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룩백]
룩백은 약 58분이라는 짧은 러닝 타임을 가진 애니메이션입니다.
영화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그림체로
두 소녀, ‘후지노’와 ‘쿄모토’의 만남과 성장을 그려냈습니다.
후지노는 학교 신문에 만화를 연재하며 재능을 확신했지만,
쿄모토의 만화를 보고 자신의 한계를 깨닫습니다.
이후 후지노는 쿄모토를 이기기 위해 노력하지만 실패하고 만화를 포기합니다.
졸업식 날 우연히 둘은 마주칩니다.
이때 후지노는 방에 틀어박혀 있던 쿄모토를 세상 밖으로 이끌어냅니다.
둘은 함께 성장하지만, 결국 각자의 길을 걷게 되고 전혀 다른 운명을 맞이합니다.
후지노는 쿄모토를 세상으로 이끈 선택을 후회하게 됩니다.
영화는 계속해서 ‘등 뒤’와 그 시점을 반복해서 보여줍니다.
이후 쿄모토가 사라진 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후지노의 등을 바라보게 됩니다.
둘의 이야기에서 누군가는 과거의 후회와 아픔을,
또 다른 누군가는 잊었던 꿈과 열정을 떠올릴지 모릅니다.
사실 내용은 별개 없습니다.
아마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줄로도 요약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마주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겠지요.
혹여나 잊고 지내던,
때로는 다시금 떠올리고 싶은,
등 뒤의 누군가가 생각난다면요.
덕분에 일상에 파묻혀도 가끔은 특별해지고 싶은 하루가 되었습니다.
만화를 워낙 좋아해서 만화카페에 일할 때 거의 모든 만화를 읽곤 했었습니다.
자연스레 '체인소맨'도 읽게 되었고, 그러다 '룩백'의 존재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아저씨는 진짜 '단편의 악마'다. 라고 말하던 친구의 말도 떠오릅니다 :D
그 친구와 [룩백]을 봤습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오마주부터 숨겨둔 요소까지 눈에 들어왔는데,
영화광들은 이런 디테일을 더 잘 찾아내며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에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눈에 보였던 건 '체인소맨 오프닝', '체인소맨 단행권 표지', '원피스', '스파이패밀리'...
더 있을 텐데 당장 이것들이 기억에 남네요.
마지막에 저도 모르게 입을 벌린 채 크레딧을 묵묵히 보던 순간이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