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석기시대 Dec 04. 2020

펜드로잉을 하는 이유

속초 아바이마을의 기억을 그리며(feat.아이패드프로)

펜드로잉을 하는 이유 #01



펜드로잉을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뭔가 그럴싸하다

그리고
선의 실수가 있다해도
다른 수많은 선들로 보완 할 수 있다

지우개로 지우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둔 채 말이다
.
.
펜드로잉을 처음 시도할 때

실수의 흔적이 남아있는 게
처음엔 두려웠다
특히나
펜은 지워지지 않으니
지울 수가 없다는 두려움에
첫 선을 그어보지도 못했었다
.
.
그런데.
지금은 전혀두렵지 않다
오히려 반대랄까

실수의 흔적이
남아있는 게
더욱 매력적이다

그 실수의 흔적이
남아있기에
그림을 그리고 난 후
그 그림이
온전히 내것이 된 것 같다
.
.
.
이 이야기는
펜드로잉 클래스를 할 때
제일 처음 하는 이야기인데

나 역시 그랬듯이
첫 선을 긋는 것을
가장 두려워들 하신다

연필과 지우개를 들고
우선 연습하면 안되냐고 하시는 분들이 아마도 7할 정도 되었던 것 같다

나는 단호히
하지만 무섭지 않게 달래며
한 번 도전해 보라고 한다


이후에 만족도는 예상과는 사뭇다르다
역시 연습을 하고
했어야 한다며
망쳐버린 그림을 보고 속상해하고
나에게는 살짝의 원망섞인
시선을 보낸다

그래도 난
도전해보라고 할 뿐이다

실수하는 게
두려운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실수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건
더 두렵다

펜 하나와
그저 아무런 종이 한장 있으면

수많은 실수와 실패의 모의 경험을
할 수 있다

그것이
내가 펜드로잉을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마스, 이제는 정말 안녕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