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가 일어났을 때의 본질의 가치
한국은 조금 특이한 계량단위가 있다. 금 한 돈도 그중에 하나다. 금 한 돈은 3.75g으로 10돈이 되면 37.5g으로 한 냥이라고 표현한다. 상평통보(엽전) 1개는 1푼. 상평통보 10푼은 1전. 상평통보 100푼(10전)은 1냥이었다.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 당백전이라는 새 화폐를 약 1년 동안 1,600만 냥을 만들었는데 이때 돈은 말그대로 고철조각으로 변해버렸고 백성들의 생활은 궁핍해졌다.
푼 돈이라고 하면 상평통보 1개 즉 엽전 1개가 있다는 의미이며 무일푼은 말그대로 1푼도 없다는 의미다. 거지들이 동냥할 때 한 푼만 줍쇼는 없는 돈이라도 좀 달라라는 것이다. 이정도의 크기가 금 한냥 즉 10돈의 크기다. 밀도가 높기 때문에 묵직한 것이 금의 가치를 느끼게 만든다.
동전의 소재로 쓰이는 금속의 시세가 동전의 액면금액과 똑같아지는 시점을 경제학에서는 ‘멜팅 포인트’(melting point)라고 한다. 조선시대의 화폐 단위를 보면 관(貫, 3.75㎏), 냥(兩, 37.5g)였다. 그래서 무게로 금 10돈이 한 냥이 된 것이다.
과거에 위조범들은 금화와 은화의 가장자리를 칼로 깎아내기도 했다. 시중에 불량 주화가 넘쳐나면서 사람들은 순도가 높은 ‘양화’는 자신이 보관하고, 순도가 떨어지거나 무게가 줄어든 ‘악화’만을 쓰기 시작했다. 사람 역시 똑같다. 자본주의나 물질적인 것에만 치우치게 되면 잘좋은 가치를 가진 양화같은 사람은 사라지고 헛된 이야기만 떠는 악화같은 사람만 넘쳐나게 된다.
조선시대의 금(金) 가격은 한푼 (0.375g)에 3만원 금(金) (3.75g)돈쭝에 30만원의 시세가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지금과 비슷해보인다. 본질의 가치에 가까이 다가서는 것은 다른 것에 흔들리지 않고 중립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