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우리는 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see Jul 16. 2018

결코 바뀌지 않는

까다로움



뭐가 이렇게 까다로워



까다로운 카페라고들 한다.

실제로 좋은 얘기보다는 까다롭고 불친절하다는 후기가 많다. 어색하고 불편한 소통 보다는 각자의 시간을 존중하는 “단절”을 추구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손님에게 친절하게 군답시고 쓸데없는 질문을 하고 대화를 유도하는것은 되려 상대방을 불편하게 한다는것을 잘알고 있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혼자 여행을 왔을테고 카페도 혼자 온걸텐데 굳이 어디서 왔냐, 혼자 왔냐, 숙소는 어디냐, 묻고 대답을 바라는것은 실례가 될수도 있기에 묻지 않는다. 그런 곳에 갔을때 나는 불편함을 느낀다. 실제로 여행자 시절, 카페에 갔다가 주인장들이 자꾸 말을 거는 통에 음료를 반도 다 마시지 못한채 그냥 되돌아 나온적이 있었다. 더러 말 걸어주길 바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또한 우리의 성향과 맞지 않는다. 어색하고 불편한 대화는 안하느니만 못하다는것을 알고 있고 침묵에 더 감사한 순간이 많음도 알기 때문이다. 우리는 손님을 그냥 내버려두는 쪽에 가깝다.


관광지답게 생글생글 웃으며 하이톤의 친절을 기대하고 방문을 했다면 조금 차갑다고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홀로, 혹은 각자의 시간이 중요한 여행객의 입장에서는 주인과 손님의 거리가 멀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 생각에 맞게 가장 담백한 방식으로 손님을 대하고 있는것 뿐인데 그 마음을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것은 조금 절망적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매너 없는 사람들을 반기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여러가지 제약이 많은 카페임은 맞다. 우리의 영업방침을 빼곡히 적어놓은 메뉴판을 보자마자 나가버리는 사람도 종종 있었다.


“바다도 안보이는데 뭐가 이렇게 까다로워!” 하면서


같은 공간을 공유하며 시간을 보내는 너와 내가 적어도 내 옆테이블의 타인을 존중해 준다면 더 없이 좋겠다고 생각한 것들이 하나씩 모여 만들어진 영업방침이지만 대놓고 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고민에 빠질때도 있었다. 각기 개성이 다른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고 그들 모두가 반색하는 카페는 될 수 없을 것이란걸 안다. 때문에 지극히 소수일지언정 우리의 진심을 알아주는 손님만 와주어도 기쁘겠다는 마음으로 지금과 같은 운영방식을 만들어 왔다. 자신이 바라는 카페 스타일과 다르다고해서 욕할것까지야 없지만 사람들은 대게 다른 기준에 낯설어 하며 그에 대한 날선 비난을 서슴치 않는다.

실제로 이 영업방침을 이해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단골이 되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여기저기 악플을 달았다. 악플러 보다는 단골이 조금 더 많다는것은 큰 위안이다.


- 전세낸듯 소란스럽게 대화하고 박장대소 하는것, 스피커 폰으로 영상 통화를 하거나 큰소리로 통화 하는것, 영상을 크게 틀어놓고 보는것.

- 여럿이 와서 혼자 앉아 있는 손님에게 손가락질 하며 저기 혼자 앉았네, 다먹었네, 하며 대놓고 나가길 바라며 무안 주는것.

- 비슷한 경우로 자리가 만석일때에 카페 내부에서 대기/혹은 합석이 어려운것. (먼저 온 사람이 자기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시간을 즐기고 가길 바란다)

누군가 기다리고 있다는것을 알면 눈치를 보다 결국 나가게 되는데 그런 상황을 애초에 만들고 싶지 않다.

- 타인의 초상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무분별한 셀카/내부촬영, 쇼핑몰 등의 상업사진 촬영

- 맛집 페이지 등 무분별한 홍보/광고 미디어 노출



매너를 지키며 온전히 공간과 시간을 즐기는 손님들로만 자리가 채워지길 바라는것은 어쩌면 우리의 오랜 바램이자 바뀌지 않는 꿈 같은것.


매거진의 이전글 사과의 시그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