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기획자의 우여곡절 경험기
어쩌다 보니 최근 맡게 된 서비스가 외국 유저를 타깃 하여 영어로 마이크로카피를 작성하게 된 한 명의 기획자인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평범한 사람답게 읽기>>>듣기>>>쓰기=말하기의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라 영어로 마이크로 카피를 작성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마음이 무거울 때가 많다.
하지만 닥치면 해야 하는 게 일이고 해야 한다면 또 잘하고 싶어 지는 게 욕심이라 그동안 non-native로서 영어 마이크로카피를 작성하면서 만났던 우여곡절과 사소한 팁(?)등을 풀어볼까 한다.
* 아직 주니어 기획자로서 여전히 우여곡절을 마주하고 있는 중이라 아래의 팁들은 아주 사소할 수 있는 점 양해 바란다.
회원가입 플로우를 기획하던 때 내가 했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UX Writing에 ‘You’ 나 I 같은 유저를 지칭하는 대명사를 넣어도 되는가였다. 국내 앱을 보다 보면 유저를 가리키는 말을 생략한 체 쓴 마이크로카피를 좀 더 자주 접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외국 서비스의 마이크로카피를 살펴보면 서비스를 'We'라고 표현하거나, 유저를 ‘you’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꽤 많았고, 오히려 같은 문장을 쓰더라도 ‘you’를 넣었을 때 더 명확하게 어떤 행동을 하라고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다.
Enter the email (x) : 어떤 이메일을 쓰라는 건지 표현이 모호할 수 있다.
Enter your email (O) : ‘your’의 표현으로 유저 당신의 이메일을 쓰라고 보다 명확하게 액션을 지시한다.
처음에는 you라는 표현을 쓰는 것 자체에 그동안 내가 익숙해져 있던 마이크로카피와 너무 다른 것 같아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종종 들었지만, 구글링 결과를 믿으며 나의 익숙함을 버리기 위해 노력했고, 덕분에 이제는 편하게 you / we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라이팅을 작성하고 있다.
UX writing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들어봤다면, 앱 내 유저 경험의 통일성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단 영어뿐만이 아니라, 어떤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ux writing의 톤을 맞춘다거나, 버튼의 워딩을 통일화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게 왜 우여곡절인가 하면.. 영어로 작성한 문장을 읽을 때 내가 해석해서 읽다 보니 뜻 중심으로 이 문장이 맞는 표현인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화면마다 중구난방 한 문장으로 작성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메일을 입력해 주세요 라는 화면에서는 → What is your email?라고 쓰고
다음 비밀번호를 생성해 주세요 라는 화면은 Set up your password라고 쓰는 등
다소 통일성이 떨어지는 라이팅으로 화면들을 채우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일단 ux 라이팅을 작성하면서, 몇 가지 규칙을 정리하고 같이 작업하는 동료들에게 해당 규칙을 공유했다. 물론 언어에 상관없이 ux writing의 통일된 경험을 위해서는 가이드가 필요하다. 다만 나의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라이팅을 쓰다 보면 사소한 가이드가 필요해진다.
예를 들어보자면 ‘유저가 어떤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화면에서는 항상 동사형으로 시작한다.’ ‘공지 및 안내 관련 화면에서는 ‘please’를 앞에 붙인다’ ‘제목은 단어마다 대문자로 쓰되 소제목과 본문은 맨 앞글자만 대문자로 쓴다’ 등. 이렇게 낯선 언어로 쓰는 라이팅에는 알잘딱깔센으로 해결할 수 없어 필요한 규칙들이 있다.
막상 작성하다 보니 영어라서 뭔가 특별하다! 이런 느낌이라기보단 그냥 ux writing을 작성하는 기획자라면 모두가 할만한 고민일 수도 있겠구나 싶어 진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아주 작고 사소한 경험이지만, 그래도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유저들을 위해 고심하며 writing을 작성하고 계실 분들과 경험을 나누고 싶어 글을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