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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gNang Jul 19. 2022

[식당이름 개명기] 반찬가게part1

외식브랜딩 스토리텔러 낭낭의 작업일지 

project _반찬가게 개명기

location _ 경기도 평촌

part 1_언어적 정의 



90년대만 해도 반찬가게는 시장통 어딘가에 한 두어 곳, 그냥 이름도 없이 반찬가게로 통하던 때였고, 

2000년대가 되면서 시장을 벗어나 버젓한 로드샵으로 하나 둘 자리잡아갔고 

프랜차이즈로도 확장되기 시작했으며 그리고 지금은 오프라인은 물론이고 온라인에서도 핫한 외식(?)분야가 되었다. 

1인 가구증가는 스마트폰시대와 더불어 급격하게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켰으며

식문화라는 영역에서 반찬가게의 존재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평촌에 위치한 10평남짓 반찬가게 [곰곰이네]


 평촌의 한 중학교 앞에 있는 [곰곰이네]는 10평 남짓으로 

친정엄마와 결혼한 큰딸 그리고 셋째딸이 척척 손발이 맞는 인근에서 소문난 반찬가게다.   

6년이 된 곰곰이네는 입소문을 타고 단골이 단골을 낳아

 분당에서도 평촌까지 이 집 반찬을 사러오는 이들도 있다 보니  좁은 가게 안은 늘 고객으로 북적댔고 

매장 곳곳에는 펼쳐놓은 커다란 쟁반 위로 갓 만든 반찬에서 김이 모락모락나니 안팎으로 분주하다.  

자그마한 체구에 안경을 쓴 친정엄마가 주방에서 연신 웃으며 찬을 만드시고

좁은 주방에 야채를 다듬는 이모들도 보이고

큰 딸은 주방과 홀을 오가며 고객들과 눈을 맞추며 인사를 나누고

셋째 딸은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면서 빠른 손놀림으로 포장을 담당하고 있다


2017년 개명이전 


  역시 주단골은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주부들이며 자가운전 주부들이 많아 10평이라는 가게도 좁지만 

특히 주차로 인한 불편이 점점 커졌다. 무엇보다 나날이 단골은 늘어나고 그날 만든 반찬은 초저녁이면 이미 동이 나기 시작하니 헛걸음해야하는 고객도 덩달아 늘어나게 되어 확장이전을 결정하게 되었다. 

큰 길을 사이에 두고 제법 거리가 있는 곳에 35평대 매장을 얻었다.




[브랜드로서의 비전을 품은 확장이전]


딸들은 물론 아들까지 합류하여 가족사업으로 모양새을 갖추어 

작은 동네 가게를 넘어 반찬브랜드로 성장할 기틀을 마련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혀왔기에 

우리는 현재 상호인 [곰곰이네]의 탄생이야기가 궁금했다.


Q_ 곰곰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으신건가요?

A_ 별 뜻은 없고...제가 곰인형을 좋아해서요~ 그냥 부르기도 싶고~ 누구누구네집 같은 친근함이 좋아서요! 

  

첫째 따님이 쑥쓰러운 미소로 답한다. 

상호가 반드시 거창한 의미가 담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별 다른 뜻은 없다는 대답의 진짜 속내는 

그날의 특별식이 아닌 매번 상에 오르내리는 반찬이기에  

좋아하는 곰인형처럼 그리고 늘 붙어다니는 친구처럼 

질리지않고 친근한 반찬가게가 되고 싶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담겨진 마음도 이쁘고 이미 6년을 넘게 사용한 상호를 굳이 바꿀 필요가 있을까? 

같은자리에서 상호를 변경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제법 거리가 있는 다른 곳으로  확장이전을 하면서 상호를 변경한다는 결정은 정말 용기와 명분이 필요하다. 고객의 머릿속에 잘 자리잡은 상호를 바꾼다는 것은 사업주체 뿐 아니라 고객도 고개를 끄덕이며 반겨줘야할 일이기 때문에 참으로 조심스러운 일이다.

클라이언트는 바꾸어도 좋고 아니어도 좋다는 ..그냥 알아서 해주세요~라는 입장이었으나

향후 도시락사업 및 배달, 온라인 반찬사업으로 확장이라는 비전을 담기위해 

네이밍 재검토를 염두에 두고  우리는 브랜드 컨셉 정립을 위해 

반찬가게의 본질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하였다. 


‘사람들은 왜? 반찬가게를 찾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의 출발점은 바로 집밥이었다.

   


[집밥]이라는 말이 주는 따뜻한 위로 곁에 소박한 반찬들


요리토크 프로그램들이 범람하면서 화려한 외식과 맛집 탐방과 ‘먹방’이 주를 이루더니 

몇 해 전부터는 이른 바 백선생을 필두로 집밥 열풍이 강타했다.

전문 셰프들이 방송에서 누구나 쉽게 요리해도 전문가처럼 맛낼 수 있는 레시피를 공개하며 

혼자 먹더라도 제대로 요리해 먹도록 독려하고, 집에서 밥 먹는 일이 줄어들다보니 외식은 ‘집밥같은’ 이라는 수식어를 마치 과거에 ‘고급 레스토랑’이라는 말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본디 집밥이란

엄마 밥줘

이 말을 시작으로 밥상으로 모여드는 가족들, 집 안 가득 퍼지는 익숙한 냄새와 맛있는 소리들, 

그리고 가족들의 도란도란 말소리 ..

집밥은 말 그대로 집에서 먹는 밥. 

집집마다 다르겠지만 그냥 밥, 국 또는 찌개에 몇가지 밑반찬을 곁들여 놓고 먹는 

소박한 일상식으로 정의 되지만 집밥은 밥보다 찬보다 함께 먹는 사람이 있어야 집밥다운 것이며, 

가족이라는 가장 근본이 되는 정情의 출발점인 것이다.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나날이 소분되고 약화되다보니 어느덧 [집밥]이라는 말은 가장 편안하고 꾸밈없는 정, 따뜻한 온기가 있는 위로를 대신하는 말이 되었다.  

         


엄마의 고민, 또 뭘 해먹지?  

집에서 밥 먹는 횟수보다 밖에서 식사를 챙겨먹는 횟수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그래도 아직 여전히 집에서 밥을 해야 하는 가정은 많다. 특히 어린자녀나 폭풍성장기에 있는 청소년을 둔 가정들에서는 사먹는 일보다 해먹는 일이 많다. 가사노동에 있어서 가장 큰 비중은 먹는 일과 관계된 것이며, 

주부들의 일상고민 1순위는 역시 ‘오늘은 또 뭘 해 먹지?’ 다.

  집밥은 ‘오늘은 뭐 해먹지?’를 시작으로 메뉴구상-메뉴선정-장보기-재료 다듬기-요리하기-상 차리기- 설거지로 마무리되며, 평균 세시간 정도 소요되는 가사노동이다. 삼시세끼를 꼬박 챙기지 않더라도 주부들의 밥상차리기는 가족을 위한 즐거움을 넘어서서 반복적인 일상의 총합으로 가장 힘든 노동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반찬가게의 주고객은 오래도록 주부들이었다. 

사실 주부들이 제 입맛에 꼭 맞으면서도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김치/반찬류의 공급처로는 친정만한 곳이 없다. 친정집이나 시댁에서 챙겨주는 음식들이야말로 엄마의 마음과 정 그 자체이며, 

무엇보다  한동안 반찬걱정 안 해도 되는 반찬부자가 되는 순간이다.      




[친정집에 왔습니다반찬가게 브랜드 컨셉   


 ‘어머니 잘 지내셨죠? 저 오랜만에 왔어요~’ 하며 가게문을 열고 들어서는 고객이 

주방을 향해 먼저 인사를 한다. 마치 친정집에 온 딸 같다. 

실제로 [곰곰이네] 주 고객은 30대 후반에서 50대에 이르는 주부들이라 

주방에 계신 분이 자신의 친정엄마처럼 느껴진다는 고백을 더러 한다.     

아깝고 이쁜 우리 딸 대신 내가 꿈쩍거리는 게 속 편하고 기쁜 친정엄마처럼 

[곰곰이네] 어머니도 찬 하나 하나에 정성과 마음을 쏟아 맛을 낸다.  

좋은 식재료여야 제맛을 내기에 수원 의왕일대의 할머니 텃밭에서 자란 채소들을 우선 구매하고, 

매일아침 시장에서 그날의 최상품으로 장을 봐와서 일일이 재료를 다듬어  

깊은 맛 김치, 입에 착착붙는 밑반찬, 조물조물 나물반찬 등 100여가지가 넘는 반찬을 

매일매일 만들고 또 만든다.

가게에 오는 딸같은 고객들에게 이것 저것 챙겨주고 바리바리 싸주니 

여기가 바로  편안하고 든든한 또 하나의 친정. 

이제 이곳은 반찬가게가 아니라 친정집.


[바리바리 담아가요보자기에 담는 친정엄마의 마음


내 입은 물론 남편과 아이들 입맛에 안성맞춤인 반찬을 안심하고 풍요롭게 얻는 친정집, 

특히 콩 한 알이라도 싸주고 싶어하는 친정엄마의 마음에 주목하여 

[바리바리]로 브랜드 네이밍을 교체하기로 결정하였다.     

 [바리바리]라는 그 말만 들어도 찡하게  살아나는 친정 엄마의 마음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으니까.

이것저것 싸주는 보따리에 손이 모자란다.


브랜드 네이밍 2018


바리바리는 친정엄마의 마음입니다.

손 맛 깊은 김치며, 

즐겨먹는 밑반찬, 

하다못해 콩 한 알이라도 

아낌없이 바리바리 싸주시는 

친정엄마의 마음입니다.



to be continued 

[반찬가게 바리바리]는 2018년 프로젝트이며 이 글은 월간 외식경영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이어지는 part2는 해당브랜드의 시각적 정의에 관한 글입니다


스토리텔러 NangN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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