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4j_uuH7hZJI?si=Y7DhmQVx-JVPNrdo
새벽시장의 장점은 무엇일까?
신선함? 저렴함?
무엇이 있길래 사람들을 그 꼭두새벽부터 장터로 불러내는지 알아보자
전국에는 꽤 많은 새벽시장이 열린다.
새벽시장은 도매와 소매 가릴 거 없이 열린다. 농산물은 전날 도매로 구매한 것을 중도매인, 소매인에게 넘기는 것을 주로 새벽에 한다.
수산물은 배가 들어오는 순간 경매가 이루어지고 소매로 바로 넘어간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배가 들어오는 때가 더 중요하다. 새벽시장의 장점은 저렴함과 신선함에 있어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 나처럼 게으른 이가 찾기에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지만, 찾는 이들은 새벽시장의 재미를 알고 있는 이들이다. 저렴하고 좋은 것을 산다는 재미 말이다.
전국에는 수많은 새벽시장이 있다.
가본 곳도 있고 안 가본 곳도 있다. 가본 곳은
내륙인 원주, 전주 새벽시장이고
바닷가에 있는 강릉, 삼척, 군산, 인천, 창원, 목포 등이 있다. 안성이나 부산, 김해에도 있다고 하나 아직 가보지 못했다.
가본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자면 여름은 재미없고 봄가을과 겨울이 재미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름은 뭐든 덥고 맛없고 그런 시기다. 어디를 가든 맛이 맹하고 가격만 오지게 비싸다.
올여름 배추 값만 보더라도 그렇다. 여름 배추는 먹는 것이 아님에도 우린 배추만 찾는다.
내륙은 겨울에는 새벽시장이 열리지 않는다. 농민들 중심이기에 춥고 나오는 것도 적고 그래서 봄이 올때까지 잠시 쉰다. 내륙의 새벽시장은 봄에는 나물, 가을에서 버섯 사기에 좋다. 나오는 과일도 저렴하다.
반면에
바닷가는 여름을 제외한 전 계절이 좋다.
가을보다는 겨울이 봄보다는 겨울이 좋다.
왜냐고? 맛이 좋은 생선들이 많아서 그렇다.
군산 새벽시장에 다녀왔다. 가을이 한창이 10월 말. 기온이 떨어지면서 슬슬 채소들 모양이 나기 시작한다.
우리가 먹는 십자화과 작물들인 배추, 무 등은 꽃 모양이 열십자 모양으로 피어서 십자화과라 한다. 이들의 특징은 20도 아래에서 잘 자란다는 것이다. 그 이상이면 자라지 않는다. 여름이면 기를 쓰고 고랭지로 올라가는 이유가 딴 게 없다. 거기만 자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름이면 오이나 열무로 김치를 감가 먹었다. 고랭지 배추는 겨우 자란 것이지 맛있게 자란 것이 아니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다면 열무나 오이김치 담글 것을 권하다. 억지로 키운 것을 굳이 그 가격 주고 먹을 일은 아니다. 김치의 민족이지 배추김치의 민족은 우린 아니다.
군산 새벽시장은 바닷가 시장답게 수산물이 제법 있다. 군산은 세 개의 골목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한쪽은 수산물, 또 한쪽은 농산물, 시장 옆 주차장은 혼재해 있다. 겨울에는 더 많지만 가을인 지금은 제한적이다. 정치망에 잡힌 여러 물고기를 저렴하게 판다. 우리 바다 어디를 가나 있는 꽃게 또한 저려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 15,000원 ~2만 원 사이였다. 크기가 다른 곳보다 조금 작지만 그게 드라마틱하게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닌지라 게장이나 탕 끓일 것이면 이런 것이 낫다.
대하도 보이고 대하는 전국이 가격이 비슷한 듯. 암수 섞여 있는 것이 3만 원 대였다. 주꾸미가 있나 봤더니 없었다. 여름이 지나 가을로 접어든 시점에서 백합이 눈에 보였다. 큰 거은 1kg 18,000원 작은 것은 15,000원, 더 작은 바지락만 한 것은 12,000원이다. 구워도 먹고 라면에도 넣어 먹을 생각으로 중간 것으로 샀다.
나중에 먹은 결과는 대만족. 바지락이 8천 원이었으니 돈은 두 배였으나 만족은 4배. 이러면 가성비가 더 좋은 것 아닌가?
농산물은 강릉이나 원주, 전주처럼 재배한 것을 파는 이들보다는 도매상한테 받아서 파는 이들도 함께 섞여 있었다. 5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는데 이미 판을 벌리고 추위를 커피 한 잔에 떨쳐 내려는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거나 아님 차에서 물건을 내리고 있었다. 장이 제대로 서는 것은 대충 6시 즈음이 아닐까 한다.
대충 구경을 하고 콩나물 해장국 먹으러 구시가지로. 새벽시장에서 걸어가도 될 정도. 가까운 거리다. 콩나물국밥집 식당은 일찍 연다. 세 곳의 식당이 몰려 있다. 일신옥, 일출옥, 일해옥. 두 곳은 토렴식으로, 한 곳은 밥을 퍼서 준다. 공깃밥으로 나오는 전주남부시장 국밥보다 밥은 여기 군산이 낫다. 세 곳의 국밥은 편하게 한 그릇 하기 좋다. 굳이 10분~30분 기다려서 먹을 정도로 특별한 뭐가 있는 것은 아니니 줄 없는 곳 어디나 가는 것을 권한다. 여행지의 시간은 기다림의 시간으로 축내기 아깝다. 그 시간을 축내서 기다릴 정도는 아니다.
원산도에서 모임이 있어 가는 길에 태안의 백사장항에 들러서 대하와 꽃게 시세를 알아봤다.
가격은 전국이 동일한 듯 북성포구에 비해 암대하 가격은 조금 저렴한 3만~4만 원 사이 형성, 숫대하는 2만 5천 원. 암대화 숫대하 맛 차이는 없다. 크기 차이이니 맛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맛으로 선택하면 될 듯. 비싸다고 해서 그만큼 더 맛있지는 않았다. 꽃게는 전국이 비슷한 가격. kg 2만 5천 원 정도, 주꾸미도 2만 원대로 인천과 같았다. 전국이 다 비슷한 가격이니 평일에 편하게 어디를 가든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원산도에서 잠깐 짬을 내서 낚시를 하고는 선촌항에 있는 중국집을 찾았다.
이름하야 갑오징어 짬뽕을 먹기 위함이다.
가격도 착해 9,000원이다.
먹기 전에는 갑오징어 한두 점 정도 들어 있겠다 싶었지만 제법 들어 있었고 같이 들어 있는 바지락의 상태도 좋았다. 채소의 볶음 정도도 좋아 씹는 맛이 있었다. 근래에 먹는 짬뽕 중에서 탑 오브 탑이었다. 여기는 지난 간다면 필히 들를 곳이다. 안면도나 대천으로 여행을 간다면 여긴 필수다. 진짜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