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칼로리 소모가 많을까
이렇게 제목부터 검색 키워드로 쓰이기 좋은 문구를 넣고 시작하면 왠지 조회수가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꼼수를 부려본다. 이왕 하는 거 네이버 블로그 말고 브런치에도 하기로 했으니, 그리고 며칠을 침대 위에서 잠들기 전까지 이불 돌돌 말아가며 블로그와 브런치를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까 고민에 고민을 한 결과, 이제 좀 그림이 그려졌기도 하고 뭐, 시작이라도 해봐야지. 그렇다 브런치 첫 글이다.
자, 스쿼시 운동효과.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간 대비 효과는 매우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냥 검색해서 나오는 것들을 보면 시간당 몇 칼로리를 소모한다고 나와있는데, 사실 이런 결과는 개인차가 너무 커서 누구나 다 스쿼시 한 시간 치면 이만큼 열량이 소모된다고 말하긴 힘들 것 같다. 가령,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다를 텐데, 바닥을 쓸다시피 하면서 많이 뛰어다니는 '머슴 스쿼시'를 하는 나 같은 경우는 남들보다 소모하는 열량이 많을 테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소모되는 칼로리가 이보다 적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같은 사람이 여러 가지 다른 운동을 했을 경우, 스쿼시를 했을 때 소모되는 칼로리가 다른 것들보다는 높을 것이라는 점. 보통 우리가 검색해서 나오는 것들은 이 정도에서 끝난다. 소모되는 칼로리가 많은 종목은 스쿼시라고. 자, 여기서 조금 더 들어가 보자. 왜 스쿼시를 하면 칼로리 소모가 많이 되는가.
1. 코트의 넓이
위 그림에 나와있듯이 스쿼시 코트의 넓이는 가로 6.4 미터 x 세로 9.75 미터다. 앞쪽에 있는 공 하나 받고, 상대가 공을 뒤로 보내면 그거 따라가서 받고 나면 벌써 앞뒤로 20여 미터를 뛰는 셈이 된다. 만약 코트를 대각선으로 뛰어가서 이렇게 공을 두어 번 받게 되면 거리는 더 길어지게 된다. 피타고라스의 정리 ㅇㅋ? 스쿼시 게임은 11점짜리 5판 3 선승인데 (국내 동호인 대회는 3판 2승으로 하더라만), 공 하나 받는데 20미터 정도를 뛰어다녀야 하고, 이렇게 점수 내는 것을 11번을 해야 1세트가 끝난다. 사실 스쿼시에서는 '세트'라는 용어 대신에 '게임'이라고 쓰지만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게 일단은 '세트'라고 해본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3세트를 먼저 이겨야 하는 경기가 스쿼시다. 이게 주욱 달려가는 게 아니라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낮은 공을 받기 위한 런지까지 해야 하니 같은 거리를 달려도 이런 식으로 뛰어다니면 당연히 더 힘들 수밖에 없다. 이래서 스쿼시는 칼로리 소모가 많아지게 된다!
2. 공을 받기 위한 자세
위 사진에 보면 공을 받기 위해서 무릎을 굽히고 자세를 낮게 가져가는 것이 보인다. 스쿼시공은 고무 재질인데 높이 튀어 오르지 않는다. 탁구공이나 테니스공과는 완전히 다르다. 게임을 하다 보면 공이 달궈져서 평상시보다 약간 높게 튀어오르긴 하지만 그래봤자 무릎보다 살짝 위쯤이고, 대부분은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중심을 낮게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런지 동작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공 하나 받을 때마다 이렇게 런지를 해야 하는데, 점수 1점 내기 위해서 최소 대여섯 번만 이렇게 런지를 해도 (스쿼시 랠리는 다른 라켓 종목보다 길다) 11점짜리 한 세트면 벌써 50-60번이다. 엄청난 운동량이다. 위에 말한 달리는 거리에 더해서 런지 동작까지 추가되는 스쿼시. 이래서 스쿼시는 칼로리 소모가 많아지게 된다!
3. 비교적 긴 랠리
다른 라켓 종목의 경우, 찬스 상황에서 강하게 때려버리면 그대로 랠리가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스쿼시는 뒷 벽이 있기 때문에 무지막지한 힘으로 때려봤자 공이 도로 튀어나온다. 즉, 랠리가 거기서 끝나지 않고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얘기. 실제로도 그렇다. 뒷 벽의 존재 때문에 힘 조절을 정말 잘 하든가, 아니면 상대를 한쪽 구석으로 몰아넣고 반대쪽으로 쳐서 점수를 내는 것이 스쿼시의 기본 전술인데, 평균적으로 스쿼시의 랠리는 다른 라켓 종목보다 비교적 길다. 이런 점 때문에 스쿼시를 유산소 운동으로 분류한다. 위의 링크를 보면 공이 설령 지나가버렸다고 해도, 공이 뒷 벽에 맞고 튀어나오기 때문에 계속 랠리가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랠리가 길어지면 보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더 재미있어진다. 여하튼, 이렇게 런지가 곁들여지는 긴 랠리를 통해 단시간에 많은 운동량을 뽑아낼 수 있다. 이래서 스쿼시는 칼로리 소모가 많아지게 된다!
종합해보면, 코트를 전후좌우로 달리며 중간중간 런지 동작이 들어가며 공을 치다 보면 상체 운동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여기에 랠리까지 길다. 칼로리 태우는데 참 효율적인 종목이다.
p.s. 브런치에 처음 올리는 글인데, 글쓰기 에디터는 브런치가 참 좋은 것 같다. 굿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