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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로와 Feb 15. 2022

'좋은 서비스를 만들면 돈은 따라올까'

과거에 적은 글을 돌아보며


2015년 2월 15일                                

                                                                                                            

요즘 문득 Start-up 에 대한 글들을 보고 있다. 

고용당해 일을 하는 것은 '주도적이지 않다' 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조금 더 '주도적인' 것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기에 자주 보려 하지는 않지만 관심을 두고 한 번씩 보고 있다. (물론 요즘에는 '더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고용당할 곳을 몰색중이긴 하다)


나는 코딩도, 디자인도 할줄 모르기 때문에 사실 스타트업에 참여를 하는 것에 대한 '능력' 치는 매우 낮고, 미래를 생각 했을 때도 이대로 괜찮은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예전에 들었던 Thinker 인것 같단 이야기는 다시 해석해보면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상념가 라는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관심있게 몇몇 스타트업들에 대한 홍보(주로 기획 보다는 홍보를 보게 되니까)를 보면서 느낀건 많은 스타트업들은 홍보와 기획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이 '필요' 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술이 나왔으니까' '이런 디바이스가 있으니까' '트렌드가 이런 것이니까' 혹은 '내가 이런걸 할줄 아니까' '내주변에 이런걸 할 줄 아는 사람이 있으니까' '있으면 좋을 것 같으니까' 마지막으로 '없는것 같으니까'


나 역시도 그렇게 기반하고 비지니스 구조를 짰던것 같다. 


예전에 브랜더엔메이커의 캐쉬카우를 구성할 때도 그렇고 그 이후에도 대부분은 '필요' 에 조금 더 집중을 했다. 발표도, 서류도 마찬가지로 '필요'에 근거 했다. 대부분은 '해결' 이라는 과제를 중요시 하고 Start-up의 가장 필요한 이유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비스는 '관계'에 기반한다는 것을 느낀다. 


단순히 이 사람과 저 사람의 요즘 말하는 네트워킹의 개념이 아닌 서비스를 둘러 싼 구조와 환경속에서의 관계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왜 그렇게 하는지, 왜 그런것들로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한 서비스에 대한 가치가 명확해야 한다. 그 관계를 설명하지 못하면 설득 하지도 못한다. 필요에 의한 시작은 다른 필요를 채워주는 서비스가 나오면 너무나 쉽게 옮겨지게 된다. 


아내가 사용하고 있는 진통어플은 진통을 편리하게 주기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해준다. 4분 이하의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진통이 올경우 진진통이며 아이가 낳올수 있는 여지가 크기 때문에 임산부의 후기에는 항상 진통어플이 등장한다. 많은 어플들이 있지만 대부분 비슷한 구조와 다른 디자인을 갖고 있다. 진통을 측정하고 기록해주고 한번에 보여준다. 진통을 측정하고 싶을 때 필요한 기능은 담고 있다. 하지만 진통이 끝나거나 아이를 낳으면 그 어플은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진다. 진통이 필요하기 전에 임산부의 반응은 어떤 것일까, 진통어플을 받기전에는 대부분은 몇 주차 일까, 진통이 있는 동안 체크 말고 그들에게 필요한 기능은 무엇일까, 진통이 올때는 그냥 초조하고 불안한 상태로만 있어야 하는걸까, 진통이 오는 것을 괴로움이 아닌 즐거움으로 변화시킬수는 없을까. 진통어플은 주로 어떤 사람들이 받을까, 초산인 사람들은 진통을 어떻게 느낄까, 어떤 통증이 진통인줄 알긴 할까?, 엄마가 고통스러운 가운데 측정하기 바쁜데, 아빠가 대신 측정해줄수는 없을까? 


필요한건 무엇일까 보다 그와 관계된 배경들을 살펴보다 보면 훨씬 더 많은 다양한 부분의 기획과 개발이 가능하게 된다. 그리고 그 환경에 그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에게 조금 더 디테일 하게 다가갈 수 있다. 


서비스는 단순히 사용되기 위해서 만드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가서 그들의 필요와 결합되어 +를 생산해낼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멋지고 좋은 서비스가 아닐까 싶다. 빅히어로 처럼. 


어쩌면 이미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을 이제서야 어리석게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나에 대한 정의를 해주는 '딩가딩가'는 그 존재에 대해서는 전혀 필요가 없고 뚜렷한 수익구조도 없어 어떤 투자자분께 바로 까이는 등의 굴욕을 겪기도 했지만 딩가딩가를 처음 만들었을 때는 오직 가치와 관계에 집중했기에 애정이가득 했고 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해줬다. 


'좋은 서비스를 만들면 돈은 따라온다'


그 생각은 많은 사람들에게 까임을 받은 생각이고 실제로 딩가딩가로 돈이 생기지도 않았다. 나이가 들면서 가정이 생기고 아이를 만날 준비를 하면서 무슨 깨뿔뜯어먹는 소리냐, '돈' 이 되는 서비스가 좋은 서비스야 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냥 그런거, 그냥 해내보고 싶은 그런거,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와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들을 꿈꿔본다. 


뭔가 결론이 이상해졌는데, 

오늘 본 몇 안되는 Start-up의 필요를 강조한 홍보와 설명을 보면서는 써보고 싶은 서비스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결론으로. 




무려 7년전에 쓴글 

뱃속에 있던 아이는 태어나 이제 학교를 가고 

나는 스타트업에 들어가서 어느새 그 회사가 중견기업이 되었다.


그 시간동안 스타트업 업계에 있으며 느낀 점은

좋은 서비스를 만들면 돈은 따라온다는 

기본값이지 절대값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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