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같은 소리 하고 있다
'회사 가기 싫어'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만, 그중에도 월요일 회의가 가장 싫었습니다. 월요일 회의를 준비하라고 금요일부터 닦달하는 상사에 시달려본 적이 있으신가요. 심지어 주말에도 회의준비를 하는 게 진짜 일을 사랑하는 거라나 뭐라나.
월요일 회의시간은 3시간 내내 이어졌습니다. 팀원들이 뭔가를 하겠다고 보고를 하면, 거기에 일을 추가로 주는 회의였는데 이런 저런 TMI를 비롯해 경쟁사와 성과를 비교하고 왜 너네는 못하느냐고 재촉하는 끔찍한 시간이었어요.
하, 그야말로 헬요일이죠. 직장인들이 월요병에 걸리는 이유 중 50%는 분명 '회의'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생겨난 말이, 회의를 너무 좋아하는 상사를 지칭하는 '회의'주의자라는 말이죠. 오전에 회의하고, 오전에 회의한 내용을 토대로 오후에 회의하고, 그러다보면 퇴근시간인데 정작 일할 시간이 없어 야근하고. 아, 이게 뭔가요 정말. 회의만 하면서 월급을 준다면 그래요, 좋아요. 근데 회의는 회의대로, 일은 일대로 시간이 없잖아요.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회의를 싫어합니다. 언젠가 회의를 좋아하는 전 상사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이 회의의 목적이 뭔가요? 어떤 아웃풋을 위함이죠?
그러자 팀장이 이럽디다.
에이, 뭘 그리 깐깐하게 굴어~ 이런 저런 팀원들과 이야기도 하고 나에 대한 불만도 허심탄회하게 나누고 그러는 거지! 평소엔 말하기 어려우니까 월요일 오후 2시에 하자구~
아니.. 제발요 아저씨, 월급받았으면 거 일 좀 합시다!!!
저는 회의를 싫어하는 사람이 아닌데요, 목적없이 중구난방으로 떠드는 회의는 세계 제일로 싫어합니다. 한 사람이 혼자만 떠들고 명령하면서 너그러운 척 의견을 내라는 이상한 분위기는 우주 최고로 싫어합니다. 뭐만 생기면 급 회의 소집하고, 정작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생산성없는 회의는 그 다음으로 싫어합니다.
자, 이상적인 월요일 회의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첫번째, 월요일 회의 전에 준비할 것은 팀원들이 개별적으로 한 주간의 업무량과 목표를 정하는 것입니다. 회의준비라는 게 비슷하긴 하지만, 좀 더 목표지향적인 업무 설정을 개인이 스스로 정하면서 본인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명확히 숙지할 수 있습니다.
혹시 이런 상사가 있을 수 있어요. 자기가 시켜야만이 직원들이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너무 큰 권한을 부여하는 걸 두려워하는 상사도 있죠. 하지만 넷플릭스의 성장비결을 담은 책 <파워풀>에서는 "직장생활에서 더 많은 권한과 지배력을 가진다고 느낄 때 더 큰 자신감을 느낀다"라고 말합니다.
또 권한은 윗사람이 아랫 직원에게 부여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직원들이 이미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걸 잊지말라고 충고합니다. 그것이 바로 넷플릭스의 폭발적인 성장비결이니까요.
주체적인 주간회의 후에는 상사는 그 계획을 존중하되 그외 필요한 업무를 추가하거나 수정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계획을 수행하고자 하는 이유나 목적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하면 금상첨화일 것 같아요. 여기에 팀원이 이 목표를 수행하는데 발생할 수 있는 이슈나 어려움을 물어보고, 해결해주기 위해 머리를 맞대보고요.
자, 드물게 그런 회의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퇴사학교의 굿워크를 소개합니다. 굿워크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터라, 회의시간에 지켜야 할 굿워크규칙을 함께 녹여봤습니다. 나름 모큐멘터리를 지향하기 때문에 초미니 오피스 시트콤 보고 공감도 하고 간혹 웃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