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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02. 2024

예측(불) 가능한 미래

청주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만나보는 과거, 현재, 미래의 담론

미국에서 가장 주가가 높은 기업은 모두 AI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기업들이다. 엔비디아, MS, 애플로 대표되는 기업들은 이미 유통등을 넘어선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다. 미래에 삶은 기존의 인간들이 하던 것들을 상당 부분 AI시스템이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자체 AI 시스템을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라고 부르고 있는데 시리는 2011년 처음 공개한 음성 비서로, 10여 년 만에 생성형 AI를 탑재해 더 똑똑한 대화형 AI 비서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한다. 

충청북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문화와 갈만한 곳 등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 열리는 전시전인 예측 (불) 가능한 세계를 담아보려고 방문했다. 특정 목적에 맞게 인간 지능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했던 인공지능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생성’이란 기능이 더해지면서 ‘인공’을 넘어 ‘인간’을 대체할/초월할 가능성을 가지게 되었는데 필자는 챗GPT를 비롯하여 AI와 생성형 이미지에 대한 내용을 그동안 다루어왔기 때문에 흥미 있는 전시전이기도 하다. 

기획전시실에서 만나보는 이번 전시전은 오는 8월 25일까지 감상할 수 있으며 김아영, 슬릿스코프, 언메이크랩, 이안 쳉, 제이크 엘위스, 추수, 트레버 페글렌, 히토 슈타이얼 등이 참여해서 25개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8인/팀의 작가가 참여한 이 전시는 인공지능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통해 생태, 창작, 진화, 시스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오늘날 기술의 의미를 작은 가지에서부터 추적해 가는 과정을 디지털 방식으로 선보이고 있다.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정보들은 디지털 방식으로 생산이 된다. 물리학적으로 말하자면 사실 미래는 영원히 볼 수가 없다. 미래는 항상 현재화되어 우리 앞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1초 뒤에도 1일 뒤에도 1년 뒤에도 시간은 반드시 찾아오며 미래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오늘도 내일도 생각지도 못한 사건사고가 터지기도 한다. 인공지능은 과거와 현재의 비슷한 정보를 분석해 미래에 일어날 일을 상당한다. 즉 미래를 아는 것이 아니라 인간들이 과거와 현재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가 미래를 결정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작가 히토 슈타일의 작품 이것은 미래다와 작가 언메이크랩의 비비래를 위한 생태학등의 3가지 작품을 통해 인공지능과 그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신경망이 동작을 하며 끊임없이 주변의 상황을 파악한다. 이곳에서의 작품에서의 신경망은 자신에 대해 1초 안에 미래를 볼 수 있는 존재로 소개하기도 한다.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어떤 관점에서는 생물체의 뇌신경망을 보는 것만 같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는 포유류 종마다 시각에서 받아들이는 사물을 뇌신경망에서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원리를 밝혔다고 한다. 그 결과는  다른 종으로 진화가 이뤄질 때, 감각기관의 크기와 같은 지극히 단순한 물리적 조건의 차이에 의해서도 뇌신경망의 구조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변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미래를 알 수 있다면 현재 그것을 바꿀 수가 있을까. 물론 백투 더퓨처와 같은 영화에서는 미래를 바꾸기도 하지만 사실 물리학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그렇기에 불안이라는 감정에 휩싸이기도 한다. 인사이드아웃 2에서 보듯이 우리는 미래에 대한 갈망으로 인해 현재를 소비하고 스스로를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게 하기도 한다.  

다른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우리는 동물들의 서식지를 파괴하면서 살아간다. 미래의 반대는 비미래일까. 자연과 동물들을 표현한 영상물을 통해서 입구에서 보는 미래형의 작품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재난 관련 데이터셋을 만드는 인간의 모습들을 통해 인간중심주의적으로 변모해 가는 생태를 볼 수가 있다. 

가장 인상적인 작품들은 매우 현대적으로 혹은 미래적으로 해석된 달리의 에이미다. 작가가 만든 캐릭터인 에이미는 원래 에이미랑 비슷해 보이기도 하는데 인공지능 달리를 이용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작가는 어쩌면 인공지능이 자신보다 훨씬 더 잘 만들어내지 않을까란 생각도 한다.  

모든 에이미들은 빛나는 얇고 긴 조명이 주로 에이미의 눈에서 이어진다. 에이미의 눈물을 의미한다고 한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일을 대신할 수가 있는데 인공지능에게 일을 뺏길까 봐 불안해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에이미의 눈물은 인간의 복잡한 심정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인다.  

진화란 과연 무엇일까. 인간으로 진화한 것처럼 진화란 긍정적인 결과만을 낳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이제 인간과 비인간을 구분하고 기계와 기술을 인간과 전혀 다른 존재로 보는 것이 점점 무의미해지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진화를 맞이하게 될 우리의 세계는 어떤 모습이 될까. 진화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인공지능이 미칠 세계와 그 속에서 존재하는 우리를 메타인지해볼 수가 있다. 

대형작품 속에서 디지털화되어 있는 수많은 정보들이 마치 필자와 연결이 되어 있는 느낌이다. 셀 수 없는 수많은 정보가 마치 세포 하나하나와 연결이 되어 있다면 우리 역시 비인간화되어 가는 것일까. 

궤도 댄스와 두 개의 눈에서는 플랫폼 위에서 기계보다 더 기계처럼 움직이는 유령 노동자들의 삶을 볼 수가 있다. 수많은 플랫폼은 인간이 그 속에 부품처럼 일하도록 만들어가고 있다. 효율이라는 명목 아래 도입된 자동화 시스템은 인간의 노동을 부품화시키고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배달 라이더의 등급 중 가장 최상에 있는 고스트 댄서에론스트 모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로를 따라 빠른 속도로 물건을 배달한다. 


전시를 다 보고 나오면 AI로 작업한 이미지들을 만나볼 수가 있다. 필자도 AI를 활용해 이미지를 수없이 생산해 보았다. 컴퓨터가 만들어내는 세계와 인간이 만들어가는 세계 그리고 영상의 시선이 되는 카메라를 통해 예측이 가능하거나 불가능하기도 한 미래를 만나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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