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북은 닭의 진심인 동네다. 대구와 경북을 여행하다 보면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든 닭요리를 만날 수가 있다. 닭으로 하는 음식에는 삼계탕, 백숙, 닭도리탕. 치킨이나 닭갈비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찜닭과 두 종류의 닭불고기까지 더해진 동네가 이 동네다. 지난 몇 년간 대구와 경북을 다니면서 맛본 닭요리를 안동, 봉화, 청송, 대구 순으로 떠나보자.
안동
안동은 구시장의 닭찜이 유명하다. 닭을 간장 양념으로 찜을 한 것으로 보통 찜닭으로 부른다. 찐 닭을 단짠 한 간장 양념에 조린 것으로 감자를 비롯한 채소를 같이 조리고 맨 마지막에 당면까지 추가한 음식이다. 대와 중 두 가지가 있다. 중은 둘은 많고 셋은 적당하다. 대는 셋 한테는 많고 넷한테는 적당하다. 이 동네 특징이 찜닭 식당마다 마늘 통닭이 있다. 통닭을 팔던 닭집에서 태생한 것이 찜닭. 그 잔재가 아직 남아 있다. 사실 마늘 통닭 추가도 방송에 의성 마늘통닭이 뜨면서 추가된 것이 아닌가 한다. 쪼림닭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구시장의 찜닭 식당을 조회해 보면 대부분 찜닭 관련한 내용만 있다. 찜닭을 가만히 보면 갈비찜과 비슷하다. 닭과 당면을 빼고 소갈비를 넣어도 무방할 정도다. 여기의 특징은 별도의 찬이 없다는 것. 치킨 무만 내준다. 오히려 반찬의 공력이 찜닭에 녹아 들어가 양이 풍부하다. 한식의 문제점인 많은 반찬을 주지 않는다. 기대도 하지 마라. 단, 밥을 주문하면 김치는 준다.
쪼림닭
찜닭을 조금 더 조린 것이 쪼림닭이다. 구시장의 식당은 찜닭을 조금 더 졸여서 낸다.
구시장에서 떨어진 효자통닭은 그 방식과 다르다. 찜닭보다 잘게 자른 닭을 국물 없이 매콤하게 볶아낸다. 반찬과 안주로 좋다.
봉화
봉화에는 다덕 약수터가 유명하다. 다덕 약수터 주변으로 식당 몇 곳이 모여 있다. 주변 식당에서 파는 것은 닭불고기. 살을 발라낸 살을 양념해서 직화로 구워서 낸다. 첫맛은 달근하지만 씹을수록 매운맛이 난다. 같이 구워서 나온 고추와 함께 먹으면 매운맛이 배가 된다. 닭불고기를 먹고 있으면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녹두죽이 딸려 나온다. 매콤한 닭불고기와 궁합이 괜찮다. 소금으로 죽의 간을 맞추는 것보다는 먹을 때마다 소금을 치면 맛이 더 좋다. 대덕 약수는 철분이 든 탄산약수다. 톡 쏘면서 쇠 맛이 나는 특성이 있다.
청송 신촌약수터 불고기
불고기보다는 닭 떡갈비가 맞다. 다진 가슴살을 고추장 양념해서 널찍하게 구워서 낸다. 다리는 녹두와 찹쌀로 죽을 끓인다.
따로 날개는 구이로도 주문할 수가 있다. 이 동네의 약수 또한 봉화의 약수처럼 탄산 약수다.
청송의 또 다른 약수터인 달기 약수에는 찜닭을 토종닭으로 요리하는 곳도 있다. 찜닭을 먹으면서 들었던 생각이 토종닭으로 해도 맛있겠다는 생각이었고
실제로 토종닭을 사서 해먹기도 했었다. 양념 맛은 거기서 거기지만 닭의 맛이 다르니 찜닭의 품격이 달랐다.
대구
대구는 치킨이다. 옛날식 한 마리 통닭부터 지금의 간장 치킨까지 있다. 그거 없는 동네가 없지만 대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치킨 브랜드(알고 있는 브랜드 중 대구 경북 출신이 많다) + 대구 로컬까지 더해진 치킨이 더해져 다양성은 타 도시가 쫓아오지 못한다. 옛날식 한 마리, 또는 두 마리로 파는 닭은 백세미다. 산란계 암탉에 육계의 수탉 정자를 주사해 낳은 병아리를 키운 것이다. 일반 병아리와 비교해 저렴해 두 마리 통닭이나 삼계용 닭으로 주로 쓰이면서 간혹 토종닭 행세를 하기도 하는 녀석이다.
수많은 대구 브랜드 중에서 요번에 맛본 것은 허대구통닭. 간장맛, 후라이드, 양념맛 세 가지를 맛봤다. 후라이드나 양념보다는 간장맛이 낫다. 대구의 치킨집은 치킨 말고도 찜닭도 판매하는 것이 다른 곳과 다른 점이다. 따로 똥집도 있으나 똥집의 식감을 별로 좋아라 하지 않기에 따로 설명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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