달려도 밀밭뿐이요, 다시 사탕수수밭만 길게 이어지다가  다음에는 1시간 넘게 아보카도 밭만 보인단다. 그렇게 넓은 땅은 다른 농산물이 잘 크지 않아 쉽게 자라는 감자를 많이 심어서 인지 모든 음식에 감자칩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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