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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ctuary Oct 23. 2024

#032(D-69) 휴식

1년여 동안 힘들게 준비했던 아이의 입시가 끝났다.

오늘을 끝으로 연필 공장도 문울 닫고 선풍기 3대로 4개의 파랫트의  물감말리기작업도 이제 끝이다. 무엇보다 이제 신경써서 끼니 챙기고 짜증 받아주는 일애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듯하다.


아이는 얼마 전에는 시험이 끝나면 집에서 늘어져 못다한 잠만 자고싶다고 하더니 다시 마음을 바꾸어 집에 있기 싫다고 어딘가 가고싶다고 졸라댔다. 고민하던 중에 마침 동생이 집에서 멀지 않은 호텔에서 얼리버드 패키지 행사가 있다고 링크를 보내줘서 보니 평소보다 가격이 많이 저렴해서 냉큼 1박 예약을 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이틀이상 서울에 있는 호텔에 머물고싶지는 않았다.


나도 아이도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에서 시험을 마친 후 겨우겨우 호텔에 왔고 아이는 죽은 듯이 2시간 누워 자다가 부스스 일어나서 어둑어둑해진 밖으로 함께 산책을 나왔다.


집을 떠나 하루 밤 지낸다고 뭐가 크게 달라지진 않겠지만, 잠시나마 매일 보던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 선택했지만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평일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 조용하고 쾌적하게 이 곳애서 하루를 보낼 수 있어 다행이다. 날은 갑자기 추워졌지만 마시멜로우 장작불에 구워서 먹고 불멍하고 풀밭위에 눕고 한없이 강 바라보고 음악도 힘께 들으니 오랜만에 나도 힐링이 되는 것 같다.





이렇게 이 여정이 마무리되고 있다. 딸아, 지금은 결과발표는 잠시 잊고 이 순간에 머물러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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