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공립도서관 New York Public Libray
뉴욕에서 재택근무 시작
지난 1년 반 동안 뉴욕에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재택근무를 했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내가 재직했던 회사는 100% 원격근무제였고, 팀원들은 모두 각자의 나라에서 일했기 때문에 오프라인 공간이나 사무실이 따로 없었다. 그래서 나는 뉴욕에 출장을 갈 때마다 호텔방이나 단기간 계약한 집에서 일을 해야 했었는데 뉴욕까지 와서 집에서만 일하는 게 왠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현지의 분위기를 느끼고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찾아다녔다.
뉴욕에는 콘센트 있는 카페가 거의 없다고?
내 노트북은 2017년형 맥북이라 배터리가 빨리 닳아서 카페를 갈 때 무조건 노트북을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가 필요했다. 하지만 뉴욕은 한국과 달리 노트북 사용이 금지된 곳이 대부분이었고 믿었던 프랜차이즈 카페 (스타벅스, 블루보틀 등) 역시 콘센트를 막아두거나 없었다. 그리고 카페에서 노일하는 뉴요커들을 관찰했을 때 노트북을 하다가 짧으면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까지만 하고 바로 카페를 나갔다. 얼핏 봤을 때는 나처럼 카페에 충전기를 꽂고 2시간 이상 머무는 사람은 뉴욕에 없는 듯했다.
뉴욕 최고의 재택근무 장소 : 뉴욕공립도서관
그렇게 일할 공간을 찾아보다가 뉴욕공립도서관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관광 목적으로 가려고 킵해두고 있었는데 찾아보니까 노트북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었다! 도서관 내에 노트북을 할 수 있는 공간은 많았지만, 나는 가장 큰 공간인 로즈룸이 있는 3층으로 향했다. 이 공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간단한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데, 보통 "왜 이곳에 왔니?"라고 물어보는데 여기서 관광하러!라고 하면 입장하기 어렵고, "공부하러!"라고 말하면 입장이 가능하다. 나는 가방에 있는 노트북을 꺼내서 공부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는 것을 어필하니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도서관 내에는 일을 하는 사람, 공부하는 사람, 영화를 보는 사람 등 다양했다. 각 좌석 앞마다 노트북을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가 구비되어 있었고, 조용하지만 적당한 백색소음도 깔려있었다. 공간이 매우 넓었기 때문에 자리가 부족해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중간에 화장실을 갈 때마다 자신의 근처에 있는 사람에게 짐을 봐달라고 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이 도서관을 발견한 이후로는 오전에는 조용한 집에서 미팅하고 오후에는 도서관에 가서 일을 했다. 집에서 도서관까지 가는 중간에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브라이언트 공원, 매디슨 스퀘어 공원도 있어서 관광하기도 좋았다. 이럴 때에는 노트북만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지게 돼서 감사하다.
뉴욕의 분위기와 뉴요커들의 에너지가 담긴 공간에서 일을 하고 싶을 때 뉴욕공립박물관 로즈룸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뉴욕공립도서관 로즈룸 이용 팁
1. 공부하러 왔다고 말하기 : 공부할 책이나 아이패드가 있으면 더욱 좋다.
2. 변환젠더 가져가기 : 한국충전기라면 변환기를 꼭 가져가자.
3. 병음료 가져가기 : 테이크아웃 커피 같은 음료는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병음료를 구매해서 가자.
4. 화장실에 갈 때 앞사람한테 부탁하기 : 도서관이라 해도 도난의 위험은 피할 수 없다. 화장실이 꽤 먼데 가기 전에 가장 가까이 앉은 사람에게 내 자리를 정중하게 부탁하고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