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9일 아침에 씁니다.
요즘 달리기에 다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천천히 달리기 하다보면 머릿속이 정리되기도 하고 몸 상태도 확실히 좋아지는 기분이 듭니다.
사실 달리기를 띄엄띄엄 해온지도 꽤 오래되었는데요. 최근 부쩍 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싶어요. 아마도 기안84가 마라톤 경기를 한 이후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달리기하는 성내천에도 9시 정도에는 사람이 북적거려요.
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다보니 사람들을 헤치고 달리는 불편함보다, 더 불편한게 있더군요. 뒤에서 저를 제치고 달려가는 누군가의 등을 보는 것입니다. 저는 살집이 있고 몸이 무거운 편이다보니, 생각보다 많이 느립니다. 열심히 땀흘리며 달리고 있는데 가볍게 저를 제치고 달려가는 많은 러너들을 보다보면 기분이 이상합니다.
어제도 그랬던 것 같아요. 열심히 달린다고 달리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절 제쳐서 빠르게 달려나가더군요. "난 왜 이렇게 느릴까"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보다 빨라지기 위해서 달리기를 하는게 아님에도, 뭔가 "더 빠르게 달리고 싶다"는 욕심이 머리를 듭니다. 그 마음이 드는 저를 바라보면서, 다시금 제 속도를 지켰습니다.
어제의 그 마음이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었나봐요. 아침에 일어나서도 "빠르게 달리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데, 그게 불쾌하더라고요. 그런 저를 보면서, 마음에 때에 대해서 글을 써야겠다 싶었습니다.
달리기에서도 느꼈지만, 저는 질투가 많습니다. 제 업무 영역이 아니어도 누군가 나보다 잘하는 것을 보면 "더 잘하고 싶다. 앞지르고 싶다"는 마음이 들곤 해요. 질투가 죄악이라고 보긴 어렵겠지만, 제 마음에 불편함을 주는 것이라서 저는 떨어내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떨어내고 싶은 마음이 여러개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잘난체를 하고 싶은 오만, 맹목적인 물질욕, 한번 누우면 일어나기 싫은 게으름까지. 저를 불편하게 만들고, 할수만 있다면 떨어내고 가벼워지고 싶은 마음들이 제 안에는 여러개 있습니다.
이런 마음들이 제 안에 있고, 떨어내야 한다는 것을 저는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유없는 불편감이 마음에 맴도는데, 원인이 제안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거죠. 이런 제 마음의 "때"를 떨구기 위해 대략 2가지 정도의 행동을 하는 것 같아요.
일단, 제 마음을 객관적으로 지켜봅니다. 마음에 불편감이 느껴질 때 가볍게 넘어가지 않고 제 마음의 소리를 귀기울여 들어요. 처음엔 잘 되지 않았습니다. 이게 질투심인지, 물질욕인지 구별이 되지 않더군요. 하지만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제 마음을 객관적으로 지켜봤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잘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대부분의 불편함은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 몇몇 불편감은 마음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더라고요. 예를들어, 어제의 질투심 같은것 말이죠. 그럴때면 저는 마음의 때를 벗겨내는 행동을 합니다. 마음의 부담이나 때를 벗기는 것도 업무와 같더군요. 시간을 내어서 열심해 해나가야 하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저는 글을 씁니다. 특히 - 이런 글은 혼자만 볼 수 있게 씁니다. 제 마음의 부끄러운 부분을 적어가는 것을, 누군가가 본다고 생각하면 솔직해지기 어렵더라고요. 스스로의 마음을 가장 솔직하게 적고, 그 마음이 생기면서 어떤 불편감이 느껴졌고, 내가 원하는 방식은 어떤 식이고. 이런 부분들을 하나한 글로 적어내려가다 보면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마음의 불편감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