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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통 Jan 31. 2019

하고 싶은 일 도전하기 (2)무작정 SBS에 가다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다.간단하게 생각하기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에 나가기 위해 파트너를 찾아서 연습을 했다. 아이디어를 짠 후에 웃찾사 오디션에 수 차례 응모했지만 매번 떨어졌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처음 공개코미디에 나가겠다고 결심했던 때와는 상황이 많이 바뀌어서 이제는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을 통하지 않고도 방송에 나갈 수 있는 경로가 생겼다. 예전에 계획했던 방법을 고집하지 말자. 



 2008년 11월 21일. 오늘은 미국인 친구 네이트와 함께 SBS에 홍보하러 가기로 한 날이다.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을 고집하지 말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결심했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하다가 무작정 SBS에 홍보하러 가기로 했다. 하지만 막상 당일이 되자 어김없이 불안감이 밀려왔다.


'잘할 수 있을까? 가서 창피만 당하고 오는 거 아닌가?'


 부정적인 생각이 들면서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싫었다. 하지만 실패가 두렵다고 가만히 있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정말 원하는 일이라면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다. 비록 아는 사람 한 명 없지만 무조건 가기로 했다. 홍보를 위해 제작한 프로필을 가방에 넣으면서 생각했다. 


 아마추어는 간단한 일을 복잡하게 하고 프로는 복잡한 일을 간단하게 한다고 한다. 프로의 능력을 단시간에 얻을 수는 없지만 프로가 생각하는 자세는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간단하게 생각하자. 우선은 SBS로 가자. 가서 나와 네이트의 프로필을 나눠주자. 구체적으로 어떻게 홍보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방송국에 가야 홍보를 할 수 있다. 



<동료의 힘>

같은 목표를 가진, 마음이 맞는 동료와 함께 하자. 혼자서 행동하는 것보다 같은 뜻을 가진 동료와 함께 도전했기에 정체된 상황에서도 서로 힘을 낼 수 있었다. 호암아트홀에서 열렸던 사사키씨의 공연이 끝난 후에 기다릴 때 같이 갔던 친구 경남이가 있었기에 사사키씨를 만난다는 보장이 없어도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


<플래너의 힘>

플래너를 사용하자. 날짜를 정한 후에 플래너에 SBS에 홍보하러 가기를 쓰지 않았다면 막연히 언젠가 가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플래너 덕분에 미루지 않는 습관이 생겼다. 이미 적혀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방송국에 갈 수밖에 없었다.


마틴루터킹 목사의 '계단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전부 보이지 않더라도 우선 첫걸음을 내딛어라.'는 구절을 되새기며 가방을 챙겨서 목동으로 향했다. 






 네이트와 함께 SBS 목동 본사에 도착했다. 1차 관문인 정문이 보였다. 아무렇지 않게 네이트와 대화를 하면서 정문을 통과했다! 통하는구나! (나중에 안 사실인데 SBS는 로비를 개방하고 있었다.>_<) 의기양양하게 방송국에 홍보를 하러 왔으나 막상 1층 로비에 도착하고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이 많은 사람 중에서 누가 예능국 소속인지 알고 PR을 한단 말인가? 무작위로 프로필을 배부해도 곧장 쓰레기통으로 향하거나 보안요원에 의해서 로비에서 쫓겨날 것 같았다. 예능국에 직접 찾아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듯 했다. 예능국은 16층에 있는데 올라가려면 안내데스크에서 출입증을 받아야 했다. 안내데스크에 가서 예능국에 찾아왔다고 얘기했더니 아는 사람이 있는지 물었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자연스럽게 행동하자, 자연스럽게!' 


애써서 당황함을 감추며 웃는 얼굴로 아는 사람이 '아직' 없다! 는 재치가 넘치는 대답을 했으나 직원의 확인이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다는 대답을 듣고 출입을 거절당했다. 지금 생각하면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다. 나라도 모르는 사람을 함부로 방송국에 들여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방송국 1차 진입 시도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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