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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빵실 Jan 15. 2021

모두가 여행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세계 최초 장애인 온라인 여행사 '핸디스커버' 설립자 세바스찬을 만나다.

코로나 19 시대가 끝나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이전처럼 자유로운 여행이 아닐까. 우리는 장기간 사회에서 이동이 제한되는 걸 몸소 겪으면서, 여행의 자유를 갈망하게 되었다.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의 경우는 어떨까. 팬데믹에 처한 상황과 마찬가지로 휠체어로 다니기 어려운 환경 때문에 자유가 제한되었다고 느낄수록, 세상이 궁금하고 그에 대한 선망이 자라난다. 나의 경우는 그랬다. 이번 호에서는 세계 첫 번째 장애인을 위한 온라인 여행사 이자, 스웨덴을 넘어 전 세계의 접근성 표준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진 'Handiscover(핸디스커버)' 사의 대표를 만나보았다.


장애인 여행업에 눈을 뜨다


세바스찬 아참부(50)는 스웨덴에서 성공한 창업가이자 이미 3개의 회사를 키워낸 경력이 있는 사업가이다. 그가 장애인 여행을 사업화를 구상한 계기는 그의 아들, 테오의 희귀한 병 때문이었다. 테오는 5살 일 때 진행성 근육병인 뒤쉔 근육 영양장애 Duchenne muscular dystrophy를 진단받았다. 아들의 몸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지는 병으로 지금은 간헐적인 보행과 휠체어를 사용한다.

세바스찬 가족은 휠체어를 탄 아들과 함께 여행을 할때마다 세상의 장벽들을 겪었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호텔을 찾는 것부터가 난관이었고, 새롭게 가보는 곳이 얼마나 장애인 접근성이 보장되어 있는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여행을 계획한 다는 것은 불필요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었다. 그는 이런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서비스를 생각했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핸디스커버 설립자 세바스찬과 그의 아들 테오. 사진: Sebastien Archambeaud


핸디스커버, 최초 장애인 커뮤니티를 위한 숙박 예약 플랫폼


핸디스커버는 2015년 스웨덴 말뫼에서 태어났다. 이름의 뜻은 'Handicap people discovers the world 장애인이 세상을 발견하다'이다.  접근 가능한 여행, 모두를 위한 여행 Tourism for All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었다. 장애인 여행에 특화한 여행사들은 이미 전 세계 곳곳에 존재했다. 하지만 장애인을 위한 여행서비스의 정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은 없었다. 세바스찬은 정보를 찾기 쉽고 알아보기 편리한 플랫폼을 구상했다. 그리고 실제 숙소 예약까지 이어지도록 해서 이 플랫폼이 지속적으로 확장될 수 있게 했다. 핸디스커버는 온라인을 통해서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사람들의 편의시설이 완벽히 구비된 호텔뿐만 아니라 숲 속 안의 작은 오두막이나 펜션 등 전 세계에 4000개의 검증된 숙소에 대한 정보가 있다. 이 숫자는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에 이러한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여행 플랫폼들이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과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숙소 예약 플랫폼,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위한 숙소 예약 플랫폼 등이 있다. 사람들은 단순히 저렴하고 위치가 좋은 호텔이 아니라, 나의 생활과 관심사에 맞는 여행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세바스찬은 장애인을 도와 주워야 할 대상이 아니라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이자 확실한 니즈가 있는 타깃 그룹으로 보았다. 실제로 유럽에만 1억 2천만 명이 장애인이고 그중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인은 70%이다. 또한 인구 고령화로 노인이 주요 고객층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handiscover.com 홈페이지. 장애인 객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자선단체가 아닌 사업으로 지속 가능하게


핸디스커버는 영리를 추구하는 사업체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가 돈이 되는지 의구심을 갖는다. 그러나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부자도 있고, 경제적인 상황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핸디스커버의 고객들 중에는 하루 숙박 비용을 50만 원 지불할 수 있는 고객부터, 하루 숙박 3만 원인 호스텔을 선택하는 고객까지 다양하다. 또한 장애인에게 특화된 서비스가 드물기 때문에, 경쟁사가 없다는 점, 따라서 장애인 커뮤니티는 본인의 필요에 맞춘 완벽한 숙소를 제공받을 수 만 있다면, 기꺼이 그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흔쾌히 지불하곤 한다. 이것이 세바스찬은 비영리 단체로 설립하지 않은 이유이다. 사람들이 원하고 소비할수록 더욱 그 서비스는 발전하고,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터를 만들어 갈 수 있어 궁극적으로 전 세계의 호텔들이 장애인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해 장애인들이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하여 5년이 지난 지금, 여러 번 도산의 위기가 있었다고 회고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유럽연합으로부터 21억의 투자금을 따낸 성과를 보면 이 서비스의 가치를 세상이 알아주고 있다.


프랑스 Hendaye의 해변에서 장애인을 위한 자리 사진: Sebastien Archambeaud 


세계 표준 접근성 기준을 만들다


핸디스커버는 숙박 예약 사이트를 넘어서, 접근성 컨설팅 및 교육 서비스를 새롭게 론칭했다.

지난 5년 동안 쌓아온 접근성 데이터와 핸디스커버만의 체계적인 기준을 가지고,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어떻게 하면 장애가 있는 고객이나 시민을 아우를 수 있는지 교육, 매니지먼트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스웨덴 말뫼시는 2025년까지 말뫼 시를 다양성의 가치에 초점을 맞춰서 도시 내에 장애인에게 장벽이 되는 것들을 없애고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때 핸디스커버는 접근성 전문 컨설턴트가 되어서, 말뫼시 안의 건물들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기준을 적용하고 컨설팅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스웨덴을 넘어서 유럽 전체에 적용 가능한 표준을 만드는 게 그다음 목표이다. 왜냐하면 놀랍게도 유럽의 나라마다 접근성의 기준이 제각각이고, 공적/사적인 영역에서 접근성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가 부족해서 제대로 된 실행을 하지 못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접근성 컨설팅 서비스를 새로이 론칭하다. https://accessibility.handiscover.com/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삶


세바스찬은 아들이 아프지 않았다면, 장애인의 삶은 몰랐을 세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점점 몸이 연약해지는 아들이 성장해서 살아갈 미래를 위해서 시작한 이 사업이 지금은 아들 테오뿐만 아니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는 지금을 위해 자신의 전부를 걸어서 회사를 키우는데 헌신하고 있다. 나는 마지막으로 한국에 있는 독자들, 특별히 장애나 질병을 가진 자녀를 둔 가족에게 한 마디를 부탁했다. "어떤 장애나 질병이 있든지, 엔조이 에브리데이!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을지 모르니 매일을 행복하게 살고 장애를 인생의 장벽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즐기시길!"


Enjoy Everyday!


* 추천 사이트:

핸디스커버 월드 : 세계 곳곳 갈만한 여행지와 장애인 여행객을 위한 알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찬찬히 다음 여행지를 계획할 때 유용하다. ( https://blog.handiscover.com )

핸디스커버 억새서 빌리티 : 장애인 접근성을 적용하는데 노하우를 제공한다. 별도 공지할 때까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청은 홈페이지를 통해서.( https://accessibility.handiscover.com)

사회복지사 전문잡지 '소셜워커' 2021년 1월호(Vol. 218)에 실린 글입니다.



장애 없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따뜻한동행은 2010년 설립되어 장애인을 위한 공간복지 지원, 첨단 보조기구 지원, 일자리 창출 및 자원봉사 지원과 국제개발협력 등을 실시하는 순수 비영리단체입니다.www.walktogether.or.kr Tel. 070-7118-1930




다음 호는 작가의 사정으로 한 달 쉽니다^^ 여러분 해피 뉴 이어 3월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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