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관통 Jan 31. 2019

하고 싶은 일 도전하기(10)세계 챔피언도 실수한다

두 번째 화살에 맞지 말자

러시아에서 온 바텐더 챔피언의 녹화를 관객석에서 본 적이 있다. 녹화도중 챔피언이 칵테일을 만들다가 실수로 컵을 떨어뜨렸다. 순간 패널들이 챔피언인데 실수를 했다며 어떻게 된 거냐고 농담조로 묻자 챔피언이 답했다.



세계 챔피언도 실수를 한다. 매번 도전하기 때문에 실패가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도전하지 않는다면 실수도 하지 않을 것이다. 도전을 하는 과정에서 실수할 때마다 상처를 받고, 한동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보다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드리고 계속 노력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프로들도 실수를 한다. 통역의 경우 미리 준비하고 들어가지만 장시간 통역하다 보면 기계가 아닌 이상 실수가 나오고는 한다. 모르는 단어가 나올 수도 있고 알고 있는 단어가 순간적으로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통역사들도 실수를 한다. 그러니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다가 실수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말자.



스타킹은 체력적으로 힘들다. 녹화를 위해서 무대에 오르기도 전에 미리 지치는 경우가 많았다. 보통은 녹화 전날에 미팅을 하는데 일찍 끝날 경우에는 2시간 안에 끝나기도 하지만 늦게 끝날 경우에는 자정을 넘겨서 끝날 때도 있다. 미팅이 끝나면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대본을 수정해야 한다. 메인작가의 검사를 받은 후에 완대본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완대본을 번역해야 하는데 빠를 때는 저녁 8시에 나오지만 자정이 넘어서 완대본을 받을 때도 많았다. 한번은 새벽 3시에 완대본을 받아서 번역하고 두 시간 정도 쪽잠을 자고 방송국으로 향한 적도 있다. 


녹화 당일은 9시에 도착해서 리허설을 한다. 리허설을 마치고 나면 나왔던 문제점을 수정하고 출연자와 대본을 읽고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는다. 이 모든 과정에서 출연자와 함께 움직이며 출연자와 현장 스태프 사이에서 통역을 한다. 현장스태프의 수가 많기 때문에 했던 이야기를 몇 번씩 다시 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쉴새 없이 준비 과정에서 최소 반나절 동안 통역을 한 후에 녹화를 하기 때문에 무대에 오르기 전에 이미 지친 상태인 경우가 많았다. 


무대에 올라가면 보통 1시간 반에서 길어질 경우에는 4시간 이상 통역을 하기도 하는데 국제 회의 동시통역처럼 다른 통역사와 교대로 통역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하다 보니 실수가 발생한다. 출연자가 여러 단어를 언급했는데 그 중에 하나를 빠뜨리거나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 어떤 내용을 말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실수를 하면 먼저 방청객석 반응이 눈에 띈다. 외국어를 잘하는 방청객이 방금 통역 실수했다며 수군거리기 시작하고 무대 위의 MC와 외국인 출연자, 패널들도 나를 쳐다본다. 방청석 쪽의 작가와 스태프들도 표정이 바뀌어서 나를 쳐다본다. 이럴 때는 최대한 빨리 다음 행동을 취해야 한다. 수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실수를 했다면 잊고 빨리 넘어가야 한다. 실수를 인정하고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은 다시 질문해서 진행해 나아가야 한다. 실수를 머리에 담아두고 자책하다가 다음 행동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두 번째 화살을 맞지 말라’는 말이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4강전. 홈팀 브라질과 독일의 경기가 열렸다. 새벽에 일어나서 경기를 봤는데 믿을 수가 없었다. 연이은 실점으로 브라질이 홈에서 1:7로 진 것이다. 천하의 브라질도 홈에서 이렇게 무너질 수 있구나. 두 팀의 전력 차이는 절대로 스코어 차이만큼 크지 않다. 무엇보다 한 번의 실패 후에 그것을 추스르는 정신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실패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세계 챔피언도 실수를 한다. 축구 최강국인 브라질도 실수를 한다. 칵테일을 만들다가 컵을 떨어뜨릴 수도 있고 축구 경기를 하다 보면 실점할 수 있다. 시도를 계속하다 보면 우리는 기계가 아니기에 실수를 할 수도 있다. 항상 컨디션이 100퍼센트일 수는 없다. 2번째 화살을 맞지 말자.자책하기 보다는



바텐더 대회 챔피언 알렉산더의 말을 기억하면서 실수에 매달리기 보다 당장 해야 할 일에 집중하자. 다음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면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고 싶은 일 도전하기(9)스타킹 보조통역에서 방송통역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