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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 Joonhee Mar 06. 2018

옛글14. 북토피아(Booktopia) 아이슬란드

2018.01.22.

가져온 곳 : http://cafe.daum.net/undrlinereading/eKgQ/16                                           

  


Hei hei!



  겨울방학이 끝났습니다. 방학 중에 한국에도 다녀왔습니다. 보고싶은 친구들 가족들을 만나니 외로운 유학생활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든든한 마음이 듭니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에 다녀오자마자 시차적응할 겨를없이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4주간의 짧은 겨울방학동안에는 첫 주 노르웨이어 시험 준비, 둘째 주는 아이슬란드 여행, 나머지 2주를 한국에서 보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 아이슬란드를 여행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아이슬란드는 우리 도서관 친구들이 아주 좋아할만한 나라입니다. 열명 중 한명이 작가인 국민들의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하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1. 성탄절 풍경과 할그림스키르캬교회방문


  12월 15일부터 21일사이 아이슬란드의 수도인 레이캬비크에 머물렀습니다. 수도라고 하지만 작은 도시라 두 발로 모든 곳을 다 걸어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르웨이와 마찬가지로 성탄절을 축하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레이캬비크의 할그림스키르캬 (Hallgrimskirkja) 교회를 가는 길이었습니다. 다른 북유럽국가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루터교를 믿습니다. 교회가 북유럽 디자인처럼 담백한 멋이 있습니다. 특히 이 교회는 주상절리를 본따 지어졌다고 합니다. 아이슬란드는 화산섬으로 주상절리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





2. 국립박물관, 아이슬란드의 13명의 산타 이야기, 인종차별과 다문화사회에 대한 고민

  북쪽의 척박한 땅인 아이슬란드는 우리에게 노르웨이보다 더 낯선 나라일 겁니다. 여기는 우리나라만한 면적에 33만명밖에 되지 않는 (남한인구가 5000만명 입니다.) 작은 나라입니다. 그들만의 언어를 구사하고, 독특한 문화를 이루고 있어 흥미로운 나라이기도 합니다. 국립박물관에서는 아이슬란드에 정착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 바이킹 이야기와 관련된 역사와 현재 문화에 대해 알리고 있었습니다. 구경하는 중 캐롤과 예쁜 아이들의 노랫소리에 이끌려 올라가보니, 크리스마스 행사중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느 나라에 가든 천사같이 예쁘네요. 행사 중 산타할아버지가 등장하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산타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살짝 마르기도 하고, 괴팍한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안내판을 보니, 아이슬란드만의 산타이야기가 구전되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13명의 산타이야기인데, 아이들을 겁주고, 그들의 어머니 트롤은 심지어 아이들을 잡아먹기까지 한다고 하네요. 겨울이면 긴~ 긴 밤을 집안에서 무료하게 보내야할 아이들의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 이 산타 이야기로 겁을 줬다고 합니다. 얼마나 무서웠으면 나중에는 국가에서 아이들에게 산타이야기로 겁주지 못하게 제재했다는 이야기까지 있었습니다. 저도 기념으로 13명의 무시무시한 산타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한 권을 샀습니다. 산타는 아이슬란드 어로 율라라드라고 합니다.(↓)



  아이슬란드도 이민자들의 유입으로 다문화 사회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겪게 되는 인종간의 차별과 갈등에 대해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마찬가지의 상황일겁니다. 우리 모두도 이러한 고민과 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시회에서 인종의 차이와 차별을 어떻게 구별할지에 대한 물음을 먼저 던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12명의 인디언 소년들 노래는 사실 그림책으로 처음 나왔었는데요, 이 자체가 흑인에 대한 비하로 볼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상적인 것으로 다문화사회를 대비해 학교에서 쓰는 교과서가 전시되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삽화부터 보면 의도적으로 등장인물들을 생김새를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런 노력을 하고 있지만, 사회 변화 속도에 비해 느리고 소극적이며 일부에의해서만 이루어지지는 않는지 생각해보아야겠습니다. 하루빨리 우리나라 교과서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워크시트

3. 서점기행


  아이슬란드를 '북토피아'라고 표현하더군요. 이 작은 도시에 정말 많은 서점과 도서관들이 있고, 사람들도 북적이고 있으니 그 말을 실감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서점은 거의 카페와 함께 운영이 됩니다. 큰 대형서점의 경우 꼭 카페가 안에 입점이 되어있습니다. 제가 처음가본 서점은 북카페 에하짐센 IÐA Zimsen 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읽을 수 있는 책과 시간이 있다면 하루종일이라도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그밖에도 가장 오래되고 큰 에이먼드손서점 Eymundsson bookstore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서점에서 특별히 관찰 할 수 있는 모습은 포장코너입니다. 책을 사랑하는 만큼 책선물을 자주하니, 카운터 옆엔 늘 포장코너가 마련이 되어있습니다.(↓)



  서점 말 오그 메닝 Mál og Menning은 '언어와 문화'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이캬비크 시내 중심가에 있고,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큰 서점 체인 중 한 곳으로 아이슬란드어로 된 책을 주로 취급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더 특별한 서점, 보킨 Bókin. 이곳은 아이슬란드의 마지막 남은 순수 골동책방입니다. 먼지 가득한 곳에 옛 아이슬란드 책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헌책 냄새가 정겹습니다. 문득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이 생각이 납니다.(↓)









  슈퍼마켓에 장을 보면서 놀랐던 것 중 하나는 한 코너에서 책을 진열해 팔고 있다는 것입니다. 슈퍼마켓로고가 들어간 시집도 팔고 있더군요. 우리나라로 치면 '이마트 시집', '홈플러스 시집' 같은 걸 겁니다. 상상하니 어색해서 우습기도 하지만 대단하기도 했습니다.(↓)


슈퍼마켓에 진열된 책


  시립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곳에서 특별한 점은 오디오북이었습니다.(↓)



  책의 나라인만큼 사람들은 이야기도 잘 지어냅니다. 북유럽 사가 (Saga), 즉 구전되어온 전설이야기를 아이슬란드에서부터 기인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지 사가박물관도 있고, 아이슬란드 사가를 엮은 책도 많이 팔고 있었습니다.(↓)


북유럽 신화의 '토르'

사가 박물관


4. 오로라는 물건너가고..


  아이슬란드에서 오로라를 무척 보고 싶었습니다만 날씨가 도와주질 않았습니다. 강수량이 많아서 제가 갔던 날들은 죄다 비나 눈이 내렸습니다. 특히 비가 많이 왔는데, 현지인들이 말하길 '지구 온난화' 때문에 생긴 이상기온이라고 합니다. 직접 지구온난화의 현장에서 실감을 하게되었습니다.

  아, 저는 오로라를 보지못한 아쉬움으로 그 대신 고래투어와 스나이펠스네스 반도 투어, 블루라군 온천에 갔습니다. (↓)


















여행을 마치고

  여행 중에 가장 크게는 언어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유학생활 초기에 영어에 대한 어려움으로 '차라리 영어권 나라에 태어났으면 좋았을 것을!'하는 생각을 여러번 했습니다. 언어를 의사전달의 수단으로만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노르웨이 언어를 배우면서, 각 언어에는 아름다움과 문화가 깃들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 아이슬란드어는 33만명의 아이슬란드인들만이 사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점에는 아이슬란드어로 된 책이 많이 진열되어있습니다. 500만명의 노르웨이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곳에서도 치열하게 아름다운 자신의 언어를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8천만이 사용하는 아름다운 한글과 한국어를 불편하게만 여긴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더군요.


  낯선환경에서 유학생활을 하다보면 본능처럼 자신의 뿌리를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운 사람들과 한국의 멋이 담긴 문화 예술이 가진 아름다움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아이슬란드 여행중에 여행의 설렘보다는 한국에 빨리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도착하니 가장먼저 반겨주는 것은 안타깝게도 숨막히는 미세먼지, 불친절하고 미소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다른 환경에 있다보니 우리의 아직은 부족한 점들도 눈에 띄나 봅니다. 그만큼 공부가 되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돌아와서는 변화의 씨앗의 일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돌아오자마자 다음 날부터 2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2주동안 거의 매일 하루종일 수업을 들으며 겨우 시차적응을 했습니다. 이제는 첫번째 과제를 해내느라 하루종일 도서관에 앉아 있어야 합니다. 다행히 오슬로는 요즘은 낮이 조금씩 길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에서 잔뜩 얻어온 에너지로 잘 해내리라 생각됩니다. 모든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해내시는 여희숙 선생님처럼, 즐겁게 열심히 공부하고 신비로운 오슬로의 환절기 모습도 만끽하려고 합니다.


  그럼 다시만나는 그날 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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