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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룬 Jan 17. 2023

초대하는 일

연결되는 마음을 만나는 일



  한 선생님께서 별자리를 봐주셨다. 내가 듣고 싶은 얘기를 잔뜩 해주셨다. 그 중에서도, 나는 이번 생에 내 공간을 다른 이들의 안식처로 만드는 일을 한다고 했다. 이것은, 올해 시동을 건 일, 그리고 다음 단계로 부릉부릉 하고 있는 바로 그 일 아닌가.

  나는 올해, '초대하는 일'을 했다. 내가 좋은 것을 펼치면 비슷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오겠지 하고 벌인 순진무구한 요가리트릿 사업이었다. 나는 내향적인 인간인데, 최소한 그런 줄 알았는데, 낯선 이를 내 공간에 초대하고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원래 하던 일인 듯 편하고 좋았다. 처음 생각했던 것만큼 화려한 프로그램은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짧게는 두 시간, 길게는 4시간, 손님들이 내 공간에 와서 머무는 동안 나는 '호스트'가 되고 사람들은 이 공간에 나를 만나러 온다.


  사람들은 큰 마음을 내고 이 곳에 온다. 익숙치 않은 운전을 하고 고속도로를 타고 왔거나, 몇 번 씩 버스와 전철을 갈아탔거나. 어떤 분은 직장생활 몇 년 간 한번도 써본 적 없는 휴가를 내고 왔다고 했다. 그런 이들일 수록 나와 공간을 진중하게 대하는 것 같다.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고 말이다.


  사업을 해서 돈을 벌려고 했는데, 올해는 그다지 돈을 벌지 못했다. 대신 '초대하는 일'이라는 적성을 찾은 것 같다. 여기까지 와준 이들이 반갑고, 내 안내로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이들이 감사하다. 함께 차려낸 밥상을 앞에 두고 앉으면 꼭 남이 차려준 밥상을 선물받은 듯 매번 새로운 기분이 든다. 서로의 마음이 열려 쉽게 꺼내지 못할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응원이 우러나온다. 사람만 반가운 것이 아니라 그들과 연결되는 나를 만나는 것이 더 반가운건지도 모른다.

  운이 닿는 데까지 이 공간에서 많은 이들을 만나야겠다. 그리고 다음 운이 닿아 마련하는 공간에는 그 진중한 이들이 더 여유로이 쉬어가도록 숙박 공간도 만들자는 마음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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