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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 비행기 Jan 27. 2023

처음 비행기를 타던 날

1화. 항공사에서 일하게 된 이유

나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비행기를 탔다. 그 당시에는 저비용 항공사의 개념은 없었고, 국적사는 대한항공 아니면 아시아나항공이었다. 항공권은 항공사 또는 여행사를 통해서 구매가 가능했고, 지금처럼 가격비교 사이트 또한 당연히 없었다.


탑승수속 카운터에서 단정한 유니폼을 입은 직원으로부터 탑승권을 받았다. 사실 그때는 매니큐어 색깔이나, 머리 스타일 관리까지 다 규정이 있는 줄 몰랐다. 지금은 그런 부분들이 인권 침해의 요소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규정들이 많이 완화되었다. 그렇게 받은 탑승권으로 보안 검색대를 지나, 항공기에 탑승을 하였다. 국적사 답게 기내식으로 비빔밥이 나왔고, 옆에 앉은 일행을 곁눈질하며 맛있게 식사를 마쳤다.


2시간여의 짧은 비행시간은 금방 지나갔고, 곧 착륙 예정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내 자리의 맞은편에는 승무원이 앉아 있었는데, 지금은 그 자리가 항공기 이착륙 시 객실 승무원이 착석하는 전용 좌석(Jump seat)이란 걸 안다.


비행기에서 내리기 위해 벨트를 풀었다. 그런데 안 풀린다. 당연하다. 자동차 안전벨트만 매어 봤지, 이런 건 만져본 적이 없으니. 정말 이런 걸로 식은땀을 흘릴 줄은 몰랐다. 다행히 맞은편의 승무원이 벨트 푸는 법을 알려주어 무사히 항공기에서 내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럼 도대체 내가 항공사에서 일하게 된 이유는 뭘까? 사실, "누굴 좋아한다는데 이유가, 그런 이유가 어딨겠어..."

이때의 첫 설렘이 항상 마음속에 남아 있었던 것 같다. 그 설렘은 간절함으로, 간절함은 치열함으로 나를 무장시켜 구직전선으로 몰아넣었다. 그 결과 지금은 공항서비스를 관장하는 부서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다.


내가 일하는 곳은 흔히 속세에서 칭하는 꿈의 직장은 아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꿈을 펼치는 마음으로 시작한 곳이며, 이곳이 멋진 터전으로 더욱더 발전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과대하게 포장되거나, 감미료가 들어간 글은 쓰지 않을 것이다. 혹시나 SNS나 검색엔진 알고리즘의 안내로 우연히 발견한 이 글에서, 무언의 기대감을 품지 않으시도록 미리 말씀드린다. 인스타 핫플이 아닌 동네 사람들만 아는 맛집 정도가 되는 것이 목표다.


2023년 1월 27일 금요일

열정이 넘쳐 하루에 글 두 개 쓴 날.


** 김현철의 "연애"

https://youtu.be/VbijVrBM4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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