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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통 Jan 14. 2019

자격증에 도전하기 (4) 미리 만들어본 명함으로 힘얻기

[시각화와 끌어당기기를 통해 방황하지 않고 목표에만 집중하기]

2008년 2월말. 미국에서 인턴을 마친 후 한국에 돌아와서 많은 고민을 했다. 이번에 응시하면 4번째 FIFA에이전트  도전이다. 이제까지 3번 연속 불합격했기에 자신감이 약해질 대로 약해졌다. 게다가 이번엔 준비할 시간도 부족한 상황이라 응시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바뀌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충분히 공부할 시간이 없기에 합격할 가능성이 낮다. 응시를 하지 않으면 주변에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어느새 도전을 회피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 재미있어서 아무리 많은 성공을 하더라도 한 번 실패를 하고 나면 이전에 성공한 기억이 나지 않고 실패에 흔들리곤 한다. 이런 현상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럴 때는 한발자국 뒤로 물러나서 들여다보면 잊고 있던 것들을 기억하고 냉정을 찾을 수 있다. FIFA에이전트 시험에 계속해서 불합격하다 보니 지금까지 원하는 것에 도전해서 성공한 경험과 그것에서 얻은 교훈을 잊고 흔들리는 나를 발견했다. 4번째 시도를 앞둔 상황에서 불합격할 확률이 높다는 사실과 다른 사람의 반응이 신경 쓰여서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미 인턴십 지원을 할 때 1시간이나 지각하여 불합격할 확률이 높았고 다른 사람의 반응이 신경 쓰였지만 도전해서 합격한 경험이 있었다. 지금까지 이뤄온 것들에 자부심을 가지고 앞으로 이뤄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기로 했다.


지금까지 일어났던 WOW경험들은 모두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어도 시도해봤기에 일어났다. 그때 나 자신에게 했던 질문들을 다시 생각해봤다. 준비 기간이 짧지만 합격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도전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응시 자체를 하지 않으면 합격할 수가 없다. 시도하지 않았을 때 느끼는 후회가 시도하고 나서 느끼는 실망보다 분명히 클 것이다. 고민 끝에 결국 응시 마감 직전에 원서를 제출했고 이제까지 각종 시험공부를 해왔던 강남역 민병철 영어학원 자습실을 다시 찾았다.  


학교를 휴학한 지금 이 시간은 온전히 내 시간이다. 제대로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어영부영 낭비할 것인지 잘 선택하자. 지금 당장은 불확실성 앞에서 흔들리기도 하지만 훗날 뒤돌아봤을 때 지금이 아마 제일 기억에 남는 시기일 거다. 원하는 목표를 스스로 정했고 3년 연속 불합격이라는 시련 속에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내가 오래 전부터 꿈꿔오던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왜 도전하는지 기억하자! FIFA 에이전트 합격이라는 목표를 글로 쓰고 시험에 합격한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시험 준비를 했다.


공부를 하면서 ‘이번에도 떨어지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합격해서 명함을 만드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털어버렸다. 이번에야말로 꼭 FIFA 에이전트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공부하다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 명함의 디자인도 정해놓았다.


그리고 이 명함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소개하는 모습과, 시험에 합격했다고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또 외국에 나가서 유명 축구 클럽과 협상을 하는 장면도 자주 생각했다. 정말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매일 쉬는 시간에 빈 종이에 명함을 그려보고 명함크기로 오려냈다. 그리고 진짜 명함인 것처럼 지갑에 넣었다. 물론 명함을 직접 만들어보고, 꿈이 이루어진 모습을 상상하는 행위자체는 시험문제를 잘 푸는데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준비과정에서 방황할 확률을 줄여준다. 수많은 회의감이나 부정적인 생각에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기는 대신에 할 수 있다고 믿으면서 오로지 목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2008년 3월 31일, 4번째로 시험에 응시했다. 이번에는 여유 있게 일찍 가서 고사장의 분위기에 적응했다. 귀마개를 가져가서 주위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내 페이스를 지키면서 마지막 복습을 했다. 그리고 시험 응시 10분전 남들보다 일찍 마음의 정리를 시작했다. 눈을 감고 크게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시험지를 받으면 가슴이 쿵쾅거리며 떨리던 예전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차분하게 시험에 임할 수 있었다. 여유를 가지고 시험에 임하니 중간에 숨겨져 있는 함정이 보이고 문제를 출제한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큰 시험을 볼 때는 10분 전부터 명상을 하고 마음을 정리하자. 



시험을 마치고 나서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번엔 긴장하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했다. 최선을 다했으니 당당해지자. 잠시 후 합격자 명단이 발표됐다.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인파를 헤치고 합격자 명단 속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내 이름을 찾아보았다. 있다! 드디어 합격이구나! 결국 4번째 응시 끝에 20문제 중에서 커트라인인 14문제보다 여유 있게 17문제를 맞춰서 합격했다. 너무나 기뻤다. 4년간 꿈꿔왔던 일이 드디어 현실이 되었다. 3번 연속 불합격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또 다시 실패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 때문에 응시조차 안 했더라면 나는 시험에 합격하지 못했을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에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기는 대신 원하는 것이 이루어진 모습을 상상하며 흔들리지 않고 지금, 여기서 해야 할 일을 한 덕분에 결국 합격하고야 말았다. 미리 디자인했던 대로 명함을 만들고, 미니홈피에 합격 사실을 올렸다. 포기하지 않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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