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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애 Aug 17. 2023

진짜 '괜찮은' 너의 이유


저학년 남자아이가 울상인 얼굴로 말했다.


선생님, 로블록스 5만 원 현질한 계정을 잃어버려서
다시 찾아봐도 안돼요



아이 표정에는 억울함과 답답함이 서려있었다.


부모님의 도움으로 각양 방법을 동원해도


안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는지, 포기하고 털어버리려는


노력도 얼핏 보였다.



공감을 해주는 데 아이는 자신을 스스로 다독이는


말인지, 부모님이 다독여준 말을 되뇌었는지


기특하게 말했다.



마음은 속상하지만, 괜찮아요. 그동안 실력을 얻었으니까

부모님이 반복해서 심어준 말이면 어떠랴,


아이가 스스로 발견해 낸 원리라면 또 어떠랴.



아이들이 실패와 실수의 큰 웅덩이를 만날 때마다


결과라는 난관을 만나도 스스로를 다독일 말을 가진다면


그 아이의 우주는 더 넓어지고야 말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경험한 그간의 과정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큰 확신을 하면서


지나온 길을 되짚을 수만 있다면



후회와 낙심, 원망과 비난보다 수긍과 이해


사유와 통찰을 통해 인생의 깊이를 스스로 깨치기에


충분할 것이다.



아이의 말에 큰 울림을 종일 곱씹으니


마음 한 편이 따듯해져서인지,


화가 날 일도 금세 가라앉고 부정적 결과나 소식 이면에 


숨은 가치를 떠올리고 싶은 여유가 생겼다.




남들은 꼬맹이라 부를 아이야,


너의 시각을 오늘 빌려줘서 고맙구나.


오늘 하루가 달라졌어.


그것이 너의 시선으로 자리 잡아 어떤 상황에도


사물과 현상, 관계와 사건의 이면을 보려는 시도에


노련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되렴.


나도 잊지 않을게. 너의 말말말을.



괜찮아, 그것을 잃었지만
그동안 실력을 쌓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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