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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정인 May 21. 2024

행복 리추얼과 칭찬 일기_111일

오늘의 행복


오늘은 아이 영검 및 정형외과 때문에 연차를 쓴 날.

새벽 5시에 깨서 잠이 안와서 오랜만에 아침 산책을 나갔다. 몇 개월 만에 맨발산책을 했는데 땅의 느낌이 정말 좋았다.

‘아.. 그렇지. 나 이 느낌 진짜 좋아하지. 이걸 잊고 살았네’

누군가가 빗자루로 정성스럽게 길을 쓸어두어서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그래.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아가지. 누구도 혼자 살아갈 수 없지.. 신비한 새소리가 오케스트라처럼 울려 퍼지고 햇빛이 쏟아지는 나무 밑에 앉아 있는 순간 참 행복했다.

아침으로 프렌치토스트해서 아이랑 맛있게 먹고 은행도 다녀오고 영검도 잘 받고 시력검사 해보라고 해서 바로 안과도 다녀오고 점심 챙겨 먹고 다시 또 산책 나가서 아이가 잠든 틈에 나는 옷도 사고 이제 차 타고 정형외과 다녀오고 엄마집에 갔다가 텃밭에도 가고 새로 생긴 카페에도 가고 마사지도 받고 아이 영상영어 공부도 하고.. 씻기고 지금 누워있다. 우와. 쓰면서도 숨차. 이렇게 꽉꽉 채운 날이면 하루를 잘 살았다는 충만감과 뿌듯함이 크다. 그런데 중간중간 피곤했다. 몸도 아프고.. 그래서 마사지를 받으러 갔는데 이 몸으로 어떻게 사냐고.. 안 아프냐고 하셨다. 우울할 때는 잠을 많이 자고 몸의 감각에도 무뎌지는지 하나도 아프지 않다. 그런데 경조증때는 잠을 못 자기 때문에 신체 통증이 너무 심하다. 디스크가 있는데 통증을 못 느끼는 게 이상한 거라며 신체 감각에 무디면 나중에 큰 병난다고 걱정해 주셨다. 아프지 않아도 관리해줘야 한다고 당부하셨다.

 막 굴리며 쓴 나날들이 미안했다. 몸아, 이제 잘 보살펴줄게. 아프다고 신호 보내기 전에 잘 돌볼게. 지금까지 잘 살아와줘서 너무 고마워. 수고한 몸에게 무한 감사함이 드는 밤이다.


 오늘 떠오른 문장은 ‘안 괜찮아도 괜찮아’, ‘조울증이라도 괜찮아, 조울증이라도 행복해’였다.


조울증이 나의 전부가 아니다. 그저 나의 한 부분일 뿐이다. 나의 건강한 면을 더 많이 발견하고 충분히 느끼고 싶다는 마음이 요즘 올라온다. 그 느낌이 참 좋다.


암튼. 오늘 하루 진짜 징하게 열심히 살았다잉~~ 푹 자자!


칭찬 일기

* 아침 산책을 하며 맨발 걷기를 즐긴 나를 칭찬한다.

* 아이 병원 스케줄을 잘 해낸 나를 칭찬한다.

*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은 나를 칭찬한다.

* 나의 몸에게 감사함을 느낀 나를 칭찬한다.

* 나의 건강한 부분을 더 발견하고 사랑하기로 마음먹은 나를 칭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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