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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로와 Sep 27. 2021

청약을 포기했다

경계에서 멀어지는 밀려나는 삶


1. 

내일부터 강동구 강일 이편한 어반브릿지의 청약이 시작된다. 무엇인가 다른것을 검색하다 알게 되었고 최근에 세대주 변경을 하면서 놓친 생애최초 특공이 떠올라 주말을 이용해 아내와 적극적으로 알아보게 되었다. 



2. 

우선 위치에 대한 확인과 일정을 확인하고 주변 시세와 분양가를 확인했다. 분양가를 보곤 주춤 했으나 우선 당첨되고 고민하라는 여러 사람들의 말에 세세한 계산은 뒤로 한채 하남 스타필드에 가기로 한 일정에 들려보기로 하고 그곳으로 향했다 



3. 

강일 어반브릿지는 서울과 미사의 경계 끝에 있는 아파트인데, 바로 앞에 외곽순한고속도로가 지나고 있어 딱 한블럭만 서울 땅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래서 얼마 뒤에 초등학교가 있지만 학교 앞에 초등학교 부지가 별도로 있어 들어설 예정이다. 바로 양 옆으로 공공 임대아파트가 지어져있고 그 라인으로 쭉 임대아파트가 예정되어 있었다.



4. 

몇몇 글에서는 그러한 이유로 피하기도 했다. 학교가 지어저도 어반브릿지 사는 가정 외에는 모두 임대아파트라는 이유였는데, 사실 우리는 그런것을 전-혀 신경쓰지 않기에, 그부분은 크게 염려되지 않았다. 동내는 매우 조용했고 우리 처럼 위치를 보러 오는 사람들 몇몇이 보였다. 그들의 눈빛만큼이나 우리의 눈빛에도 기대감이 가득했다. 



5. 

그곳을 가고 오면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했다. 아이랑 손잡고 동내 한바퀴 돌면서 어떤지도 이야기 하고 아내랑도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하고, 뽑혀야 뽑히는거지만 그래도 생최 특공 기회가 있음이 감사했다. 중요한건 기회가 있다는 것이니까 



6.

하지만 오늘 아침 그런 기대는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나의 무지였겠지만 세세한 자금 계획등을 세우면서 더욱 확실해졌다. 계약금은 어떻게든 마련해보자 해도 중도금 대출과 잔금대출에 대한 부분을 찾아보면서 점점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당첨되도 청약 통장 날리는 것 일뿐이라는 것이 더욱더 명확해졌다. 청약은 우리 처럼 실수요자들을 위한게 아니었다. 강일보다 저렴한 청약들도 중도금 대출 불가 등의 사유로 우리는 시도의 기회 조차 없어지게 되었다.  



7. 

작년에 집을 매입하려다 1-2천이 부족해 포기하고 이집에 전세 들어올 때 까지만 해도 나는 우리가 '경계' 에 있다고 생각했다. 1년이 조금 지난 지금, 지금 집의 전세는 기존 시세에서 80%가 올랐다 오른 만큼 우리는 경계에 80%아래로 떨어져 있었다. 



8. 

내가 바랬던 것은 단순했다. 그냥 아이가 한 동내에서 학교 전학 안가고 안정적으로 사는 것이었다. 정말 열심히 살았다. 결혼식도 도서관에서 하고, 신혼여행을 포함해 그 흔한 해외여행 한번 가지 않고, 부모님께 손안벌리며 열심히 살았다. 나는 열심히 살았지만 밀려나는 삶을 살고 있다. 경계에서 점점 멀어지는 밀려나는 삶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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