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의 선돌문화를 만나볼 수 있는 제천 입석리 선돌
자립과 독립의 차이는 무엇일까. 스스로 선 것과 홀로 선 것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측면이 있다. 모든 사람들은 홀로 서 있을 때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된다. 스스로 섰다고 하더라도 이내 스러지면 독립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예전부터 전 세계의 민족들은 무언가를 세워두고 그것을 기려왔다. 청동기 시대 이전부터 이런 문화는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사람이 우뚝 선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
제천시내에서 거리가 떨어져 있는 이곳은 제천 입석리라는 지역이다. 제천의 입석리역은 태백선의 철도역으로 인근에 시멘트 공장이 위치하여 화물 수송이 주 업무인 철도역이며 여객 취급은 2008년 12월 중단되었다.
입석리역이라는 이름자체도 멀지 않은 곳에 선돌(立石)이 있어 붙여진 지명인 입석리에서 유래하였는데 입석리역 역사 본체와 플랫폼은 시곡리에 속해 있으며, 역 앞을 흐르는 무도천을 경계로 입석리 마을과 접해 있다.
이곳은 입석리 마을이다. 입석리마을에서 더 앞쪽으로 나와야 입석리 마을의 이름을 만든 선돌을 만나볼 수가 있다. 입석리 선돌은 7개의 돌을 쌓아 만든 형태를 하고 있으며, 길에서 돌을 던져 선돌에 올라가면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기자 신앙이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석리 선돌은 제일 아래에는 높이 66㎝의 널따란 돌 3개가 놓여 있고, 그 위에 높이 96㎝, 너비 140㎝, 두께 96~116㎝ 크기의 돌 3개가 중앙부를 이루고 있다. 제일 꼭대기에는 높이 245㎝, 너비 258㎝, 둘레 654㎝의 커다란 돌이 놓여 있어 모두 7개의 돌이 하나의 고인돌을 이루고 있는 매우 특이한 모습이다.
조금은 독특한 풍경이다. 여러 개의 돌로 쌓아둔 이 입석에는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을까. 마고할미들이 힘자랑 승부 내기를 하면서 던진 돌이라는 전설도 있다.
그리스도 그렇고 북유럽도 그렇고 한국 역시 거인신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는 것은 우연일까. 과거에는 거대한 신 같은 존재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전설에 따르면 마고할미는 하늘도 땅도 없는 세상에서 잠을 자면서 코를 골다가 하늘을 내려앉게 해서 카오스 상태를 만들고, 깨어나면서 하늘을 밀어서 갈라지게 만들어 해와 달이 생기게 하고, 땅을 긁어서 산과 강을 만들고, 큰 홍수를 막았다고 한다.
마을로 들어오는 온갖 나쁜 기운을 막아준다는 짚으로 꼬아둔 경계와 흰 종이가 눈에 뜨인다. 생명을 잉태하고 아이를 낳는 걸 신비롭게 여겨 이러한 여성의 생산성을 신격화한 형태로 세상 전체를 대상으로 확대하였기 때문에 돌과 아이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도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다.
제천 입석리 마을에서는 매년 음력 10월에 입석리 선돌제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 겨울의 황량해 보이는 풍경 속에서도 입석리마을 입구의 선돌만이 홀로 우뚝 서 있다는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