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이나 아이언맨 같은 존재가 사회에 필요할까?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억울함 혹은 피해를 호소하기 위해 공권력에 의지하던가 법적인 대응을 하는 피해자들이 있다. 대다수의 피해자들은 가해자들이 적절한 벌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법에 근거하지 않는 사적인 복수나 대다수의 힘을 빌려 누군가를 응징하려고 한다. 사람이기에 그런 마음이 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시스템을 망가트리고 서로를 불신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자신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럴 권리를 부여받지 못했으며 법적인 절차 같은 것은 지키지 않는 응징자를 그린 영화는 수없이 많이 나왔다. 히어로물로 본다면 퍼니셔나 베트맨, 아이언맨등은 대표적인 캐릭터들이다. 사람들은 그런 영화를 보면서 통쾌해하고 대리만족을 한다. 시리즈물로 제작된 그 영화 속의 주인공은 죽을 위험에 처했다가 살아나고 그 과정 속에서 어떤 정의를 실현해야 하는지에 대해 숙명처럼 여기고 자신이 가진 엄청난 부를 마음껏 활용해서 사람을 구하고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다.
일본 만화 북두권이나 영화 매드맥스 속의 세상처럼 국가가 사라지고 법치가 무너진 세상에서는 사적복수라던가 힘이 지배하는 사회가 될 수도 있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공권력을 지배하지 못해 수많은 사람들이 살해당하고 이유 없이 죽음을 당하는 나라들도 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의는 모두 다르다. 정의의 단계도 다르고 접근하는 관점 자체도 다르다. 자신이 느끼는 고통조차도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법에 의존해서 피해에 대한 처벌을 받게 한다.
문제는 그런 사적 복수를 대신해 준다고 하면서 마치 정의로운 척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만의 욕망을 실현하려는 사람은 현재뿐만이 아니라 과거에도 있었다. 그들은 궤변을 떠드면서 마치 그것이 정의라고 말한다. 법적으로 제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이 마치 당연하다는 것처럼 말한다. 지금도 좌표를 찍거나 신상을 공개하고 심지어 테러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들이 마치 약자를 위한 복수를 대신해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건드릴 수 있는 사람들만 건드린다. 사회에서 노출빈도가 높은 연예인과 같은 사람이나 범죄자나 가해자로 추정되지만 충분히 공격할만한 사람은 공격한다는 것이다. 권력자라던가 법적으로 우위에 있는 사람 혹은 재력가들을 공격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즉 자신이 공격할만한 사람을 공격하는데 다른 사람들을 동원할 수 있도록 선동한다.
아무리 도덕적으로 완벽하고 흠결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라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올바름과 길이 다를 수가 있다.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에도 가장 위험한 선동의 힘은 종교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과거 마녀사냥에 앞섰던 집단들도 기독교 같은 종교에 기반했던 경우가 많으며 현재도 그렇다. 정치적으로 의도한 바를 이루기 위해 종교집단을 이용하는 경우는 지금도 있다. 왜냐면 그들의 신이 말한 것을 기록한 것에는 흠결이 없고 그 흠결이 없는 말씀에 근거해서 움직이고 행동하는 것에는 정당성이 부여되고 심지어 옳지 않은 일도 어쩔 수 없다고 강변한다.
사적 복수를 하는 초기에는 아무리 선한 이유나 정의로운 일을 하기 위해 했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집단 광기로 나아가게 된다. 그들의 존재이유에는 흠결이 있어서는 안 되며 옳지 않은 일이라고 내부에서 말이 나오더라도 그것은 악이며 정의로운 일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악마화한다. 결국 기득권에 의해 그들은 활용이 되며 일부 범죄자에게 단죄를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폐해는 말도 없이 더 커지며 돈이 있는 사람이나 법적으로 우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수단이 될 뿐이다.
사회는 사람들이 어울려서 살아가는 곳이며 온갖 일들이 일어난다. 그 일들 중에서는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가해와 피해가 발생하며 그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때 법치에 의해 다루어지게 된다. 법치는 일반적으로 느리며 피해가 온전하게 회복이 되었다고 생각되지 않게끔 느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치는 사회의 근간을 유지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에서는 범죄를 저지르는 가해자가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일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어떤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 분노를 하며 적정형량이 아니라고 외치기도 한다.
더 자극적인 사건이 일어날수록 좋아하는 사람들은 트래픽을 일어나게 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다. 언론계 종사자나 유튜버들이 대표적인 피해자의 입장에서 선 것처럼 나서면서 그 이면에는 구독자 확보나 돈을 벌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사실 아무런 의미도 없고 긍정적인 효과가 없는 정보를 전하면서 매우 혐오스러운 사회분위기를 만든다. 그들에게 과연 정의란 있을까. 정의는 그들에게 중요하지는 않다. 어떤 범죄자가 문제가 되고 그들의 출옥 이후에 어떤 관리가 필요한지가 아니라 혐오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서 주변 사람들이 불안에 떨게끔 만든다.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 집단지성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집단광기가 나오기도 한다. 집단광기는 이성이 있지 않는 상태를 유도하게 된다. 사적 복수의 만연화는 일부 사람들에게 경제적으로 혹은 정지적인 이득을 줄 수가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피해를 주게 된다. 일부의 통쾌함을 느끼고 법적으로 만족하지 않은 결과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결국에는 그 화살은 자신에게 날아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