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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라우드나인 Mar 06. 2024

나만의 발리 쇼핑리스트 추천 1탄

보통 여행을 가면 음식과 숙소, 액티비티 외에도 그 여행지의 분위기를 오랫동안 느끼고 함께 오지 못했지만 아끼는 사람들에게도 그 감성을 전해주고자 기념품을 사는 일이 많다. 여행하는 국가에 따라서 구매하는 쇼핑리스트는 완전 달라질 것이다. 갤러리에 가서 전시회를 보면서도 출구 끝에 나를 기다리고 있는 굿즈샵을 내심 가장 기대하는 나와 마찬가지로 이 '발리의 쇼핑' 파트를 가장 설레는 마음으로 볼 분들을 위해 먼저 말하자면, 발리에서는 살 것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보통 나는 아무리 살 것이 없는 삭막한 곳에서도 매의 눈으로 돈 쓸 곳을 찾아내고야 만다.  그러나 발리에는 예쁜 것들이 너무 많은데 다 살 수 없음에 절망하지 않도록 항상 노력할 정도는 아니었다. 보통 살 게 너무 없으면 괜히 아쉬울 때가 있는데 발리에서는 캐리어에 잔뜩 챙겨갈 물건 대신 내가 몸으로 직접 느끼고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많다는 사실이 오히려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여행지가 그렇듯 예쁜 것들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욕심을 많이 내려놓으며 여행했던 발리에도 구매욕을 자극하는 물건들이 있었다. 스스로에게 선물하기 좋은 것들, 사랑하거나 감사한 주변 친구, 가족, 그리고 직장 동료 등에게 선물하기 좋은 선물 리스트를 풀어본다. 


1. 나무조각

윤식당 발리 편에서 토끼 조각이 나와서 인기를 끈 적이 있다고 들었다. 꼭 토끼 모양이 아니더라도 각종 캐릭터, 동물 모양의 나무 조각들이 있다. 팔, 다리의 관절이 움직일 수 있게, 그래서 테이블이나 장식장에 앉혀 놓을 수 있게 만들어진 나무 조각들이 특히 많다. 일본이라면 눈에 보이지 않을만큼 아주 작으면서도 정교하게 만들었을 테지만 발리의 나무조각들 중에서 그렇게 작은 것은 없다. 제일 작은 사이즈도 손바닥 만하고 만듦새도 생각보다 조금 투박하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오히려 발리의 소박한 자연을 느끼기에는 그게 제격이다. 한 점의 오차도 없는 매끄러운 이음새와 칠은 오히려 이질적인 느낌을 불러일으켰을 게 분명하다. 


이 외에도 시장이나 마켓을 구경하다 보면 원숭이 모양이 쭉 길게 늘어트려 이어진 장식품도 볼 수 있다. 원숭이의 팔을 서로 걸어 늘어뜨릴 수 있는 구조인데, 나무의 색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원숭이의 갯수도 선택해서 구매할 수 있다. 나도 우붓 시장에서 이 장식품을 보고는 너무 마음에 들어서 새끼를 안은 원숭이를 3마리나 포함시켜 총 5마리의 원숭이 장식품을 구매했다. 원숭이 장식품은 우리 집 서재 입구를 항상 지키고 있다. 


2. 라탄백과 라탄제품들

라탄백은 발리에 가면 특히 많이들 사오는 필수템 중 하나다. 원래 한국에서도 뜨거운 여름날이면 시원해 보이는 라탄백을 종종 사용하던 중이어서 발리에 가면 꼭 사오리라 벼르던 아이템이기도 했다. 우선 생각보다 라탄백의 디자인과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다. 옆으로 크게 매는 숄더백부터 크로스백, 피크닉 가방, 카메라백 등의 형태가 있고 줄 부분이 가죽으로 되어 있는 것도 있다. 


일단 라탄백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어떤 종류와 크기의 가방을 본인이 많이 드는지를 생각해보자. 라탄백도 가방인지라 자신의 필요에 잘 맞아야 평소에 사용 횟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큰 가방보다는 작게 지갑, 파우치, 핸드폰 정도를 넣을 작은 가방이 내 체형에도 어울려서 작은 크기의 가방들 위주로 구경을 했다. 


어디에서 사는지도 중요하다. 사실 한국인들이라면 발리의 '아시티바(ASHITABA)'를 들어봤을 거다. 아시티바는 라탄백을 정찰제로 파는 가게인데 스미냑에 1곳, 우붓에 1곳, 그리고 스미냑과 우붓 사이에 '아시타바 팩토리'라는 이름으로 조금 더 큰 매장을 가지고 있다. 다른 관광지들에서 접근성이 나쁘지 않으므로 한 번 정도는 들려볼 만 하다. 매장 자체는 큰 편이 아니지만 그래도 매장 크기에 비해 구비된 제품의 수는 꽤 다양하다. 매장 지점마다 구비하고 있는 제품의 종류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리고 기존에 올라와 있는 여행 블로그의 후기들을 보면 아시타바 팩토리에 들르는 분들도 꽤 많은 것 같은데, 제품 종류가 더 많을 수 있고 라탄백이 제조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시내에서의 접근성은 떨어져서 무조건 차로 이동해야 하는 만큼 스미냑, 짱구 등 해안 도심과 우붓 사이를 이동할 때 잠깐 들리는 것을 추천한다. 해당 가방을 사기 위해 1시간 30분 이상의 시간을 오롯이 내기에 부담이 된다면 꼭 코스에 넣을 필요는 없다.   


시장과 아시티바 같은 정찰제 매장의 가장 큰 차이는 퀄리티다. 솔직히 말해 디자인은 크게 차이가 없기도 하고 아예 동일한 디자인도 많다. 그래서 오래 들지 않을 예정이거나 라탄백에 큰 돈을 쓰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시장에서 구매하는 것도 좋다. 그런데 아시티바 같은 정찰제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방들은 그 원재료가 되는 나무의 종류와 결과물의 퀄리티가 다르긴 하다. 실제로 시장과 아시티바 매장 둘 다를 방문해보면 차이가 어느 정도 느껴진다. 확실히 아시타바가 모양이나 만듦새에 있어 훨씬 정교하고 탄탄하다. 그리고 보통 가방 안에는 발리 고유의 패턴이 들어간 색색깔의 천이 덧대어지는데 이 천도 조금 더 고급스럽다. 


시장과 아시티바에서 판매하는 가방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가격이다. 처음 아시티바의 가방 가격을 보고 조금 놀랐다. 당연히 한 땀 한 땀 수공예로 만들기 때문에 노동에 대한 비용이 포함되어 있겠지만서도 발리의 물가를 생각하면 결코 저렴하지는 않은 가격이었다. 아시티바의 평균 가방 가격이 4만원에서 6만원 정도 되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가격의 2-3배는 된다. 그러나 현지에서 투어 가이드를 하고 계시는 분들께 들었던 뇌피셜에 의하면 아시티바에서 가방을 만드는 재료와 시장에서 만드는 재료는 약간 다르다고 한다. 


라탄은 야자과 식물로 이 식물의 줄기로 건축, 인테리어 용품, 가구 등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보통 라탄은 줄기가 두꺼워 건축물의 재료로 쓰이거나 가방이나 수공예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벽에 거는 장식품이나 가구 등을 직조하는 데 사용된다. 


아타는 커봐야 직경이 2-3mm 정도 되는 가느다란 줄기인데 이것을 더 잘게 찢어 실처럼 엮어서 수공예품, 가방 등을 만든다. 아타는 라탄보다 훨씬 튼튼하여 내구성이 좋다. 그러나 손톱으로 일정한 두께를 유지하며 아타를 찢는 일은 꽤 까다로워서 숙련된 장인이 아니면 어렵다고 한다. 또한 목도리를 짜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같은 길이의 목도리를 짜는데 얇은 실을 사용하냐, 굵은 실을 사용하냐가 완성 시간에 엄청난 차이를 준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아타로 제작한 제품들이 라탄 제품보다 가격이 높게 책정된다.  


보통 아타백은 가늘게 그 줄기를 자른 다음 3일 이상의 훈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바짝 건조시키지 않으면 습기가 이후 형태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병충해에 취약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라탄백이라고 통칭해서 알고 있는 가방 중에서는 아타가 아닌 라탄으로 제작되었거나 아타로 제작되었어도 제대로 된 훈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제품들이 많다. 특히 밝은 색의 라탄백들은 훈연과정을 거치지 않은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 즉 아시티바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엄연히 말하면 라탄이 아니라 아타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나는 그 정도 가격을 주고 아시티바에서 가방을 구매하는 것이 나름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내렸고 아시티바에서 가방을 구매했다. 그러나 시장에서 판매하는 가방이 가짜라거나 부족하다는 뜻은 전혀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사용 목적과 취향에 따라 알맞게 구매하면 좋겠다. 


+ 아시티바 꿀팁

아시티바에서 보통 가방만 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친구, 가족들에게 가방을 다 사서 선물하기에는 부담이 된다. 아시티바에는 가방 말고 다른 제품들도 있다. 그 중에서 티크 나무로 만든 수저나 젓가락 세트, 안경이나 쥬얼리를 올려놓을 만한 거치대, 휴지 케이스, 아타로 동그란 공 모양을 만든 열쇠고리를 추천한다. 가격이 비싸지 않으면서도 선물을 고른 정성은 느껴지고 퀄리티도 좋아서 내가 받아도 기분 좋을 것 같은 아이템들이다. 


+ 벽에 거는 장식

발리 호텔이나 인스타그래머블한 에어비앤비 숙소에 머문다면 벽에 걸린 접시 형태의 장식을 볼 수 있다. 부채처럼 생긴 것도 있고, 접시처럼 오목하게 생긴 모양도 있는데 벽에 무심하게 툭 걸어두면 휴양지 느낌 제대로다. 부피를 차지하도록 어디에 올려두거나 세워둬야 하는 것도 아니어서 쉽게 기분을 내기도 좋다. 


+ 발리티키 - 주방용품

거의 한국인들의 발리 여행 필수 코스 중 하나인 '발리티키'는 티크 나무로 만든 주방용품들을 파는 매장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는 진짜 한국인들이 많이 가서 그런지 내부에도 한국말로 안내가 되어 있어서 편하다. 매장 자체는 심플하게 나무로 만든 제품들을 쌓아두고 있는데 종류는 그래도 적지 않다. 컵, 그릇, 젓가락, 수저, 도마, 와인잔 등 다양한 종류의 제품이 있다. 사실 하와이에서도 비슷하게 나무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을 본 적이 있고 최근 한국에서도 우드 제품이 인기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살 만한 게 크게 없었다. 그러나 좋은 품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제품을 흥정하지 않고 정찰제로 구매할 수 있고 기념품으로 사오기에도 무겁지 않기 때문에 소장용, 선물용으로 두루 두루 추천한다. 여러가지 중에서도 굳이 추천하는 품목이라면, 치즈나 과일을 올려서 플래터로 즐길 수 있는 나무 도마와 요거트를 먹기에 좋은 하트 모양의 수저, 나무 모양의 와인잔, 과일 모양의 그릇 등이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3. 아로마 오일 safe care

발리에 오면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스파, 마사지를 받는다. 우리도 계획한 건 아니었지만 1일 1마사지를 했고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특히 스파/오일 제품이 다양하다. 그 중에서 리프레싱&릴랙싱 오일이라고 써진 제품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향도 용량도 브랜드도 매우 다양하다. 그 중에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브랜드는 safe care라는 오일이다. 유명하다고 해서 꼭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safe care 제품을 추천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롤 온(Roll-on)' 타입이라는 것이다. 다른 대부분의 오일 제품들은 스포이드 형태여서 일상에서 사용하기가 불편하다. 그러나 롤 온 타입의 safe care 제품은 귀 뒤에 굴리면서 발라만 주면 되기 때문에차나 회사에 두고 혹은 가지고 다니면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패키지가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리프레싱 오일', '릴렉싱 오일'이라고 적혀 있는 제품을 볼 수 있다. 리프레싱 오일은 조금 더 시원한 느낌으로 잠을 깨야 하는 상황에서 사용하면 효과적이고, 릴렉싱 오일은 쉬거나 잠들기 직전에 사용하면 적합하다. 


그리고 용량이 다양하다. 개인적으로는 휴대하기에 용이한 립밤 크기의 가장 작은 제품을 선호한다. 가장 기본적인 라인은 하얀색 패키지에 옆 면은 진한 초록색으로 된 박하 같은 향의 제품이다. 보통 릴렉싱 오일은 스파 샵에서도 많이 사용하지만 일상에서의 휴식과 릴렉싱을 위해, 심신의 안정을 위해 사용한다.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수시로 덧발라주어도 된다. 특히 끈적거리거나 향이 호불호를 타지 않아 일상에서 쓰기에 적합하다. 사용할 때는 보통 향수를 뿌리는 자리에 바른다고 생각하면 쉽다. 아로마 오일이라는 게 향을 통해 심신의 안정을 돕는 것이기 때문에 관자놀이 부분, 귀 뒤, 목 뒤, 손목 등에 발라주면 자연스럽게 향을 맡을 수 있다. 다른 꽃향의 제품들과 달리 safe care의 박하향은 쿨링효과가 있어 졸음을 깨거나 기분을 전환시킬 때 도움이 된다. 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파스처럼 아프거나 화끈 거리는 느낌은 없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회사 동료들이나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많이 사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릴렉싱 오일을 강추한다. 남녀노소 호불호를 타지 않는 향과 일상에서 자주 손이 가게 될 제품이기 때문이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발리에서 사는 게 무조건 이득이다. 한국에서는 같은 용량을 거의 8-10배 정도 높게 구할 수 있다. 발리에서는 1300-1500원 정도에 가장 작은 용량의 safe care 오일을 살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온라인에 검색해보면 1만원 초중반대에 같은 용량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식곤증에시달리는 직장인, 졸음운전을 하는 운전자, 공부를 해야 하는 수험생 등 모두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 모기 퇴치제

발리, 특히 우붓 같은 산 속에는 모기가 많기 때문에 모기 퇴치제 같은 제품도 드럭스토어나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나는 우붓의 야외에 오래 머물 때 말고는 생각보다 모기에 많이 물리지 않아서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모기 퇴치제를 챙겨오지 않았다면 사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 헤어오일

발리 쇼핑리스트, 발리 기념품 추천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 중 하나가 이 헤어오일이다. 이 제품은 직접 사용해보지 않아 그 효과를 평가하는 건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머리에 바르는 에센스나 오일 제품은 촉촉하고 흡수가 잘 되는 제형을 선호한다. 발리의 헤어오일 제품은 조금 유분기가 많고 윤기가 도는 편이라는 평이 많아 굳이 구매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헤어 제품은 기초 화장품처럼 사람마다의 선호도가 분명한 경우가 많아서 선물을 받아도 잘 안쓰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대부분 발리에서 구매하는 헤어 오일 제품은 엘리자베스 XX의 화장품처럼 한 번 쓸 분량이 캡슐에 들어있는 형태라 여행을 하거나 돌아다닐 때 휴대하기에는 편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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