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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백수 채희태 Jan 01. 2024

프락시스와 페다고지의 현재적 의미에 관한 고찰

2023년을 돌아보며...

2023년... 대충 살아온 것 같지만, 돌이켜 보니 몇 가지 성과들이 있었던 것 같다. 가장 먼저 지난 8월, 2021년부터 시작했던 공주대학교 평생교육전공 박사과정을 "무사히" 수료했다. 비록 학위논문을 쓰고 졸업한 것은 아니지만, 논문 주제를 정하고, 계획발표까지 마쳤으니 수료 앞에 쓴 "무사히"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가끔 박사과정에 있는 나를 "채박사"라고 불러주는 분이 계신데, 박사가 아니니 제발 "박수(박사수료)"라고 불러주기를 청한다. 채박사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민망해서 쥐구멍을 찾고 싶은 심정이다.


두 번째, 지난 12월 5일, <한글문화연대>의 용역을 받아 수행해 왔던 "언론의 쉬운 우리말 기사 쓰기 장려 사업"의 대단원 격인 <쉬운 우리말 기자상>을 무사히 마쳤다. 내 이름은 한 자도 드러나지 않았지만, 지난 1년 동안 열심히 뒤에서 오리발질을 한 결과니 뿌듯하지 아니할 수 없다.



세 번째, 그 와중에 꾸역꾸역 공주에서 시작한 밴드, <레드스톤>을 해체하지 않고 유지해 왔으니 이 또한 작은 성과라고 자평하고 싶다. 지난 12월 16일엔 잘 나가는 공주의 밴드들 틈에서 송년 공연도 했다.


지난 12월 16일 공주에서 열렸던 송년 공연


네 번째, 여름 내내 50명 가까운 저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원고를 정리해 만든 <교육콘텐츠 연계사업> 10주년 기념 사례집이 출판되었다. 난 2012년에 교육콘텐츠 연계사업을 제안하면서 문외한이었던 교육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그 덕분에 설시굑청에서도 일을 했었다.



다섯 번째,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전국시도평생교육진흥원협의회"에서 공동으로 발행하는 웹진 <평생학습e음>에 단 한 번도 빵꾸 없이 칼럼을 써 왔다. 그리고 중간에 잠깐 짤리긴 했지만, 지난 8월 15일 창간한 <교육언론 창>에도 고정 칼럼을 연재해 왔다.



여섯 번째, 사실 이게 화룡점정이다. 2023년 말,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는 학술지, <평생교육학연구>에 논문 한 편을 올렸다. 논문 제목은 <프레이리의 프락시스와 페다고지의 현재적 의미에 관한 고찰>... 전에도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던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눈문을 제출한 후 심사부터 수정, 그리고 최종 게재가 되기까지 정말 개고생을 했다. 그래서 감회가 더 큰 것 같다. 간단하게 초록을 소개한다.


1968년 출간된 프레이리의 『페다고지』는 교육 분야에서 가장 널리 읽히고 있는 고전 중 하나이다. 인류의 지적 결과물이 고전의 반열에 올라 후대에 전해지려면 고전이 쓰인 당대의 특수성이 시대와 지역을 초월하는 보편적 영향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고전이 가지고 있는 보편성은 다른 ‘지금’, 다른 ‘여기’와 만나 새롭게 창조되기도 하지만, ‘당시’, ‘그곳’의 특수성이 고집스럽게 지켜지기도 한다. 본 연구의 목표는 프레이리의 ‘프락시스’와 『페다고지』의 현재적 의미를 고찰하는 것이다. ‘Practice’의 어원으로 알려진 ‘praxis’를 이해함에 있어 프레이리가 이야기한 행위와 더불어 성찰을 병행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다양한 사상가들의 견해와 함께 살펴본 결과, 프락시스에 성찰적 개념을 처음 도입한 것은 아렌트였으며, 프레이리는 성찰(reflection)을 각성(awakening)과 혼재해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페다고지』는 서로 다른 세 시기(1979년, 2002년, 2018년)의 대한민국과 만나 각기 다른 시대적 의미로 해석되어 왔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1979년 『페다고지』는 주로 반독재 민주화를 위한 의식화 교재로 사용되었다. 2002년에는 『페다고지』가 신자유주의 교육에 대한 수용과 반대를 중심으로 해석되었다. 그리고 『페다고지』의 현재적 의미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 현대 사회 속에서 다양한 전문성 중의 하나가 되어버린 교육의 참된 쓸모를 발견하는 것이다.


혹시, 논문이 궁금하신 분은 댓글로 이멜 주소를 남겨주기 바란다. 2024년엔 내가 쓴 브런치 글에 댓글을 받아보는 것이 소박하면서도 웅대한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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