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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글안 Dec 23. 2023

서울 식물원 200% 활용하기

식물 덕후의 식물 투어

서울 식물원에 가서 식물만 보고 오면 식물원을 제대로 즐기고 온 거라고 할 수 없다.  온실과 주제정원을 둘러봤다면 60% 정도 본 거나 마찬가지다. 주제 정원 밖에 있는 호수원을 한 바퀴를 도는 것도 빠져선 안 된다. 서울 식물원에는 식물 구경 말고도 할 게 많다. 물론 온실도 계절별로 식물 주제가 바뀌기 때문에 절기가 바뀔 때마다 가 볼 만하고 주제 정원도 봄에 튤립을 시작으로 계절마다 형형색색의 꽃들로 옷을 갈아 입는다.









나는 서울 식물원 홈페이지 눈팅을 자주한다 .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행사와 전시가 자주 열려서다. 흥미가 안 생기면 아무리 무료여도 안 가는데 시간이 모자라서 다 참여를 못 하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최근에는  <지구 끝의 온실>의 저자인 김초엽 작가님의 북토크에 참여했다. 식물원 문화센터 2층 대형 공간인 보타닉홀에서 진행했는데 선착순 100명이 금방 차서 지인 중에는 예약을 못 한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알맹이가 있는 말을 재밌게 하셔서 메모장에 적느라 손이 바빴다.







식물원 문화센터 2층에는 식물 전문 도서관이 있다. 호기심에 들어가 봤는데 식물 신간부터 출간된 지 오래된 책들과 외국 도서에 매거진까지 없는 게 없었다. 도서관이 크지는 않지만 아늑하다. 시간이 여유가 있을 때는  1-2시간은 앉아 있다가 오게 된다. 책을 빌려 올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일반인은 책 대출이 안 된다는 게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다. 식물원 직원은 대출이 된다고 들었다. 식물원에서 식물 실컷 보고 조용히 식물 책 구경하고 읽다 보면 내면의 평화가 충만해지는 기분이라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도 마음도 가벼워졌다. 





해외 가드닝 잡지도 매월 들어와서 다 볼 수 있다.


식물원 끝자락에 있는 서울식물원 마곡 문화관에서는 예술 전시도 따로 진행된다.  12월 17일까지는 김예나 작가의 <사색 없는 풍경 마곡, 물의 계절>이었다.  외진 곳에 있어서인지 방문객이 거의 없어서 집중은 잘됐다. 맘 편히 즐기고 나왔다.  



그리고 식물원 근처에는 맛집이 좀 있다. 주변에 회사가 좀 있어서인지 카페도 많다. 내가 추천하고 싶은 식당은 '사이공 윤다이'다. 식물원 직원분이 소개해 주신 쌀국수집이다. 국물이 뻔한 쌀국수 국물이 아니라 좋았다. 진하지만 깔끔한 맛이 낫다. 면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 집은 몇 번을 갔다. 식물원에 가기 전에 들려서 뜨끈뜨끈한 국물을 마시고 가니 속이 든든했다. 



이왕 맛집을 소개하는 김에 커피 맛집까지 소개하면 플랫화이트를 먹어볼 수 있는 '카페 우드진'이다. 최근에 호주 멜버른에 다녀오면서 플랫화이트에(라떼보다는 거품이 더 부드럽고 에스프레소의 맛을 살짝 더 살린 커피) 빠져서 주문해 봤는데 맛이 기대 이상이었다. 다음엔 우유를 변경해서 다양한 맛을 즐겨보고 싶다.  


눈과 귀만 즐거운 게 아니라 입까지 즐거워지는 서울 식물원 코스는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나의 서울 마실 코스가 되었다. 주말에 차를 가져간다면 제1주차장은 만차일 경우가 많아  10분 이상 기다리거나 걸어서 3-5분 거리에 있는 제2주차장을 이용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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