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에 대해 공부를 하다 보니 국내산 연어에 대한 궁금함이 들었다. 미국산 왕연어의 맛은 고소함이 가득했다. 노르웨이 양식산과는 맛이 달랐다. 1++ 마블링의 한우와 비거세 한우의 맛의 차이라고 할 정도였다. 한쪽은 지방의 맛이, 다른 한쪽은 담백함과 지방의 농후함이 아닌 고소함이 있었다. 국내산 냉동을 찾아보니 인터넷에 팔고 있었다. 구매해서 사보니 미국산 왕연어보다는 맛이 고소함이 없었다. 기름기가 없는 담백함은 있었지만 말이다. 국내산 연어를 파는 홈페이지를 찾아봐도 정확한 정보가 없었다.
연어의 정자와 알을 채취한 것을 작업했는지 아니면 바다에서 잡은 것을 손질해서 파는지가 명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연어가 돌아올 때 강원도에서 생물 연어를 사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신문이나 동영상을 찾을 찾으니 대략 10월 정도에 연어가 바다에서 육지로 회귀했다. 그즈음에 강원도 항구에 찾아가면 살 수 있을 거 같았다. 강원도 수산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은 강릉 주문진. 일이 있어 9월에 찾았다. 연어를 파는지 물으니 여기는 팔지 않고 더 위쪽의 가진항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10월 초 강원도 울진과 삼척에서 일 보고는 속초에서 1박을 하고 9시 즈음 가진항으로 갔다가 낭패를 만났다.
경매가 끝나버린 것이다. 아침 8시 정도면 경매가 끝난다. 새벽에 경매가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날은 깜빡했다. 연어는 이날 몇 마리 나오지 않아 바로 팔려서 서울행. 다음을 기약하고 왔으나 풍랑주의보로 배가 뜨지 않아 경매가 열리지 않아서 실패. 같은 주에 다시 와서는 국내산 연어를 만날 수 있었다. 많은 양은 아니었다. 경매도 살아있는 활어 중심인지라 경매 전에 선주한테 부탁해 한 마리를 살 수 있었다. 손질을 부탁해서 집에 와서 구웠다. 국내산 생물 연어의 맛은 과연 어떨까 하는 궁금함을 품고서 정성스레 구웠다. 맛은 괜찮았다. 90cm 이상의 대삼치를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촉촉함, 고소함이 있었다. 손질해 주시는 분은 껍질을 버리려고 하기에 연어의 한쪽은 껍질 그대로 살려서 손질해 달라고 했다. 껍질 있는 체로 구운 것은 껍질 맛이 꽤나 괜찮았다. 다른 생선과 달리 껍질 조금 두툼했다. 약간의 지방의 있어 씹는 맛이 제법 좋았다. 따듯할 때는 꽤 괜찮았으나 식으면서 약간 퍽퍽했다. 전체적인 맛은 좋았다. 냉동으로 먹었을 때의 심심함이 적었다. 아마도 잡은 시기, 암컷과 수컷의 차이가 아닐까 싶었다.
이번에 산 녀석은 수컷이었다. 구이용으로 먹으려고 하니 추천해 달라고 했다. 커다란 수컷을 추천해 줬다. 암컷은 알을 배고 있어 상대적으로 살 맛이 적다는 이야기도 함께 말이다. 하긴 대구도 산란기에 잡힌 암컷과 수컷보다 저렴하게 팔린다. 국내산 연어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하면 대부분 반응은 “우리나라에도 연어가 잡혀요?”다.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연어는 연어, 첨연어라 부르는 종이다. 우리가 주로 먹는 노르웨이나 칠레산은 대서양 연어다. 칠레산은 나라만 다를 뿐 노르웨이의 자본과 기술이 대서양 연어를 태평양에서 키운다는 것만 다를 뿐이다. 자연산 연어를 담백한 맛이 나고 양식산은 기름진 맛이 난다. 이는 연어뿐만 아니라 광어, 우럭 등 양식하는 어류의 공통된 맛, 기름진 맛이다. 마치 갇혀서 자란 한우 1++과 비슷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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