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부터 성찰하는 방법을 터득하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유님의 성찰기록을 일찍부터 읽을 수 있다는 게 이 분보다 늦게 태어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유애나는 아니지만 나이대별 가사가 많이 와닿았고 나의 삶을 성찰할 때도 적잖은 영향을 주었다.
아무튼 나는 3번의 나이를 거쳤기 때문에(?) 팔레트도 3년 들었고 삐삐도 3년 들었고/듣고 있다. 블루밍과 러브포엠도 가끔씩 듣고 있다. 이것도 또 3년 듣겠지..
이분처럼 수려하게 가사를 쓰지 못하지만 그동안의 나이 변천사를 기록해보자면
우선 지금은 세 번째 26살 ing다.
나의 첫 번째 26살은
직장에서 열심히 일했다. 직장에서 퇴사를 했다.
잠도 잘 안자고 쉬지 않고 자기계발하려고 노력했다. 세상에 반항심이 들었다. 나는 무엇이든 열심히 할 수 있는데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남들보다 뛰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교와 부러움을 원동력으로 삼고 자기 계발을 했다.
나의 두 번째 26살은 시험을 준비했다. 20대 들어 처음으로 고립된 삶을 살았다. 내 인생을 회고했다. 내가 원하는 나와 인정받고 싶은 나를 구분했다. 절제와 몰입 = 행복임을 알았다. 화려한 라이프를 사는 겉면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되며, 누구나 각자의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세 번째 26살에는 새 직장을 구했다.
두번째 26살의 노력을 보상받았다. 적당히 세상과 타협하는 법을 알았다. 적당히 만족하고 행복하는 법을 배웠다. 비교하지 않고 내 일상을 꾸려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나이'만' 먹는 걸 경계하기 때문에 주어진 나이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려고 노력한다. 밀도가 높은 경험일수록 정말 많이 변화하고 성숙했다는 걸 느낀다. 이제 몇 개월 뒤면 진짜 26 과는 안녕을 고해야 한다. 그전까지 더 나를 잘 되돌아보고, 마음과 몸이 건강한 27,28,29를 맞이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