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행복
요즘 산들을 보면 연둣빛이 마치 털이 북실북실한 강아지처럼 부숭부숭 아름답게 빛난다. 그 모습을 보는 것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보랏빛 등나무꽃이 피기 시작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등나무꽃 아래에 있으면 싱그럽고 마음에 시원한 미풍이 부는 것처럼 살랑거린다. 모든 자연이 연둣빛 생명력을 뿜뿜 뿜어대는 4월이다. 아름답다.
아이가 6주간의 다리 깁스를 풀었다. 아직 반깁스를 하고 있긴 하지만 뼈가 잘 붙어가는 모습을 확인하니 마음이 놓였다. 그간 씻지 못했던 다리를 씻기는데 때가 주룩주룩. 씻기는 내가 다 시원했다.
아이가 노는 모습을 보다가 문득 ‘내가 지금 억지로 하고 있는 것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니 그 어떤 것도 없었다. 직장도 내가 선택한 곳이고 그만두지 않고 다니는 것도 100% 나의 의지이다. 돈도 필요하고 안정적인 직장에서의 안정감과 경력도 필요하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도 나의 선택이었다. 1급을 따고 싶은 것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이라서 공부를 하는 것이고 글도 쓰고 싶어서 쓰는 것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하기 싫다는 생각이 자주 드는 것인지 고민해 보니 내가 선택한 것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니 주도성이 떨어지고 마치 엄마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공부처럼 하기 싫었던 것이다! 나의 주도성을 잊지 말고 기억한다면 일상을 좀 더 단순하고 능동적으로 살 수 있을 것 같다. 모두 나의 선택이다. 내가 선택한 인생과 일상을 나의 속도대로 취향대로 살아내고 싶다.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나만의 것.
칭찬 일기
* 깁스를 푸는데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무서워하는 아이를 무섭지 않게 잘 대해준 나를 칭찬한다.
* 남편이 회식으로 늦어서 아이를 씻기고 영어 선생님과 화상 영어도 하고 함께 잘 논 나를 칭찬한다.
* 오늘도 출근한 나를 칭찬한다.
* 하루를 마감하며 리추얼을 하고 있는 나를 칭찬한다.
* 아이 부모 상담 설문지를 제출일에 맞춰 작성한 나를 칭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