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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9. 2024

돈과 탐욕의 유튜브

돈을 벌 수 있다면 타인의 죽음도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

유튜브는 기본적으로 장벽이 낮은 플랫폼이다. 장벽이 낮다는 의미는 누구나 들어올 수가 있고 그중에서 주목받는 사람들은 나름 수익을 거둘 수가 있다. 어느 정도 노력과 실력, 꾸준함이 있어야 하는 글과는 다른 영역이다. 문제는 장벽이 낮기 때문에 주목받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극적인 소재를 비롯하여 사생활 캐기, 성인방송, 거짓을 진실처럼 포장하는 콘텐츠들이 넘쳐나고 있다. 법적인 제재 같은 것은 사실 먼 이야기이고 돈만 벌면 되기 때문에 유튜브로 인해 살해당하는 사례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코로나가 한참 한국을 위축시키고 있었던 2020년 6월 29일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던 BJ가 살해를 당했다. 특수 강도로 3년 6개월, 특수 상간으로 징역 3년을 받은 전과 4범의 1980년생 A 씨는 어차피 정상적인 일자리를 생각하면서 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이제 막 40쯤이 된 그런 사람을 고용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당시 주식이 한참 핫한 영역이었고 자극적인 인터넷 방송도 나름 돈이 된다는 것을 보았다. 


A 씨는 대부업체 등에서 1억 원을 대출받아서 의정부에 오피스텔을 빌려서 방송용 공간을 만들었다고 한다. 가장 많이 사기꾼이 존재하는 곳이 주식방송이나 선물투자다. 그런 방송을 사람들이 왜 보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거짓방송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지금도 있다. 나름 해외선물투자를 이끄는 척하면서 고수로서 활동했지만 사실 탐탁지 못한 수익을 얻고 있었다. 그렇지만 씀씀이만큼은 상류층에 걸맞은 생활을 하려고 했기에 돈은 점점 바닥이 났다. 


그러던 중에 아프리카 TV등에서 별풍선등으로 돈을 벌고 있는 BJ가 눈에 들어왔다. 남자들이 그냥 벗고 자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돈을 주는 것을 보고 아~ 저거다!라고 생각했다. 성인방송을 연상시키는 콘텐츠는 돈이 된다고 판단했던 A 씨는 2020년 3월 방송 진행자를 구한다는 공고를 내서 B 씨(1996년생)를 소용했다고 한다. 주식 관련 방송과 야한 내용은 별 상관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야한 수위를 높여가면서 조회수 등이 올라갔다. 그렇지만 너무나 올라가 버리는 노출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B 씨는 거부했다. 


A 씨는 돈을 벌기 위해서 그녀에게 돈도 주었는데 너무나 화가 났다. 안 되겠다 싶어서 ㅎ유기와 케이블 타이등을 준비해서 그녀를 결박하고 돈을 요구했다.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요청해서 1,000만 원을 보내줬지만 A 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녀를 죽여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B 씨를 살해하고 자신의 거취를 고민하다가 3일 만에 경찰에 자수했다고 한다. 1심에서 징역 35년형, 위치추적 전자장치 20년 부착, 2심에서는 징역 30년형, 위치추적 전자장치는 15년형으로 줄었다. 그리고 대법원에서는 2심이 확정되었다. 정상적으로 형을 다 살고 나온다면 70세 정도에 사회공기를 맡을 수 있을 듯하다. 


부산지법 앞에서 유튜버 B 씨가 라이브 방송을 하던 중 또 다른 유튜버 A 씨에 의해 살해당하기도 했다. 앞으로 이런 사건사고들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자극적인 콘텐츠는 유튜버들이 상당히 유혹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그만큼 시청자들이 자극적인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의미다.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자신이 생각한 대로 말해주는 사람이나 욕하고 싶은 사람을 마음껏 욕하고 모욕하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수익을 만들어준다는 의미다.  


한국 실정법에 어긋나는 콘텐츠를 거르지 못하고 심지어 차단조차 제때 못하는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런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유튜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유튜버가 훨씬 많은 요즘 우리가 선택하는 콘텐츠가 누군가의 삶을 옥죌 수도 있고 심지어는 자살이나 살해까지 이어지게 만든다는 것은 시대가 남긴 비극적인 참사로만 지나칠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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