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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글안 Oct 09. 2023

처음으로 식물 마켓에 셀러로 나간 사람의 시점

책 사이소, 식물 사이소~

https://groro.co.kr/story/5962


책을 출간한 이후 어떻게 책을 홍보할까 생각하다가 오프라인에도 나가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SNS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참여할 수 있는 전시나 마켓등 오프라인 행사를 알아보니 대부분 10월 주말이었다.  

'아, 10월은 축제와 행사의 달이구나'


매주 마켓에 나가기로 했다. 열심히 신청서를 작성해서 보냈다. 첫 번째 마켓은 국립극장 야외 마당에서 열리는 식물 마켓이었다. 70여 명의 식물 셀러들이 참여하는 곳이었다. 오픈카톡방에 참여해서 분위기를 보니 여러 번 마켓에 참여하며 이미 친해진 분들이 많은 듯했다. 그리고 주로 희귀 관엽식물을 전문으로 하는 분들이 많았다.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마켓은 아니었지만 어차피 그런 마켓은 없었기 때문에 내가 직접 마켓을 기획해서 주최할 게 아니면 나가야 했다.  



모양이 제각각인 목부작은 담으려니 손이 많이 갔다. 신문지와 뽁뽁이를 이용해서 식물이 구겨지지 않게 박스에 차곡차곡 담았다. 책, 영양제 미스트, 포장백, 식물 스티커, 식물 사진, 태그 푯말 등 챙겨야 할 게 많았다. 다행히 트렁크에 무사히 실어 현장 테이블 세팅까지 잘 마쳤다. 목부작이 무거워서 스탠드가 두 번 꼬꾸라지긴 했지만.  


다른 판매자들과 구매자들은 무늬 식물이나 식테크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았다. 식물 마켓 분위기나 다른 셀러분들이 뭘 팔고 어떤 사람들인지도 궁금했기 때문에 부스를 떠나 열심히 돌아다니며 구경했다. 내 책과 식물을 구매해주신 분들께 감사하기도 했지만 마켓에서 새로운 식물 네트워크도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돌아다니며 탐색을 했다. 관심이 가는 분들께는 먼저 인사를 드리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무래도 옆 테이블에 계신 셀러분과 이야기를 젤 많이 했는데 배울 포인트가 많아서 인상적이었다.






사장님은 '흙 셀러'로 내 머리에 각인되었다. 첫인상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어릴 적 홍콩 영화에서 본 배우들이 착용한 듯한 선글라스가 눈에 띄었다. 청바지에 하늘색 반팔 티로 캐주얼한 옷차림을 한 두툼한 체격의 소유자였다. 본인의 듬직한 뱃살만큼이나 푸짐해 보이는 흙을 여러 사이즈로 테이블 위에 수북히 쌓아 놓고 인자한 얼굴로 나에게도 인사를 해주셨다. 내 주변 셀러분들 중에서는 탑 셀러셨다. 계속 서서 지나가는 분들에게 큰 목소리로 반갑게 인사하고 네이버 카페에 가입만 하면 소형 화분을 분갈이할 수 있는 정도의 자체 제작 흙을 선물로 주셨다. 나도 받았다. 프로의 냄새가 진하게 났다. 파워 셀러의 기운이 느껴졌다.


'오늘 옆집 장사 좀 되겠네'



사장님 부스는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손님도 많고 구매하는 분도 많았다. 특정 식물들을 키우기 좋은 흙을 나눠주셨는데 내가 눈으로 봐도 정성이 많이 들어간 흙이었다. 제품이 좋고 서비스까지 좋다면 구매율이 높아지는 건 당연했다. 사장님과 대화도 많이 나눴다. 사장님은 뭔가를 팔러 오기보다는 '고객 유입'을 하러 오신다고 했다. 아주 괜찮은 마케팅이라 생각했다. 여기서 열심히 홍보하고 집에 가시면 온라인으로 주문이 들어온다며 이런저런 자신의 판매 노하우도 알려주셨다. 자신이 주최하는 마켓도 있으니 원하면 DM으로 연락 달라고 하셨다. 그리고 맛난 간식까지 여러 번 나눠주셨다.  


'아이고오오오~~~~사장님! 왜 이렇게 많이 주셨어요오오오오오오오~!'




두 번째 재밌었던 인물은 지나가는 손님이었는데 다음 스토리에 등장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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