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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민 Nov 15. 2021

운민의 삼국지 여행

도원결의의 도시 탁주

맨 처음으로 소개할 도시는 탁주, 중국 발음으로 줘저우라고 하는 도시입니다. 베이징 근교에 있어서 만약 삼국지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처음 코스로 선택하기 좋습니다. 삼국지의 시작인 도원결의가 시작된 장소가 바로 탁주의 삼의궁 부근이라 전해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가까운 탁주는 고속열차로 25분, 일반열차로 45분 정도 가면 도착합니다. 하지만 중국의 고속열차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반열차의 선로로 다니지 않고, 고속전용선을 이용하여 최단 거리로 이동하기에 시 외곽에 자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지도를 보시면 알겠지만 탁주역이 비교적 시내 중앙에 위치한데 반해 고속철도역인 탁주 동역은 시 외곽에 위치해있죠? 20분 차이지만 일반 기차역을 타고 내리시면 기차역 앞에서 버스 7번 13번을 타면 유비, 관우, 장비의 동상이 위치한 삼의 광장에 내리게 됩니다.

유비, 관우, 장비의 동상이 세워진 삼의광장에 내려 2킬로 정도 더 걸으면 유비의 고향 누상묘촌이 나오고 유비의 생가에 뽕나무가 서 있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합니다. 주변엔 도원반점, 도원대가, 삼의 초등학교 등 삼국지를 테마로 한 이름 붙여진 거리와 건물이 즐비해 확실히 삼국지의 도시에 왔구나 실감하게 된 순간입니다.


하지만 탁주시의 외곽지라 흙먼지가 많고, 사람의 인적도 많지 않아 조금 쓸쓸하기도 했고, 외진데 가면 개 짖는 소리 때문에 민감해서 좀 무섭긴 했지만 삼국지 영웅의 현장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걸어갔습니다. 

탁주에서 대표적인 명소라 하면 삼의궁을 먼저 들 수 있습니다. 수나라때 유비, 관우, 장비의 충의를 기려 건설된 것으로 문화 대혁명 때 소실되어서 1996년에 명나라 양식을 본 떠 다시 복원했습니다. 문화대혁명으로 중국 문화재의 절반 이상이 파괴되었는데요.자금성도 사라질 뻔했다가 주은래 총리의 노력으로 보존되었습니다.중국이 개혁개방을 한 이후에 복원을 다시 하고 있는데, 너무 날림 공사로 복원한 게 많고, 원형보존 보다는 관광지로서 중점을 둔 게 많아 살짝 아쉽긴 합니다. 그래도 중국이 발전하면서 최근에 다시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긴 합니다. 아방궁도 날림으로 복원했다가 시진핑이 비판해서 바로 철거했죠.

유비, 관우, 장비를 모셔놓은 사당인 삼의전이 있고, 금룡포를 입은 유비를 중심으로 관우 장비가 모셔져 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참배를 오고 있다고 하고, 유비와 장비 관우 후손들도 해마다 찾아와 분향재배를 하고 헌금을 한다고 합니다.


중국 젊은이들이 결의처, 결의정

옆에는 따로 관우전이 있어 관우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죠. 중국의 대표적인 전통 연극인 경극에서 홍색은 충의를 상징하고, 장비의 얼굴이 흑색인 이유도 정직함을 보여주기 위해 한다고 하죠. 그밖에 도원결의를 기리기 위해 세운 결배석이 있는데 젊은이들 사이에서 비석 앞에서 음식과 술상을 차려놓고 분향을 하며 한날한시에 죽자고 맹세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네요


다음 명소로는 삼의궁에서 북쪽으로 1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장비사당 장환후묘를 소개하겠습니다. 여기 있던 마을은 장비의 이름을 따 장비점으로 불렀으나 영웅의 명칭을 그대로 부르는 것은 불경하다 여겨서 이곳 관리였던 동국익이 장비의 충성과 의리를 기리는 뜻에서 위령비를 세우면서 충의점이라고 이름이 바뀌었지요


장환후묘도 역시 문화 대혁명 때 소실되어서 2003년에 재건되었죠. “후대에까지 영원히 이름을 남기다” 라는 뜻의 만고유방이라 쓰여있는 편액이 걸려 있는데 건륭제가 친히 방문해 현판에 글씨를 남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3.5미터의 거대한 장비상을 볼 수 있고요, 신장 8척(184센치), 표범같은 머리, 거무스름한 낯빛, 부릅뜬 눈, 호랑이 수염 삼국지에 묘사된 모습 그대로다. 뒷편에 장비의 묘가 위치해 있는데 장비의 묘 두 군데서 가져온 흙으로 만들었던 가묘입니다.


장비의 가묘


그리고 장비 사당에서는 과거 장비가 집 앞 우물 속에 돼지고기를 넣고, 1000근이나 나가는 돌을 얹어 놓았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장비우물도 직접 볼 수 있다. 관우가 이곳을 지나가다가 덮개를 열고 고기를 꺼내 가자 둘이 다툼이 일어나지요. 우물뒤에 유비가 관우와 장비의 팔을 한쪽씩 사용해서 말린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일분용이호라고 새겨진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한마리의 용이 호랑이 둘을 갈라놓았다는 뜻이지요.


베이징과 가까운 탁주에 방문하셔서 삼의궁, 장환후사도 방문해 보시고, 도원결의의 자취를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우리가 모르는 경기도 (경기유랑, 경기별곡 시리즈 1권) 구입처 - 우리가 모르는 경기도 -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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