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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만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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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Feb 15. 2019

변명

만약 지금 내가 하지 않는 일이 있다면,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자.

내가 그 일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때가 맞지 않아서? 충분하지 않아서? 용기가 없어서? 필요가 없어서?

여러 이유를 우리는 문득 머릿속에 떠올릴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 혹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는 이유는 대체로 '처음이니까 무서워서'라는 이유 하나로 좁힐 수 있다. 우리는 항상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잘 안 되면 어떡해?' '내가 할 수 있을까?'라며 지레 겁을 먹고 뒷걸음질 칠 때가 많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그렇다.

시작 하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평소 하고 싶은 일과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해 후회하기 싫어서 최대한 변명하지 않고 실천하고자 노력한다. 그런데도 잘 안 되는 일은 분명히 있었다. 일을 하기 전부터 '하아, 이걸 어쩌지?'라며 고민하는 일의 대부분은 '잘 안 되면 어떡해?' '내가 할 수 있을까?'라며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걱정부터 했기 때문이다.

무리인지 아닌지는 해봐야만 알 수 있다. 해보지 않으면 정말 내가 할 수 없는 일인지, 그저 이런저런 핑곗거리만 찾아서 미루고 있는 일인지 알 수 없다. 나 같은 경우에는 겨우 대학에 들어와서 홀로 배우기 시작한 피아노 레슨이 그랬고, 사건과 사고로 6년 동안 쉰 이후 복학한 대학에서 참여한 교류 프로그램이 그랬고, 2019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브가 그랬다. 모두 시작하기 전부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괜히 욕심을 내다가 엉망진창이 되어버리는 거 아냐?'라는 걱정을 하느라 교류 프로그램 신청서를 적는 데에만 일주일에 걸쳐 고민하기도 했다. 피아노는 계속 배우고 싶은 걸 미루고 있었고, 유튜브도 블로그에 "이번 여름부터 시작할 겁니다!"라고 말해놓고 제대로 한 적이 없었다.

절대적인 자신이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낯선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막상 시작하고 나서 마음대로 풀리지 않아 괴로웠던 적도 분명히 있었지만, 그 모든 일도 하나의 경험으로 삼아 꾸준히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을 하는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아직도 나는 미처 해보지 못한 일이 많다. 진정한 의미로 혼자 여행하기,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말 걸기 등이 그렇다. 지금까지 미지의 영역에 발을 들였지만, 여전히 미지의 영역에 발을 들이는 일은 두렵다.

시작하기 전부터 이런저런 변명거리를 찾으며 '안 돼.' 하지 마.' '나는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야.'라며 자기위안을 할 때가 많다. 때때로 도망치는 건 나쁜 일이 아니지만, 계속 도망만 친다면 절대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부디, 오늘은 변명으로 도망치는 하루가 아니라, 실패해도 좋으니 도전하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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