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씨네 Mar 24. 2019

더 길티

오직 청각으로 진실을 찾는 본격 ‘ASMR’ 스릴러!


작년에 인상적인 스릴러를 뽑으라면 단연 ‘서치’를 떠오르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서치’는 비디오 시대의 종말을 고하는 상황에서 쌍방향의 또 다른 비디오(?)라고 할 수 있는 유튜브 시대에 사람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보여준 좋은 예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런데 거꾸로 오디오로 승부를 거는 스릴러가 나왔습니다. 바로 ‘더 길티’죠. 개봉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개봉 미정’이란 희한한 티저 마케팅으로 흥미를 끌었던 이 영화가 ‘더 길티’(영문원제 The Guilty/덴마크원제 Den skyldige/2018)라는 진짜 이름을 얻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영화는 덴마크의 112에 해당되는 긴급구조 센터에서 일하는 아스게르라는 사내의 모습을 비춥니다. 불미스러운 일로 좌천되었으며 온갖 진상 신고자들의 전화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초면 반말(?)로 얘기하는 신고자를 접합니다. 그는 납치되었고 자신을 납치한 사람은 전 남편... 집에는 아이가 또 다른 갓난아이 동생과 함께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정의라는 사명감이 불타오르고 아스게르는 이들을 도우려고 하지만 이 시건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꼬이고 있었습니다.






영화는 납치극을 해결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초반 아스게르가 왜 좌천되었고 다음날 법정에 서게 된 사연에 대한 궁금증을 꽁꽁 감춘 상태로 시작합니다. 이벤이 정체불명의 남성에게 납치되며 그 납치범이 이혼한 전남편임을 알게 됩니다. 폭력전과와 더불어 절대 특정 방에 가지 말라는 압력 등으로 인해 관객들은 남편이 큰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일부러 관객에게 흘리지만 의외의 반전이 발생하죠. 동료 경찰 ‘보’는 오지랖이라면서 아스게르를 말리고 또 자른 동료 라시드는 꺼림칙하지만 아스게르의 요청을 받아들입니다. 사실 이 영화의 반전은 여기서 나오는 것이죠.


영화의 마지막.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이 엔딩을 장식하는 듯 보이나 정작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사내의 좌절도 볼 수 있죠. 배우의 이미지가 아닌 목소리 블라인드 테스트로 배우를 섭외하고 비록 세트 촬영 일지 몰라도 수화기 넘어의 사운드는 인공적이지 않은 실제 소리들을 가져왔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덴마크도 긴급신고 번호가 112라는 점과 일부 진상 민원인과 대처하는 상황이 유사합니다. 시스템이 잘 발전한 국가라고 생각했지만 의외의 문제점도 발생한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덴마크 영화는 스웨덴 영화들과 더불어 요즘 동유럽 쪽의 영화들이 강세를 보인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라스 폰 트리에 같은 괴짜 감독도 있으나 다양한 개성을 가진 감독들의 영화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지요. 구스타브 몰러 감독의 첫 작품이라고 하는데 이 패기를 다음 작품에서도 보여주었으면 좋겠네요.




PS. 이 영화는 사운드가 중요한 영화입니다. 장면이 나오지 않고 오로지 소리로만 상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음식물 드시는 것은 자유지만 하나만 집중하시려면 미리 음식을 드시고 오시거나 가벼운 음료만 들고 오시길 바랍니다. 바로 이렇게 말이죠.


작가의 이전글 악질경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