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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만 Jul 21. 2024

벽감정 : 마음의 벽을 마주하는 법

어두움 주의 ^^

 최근 내가 보는 체가 너무 많고 내가 만든 벽이 나를 억압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타인과 거리를 두고 벽을 세우고 있다는 걸 느꼈다.


 예를 들어 그냥 참석여부를 물어봐도 됨직한 일들을, '이 질문을 해서 참석을 하면 나는 어떤 포지션으로 있지? 이 사람에게 질투를 느끼나? 나는 우월감을 계속 느끼고 싶은 건가? 최근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건 자존감이 아니라 열등/우월감이었나?' 등등 나의 부정적인 감정을 들추어내는 수많은 생각들이다.


그리고 실제 상대는 나를 그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나 혼자 미리 상처받지 않기 위해 상대와 벽을 치려는 모습을 간파했다.  이런 내 모습에 진절머리가 나서 이 원인을 괜히 유년기, 청소년기의 성장과정 때문으로 잘못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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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벽감정의 존재


과거에도  꼬리에 꼬리를 문 생각이 감정이 되어 나를 잡아먹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나의 목표지향적인 성향 탓에 주변환경을 소음으로 느끼거나, 나와 주변과의 관계를 스스로 고립시키거나, 상처받지 않기 위해 미리 거리 두는 행동 등등

관계와 관련된 감정이 들 때 나는 이를 "벽감정"이라고 이름 붙이기로 했다.

(이런 무형의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 자체만으로 실체가 된 것 같아 안심이 된다.)



1) 벽감정의 장점


벽은 때론 내가 단기적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단기적 목표를 이룰 때는 오직 목표 하나에만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관계의 정리가 필요하다. 그때 나는 벽을 견고히 한다.  흔히 말해 혼자 동굴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만든 마음의 벽은 내가 허물고 다시 지어야 한다. 그래서 목표를 이룬 후 사람들을 만날 때는 모든 벽을 허물고 많이 만났다가, 다시 내가 집중하고 싶은, 목표로 할 일이 생기면 끙차끙차 벽을 만든다.


2) 벽감정의 단점


문제는, 점점 성장하면서 그 벽은 오히려 나를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가깝다고 생각한 인연이 벽을 세우고 다시 허무는 동안 리셋되기도 하고, 벽 자체가 나를 가로막아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데 수많은 고민을 하다가 놓치기도 한다.

지나치게 목표지향적으로 살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이 많아져 스스로 무너져 내리기도 하고, 위로받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그냥 버티다 생각이 나를 잡아먹어 힘들게 잠들기도 한다.


물론 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  이때 오히려 '벽'은 내 시간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오만한 마음이 들게 한다.

나는 벽이 아니라 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음의 '문'을 만든 사람은 짧은 시간 내에 문을 여닫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융통성 있게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mh는 그런 관계의 융통성에 아주 능통하다. )

나는 벽을 만드는 게 아니라 문을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나는 마음을 바라볼 때도 방법을 알아야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벽감정이 들 때 그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았다.


3) 벽감정을 마주하는 법


1. 나의 목표를 1가지로 정리한다.

즉  모든 목표를 이루지 않아도 된다.

- 수많은 매체들을 보면서 ' 나도 이 사람들처럼 되어야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의 투두리스트가 하나둘 늘어나는데 사실 내가 진심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1-2개뿐, 모든 게 내가 정말 원하는 게 아니다.


2.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건 그 자체로 많은 도움 된다.

- 다른 성향의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과 에너지를 공유하면 환기가 된다.

- 실제로 친구집에서 하루 잔 적이 있었는데, 내가 살던 집과 다른 향기, 집구조, 그 친구의 정리정돈 습관이 눈에 보여 '다 자기만의 집정리 방식이 있구나, 정답은 없구나' 를 깨달았다.

- 내가 깊게 고민하는 것도 상대는 1도 신경 쓰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내 고민의 중량이 생각보다 가벼울 때, 환기가 된다.

- 또 내가 변하고 싶은 분위기, 성향을 가진 사람과 만난다면 나도 서서히 그 사람을 닮게 된다.



3. 드러낸다.

- 내가 위로를 바라는 사람에게 사실 나 이랬어-라고 그냥 터놓고 말한다.

예를 들어, 나 오늘 스트레스받아서 폭식했어 / 나 오늘 그냥 전화해보고 싶었어 / 나 너 보고 싶었어  등등 나의 감정을 상대에게 드러낸다.

- 이때 중요한 점은 '상대에게 연락해서 ~라고 생각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버리는 거다. 그건 과한 감정이입이다. 그건 벽감정이다.

 


벽이 아닌 여닫이문을 만드는 방법을 서서히 발견해 나가고 있다.

실제 내가 생각한 나의 목표 저 끝에는 "사랑과 인정을 받는 완벽한 사람" 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완벽은 없고 내가 생각한 이상은 없다.

그저 계속 노력하고 내가 나를 아껴주는 방법이 제일이다.


이렇게 너의 행복을 물어봐주는 친구가 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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