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내 심장! 내 마음!
출처: 인스타툰 개큰개파이 시즌2, 77화 (2021년 6월 25일 업로드)
나날이 눈치가 빤해진다.
남편이 나갈 채비를 시작하면 그때부터 종종걸음으로 남편 다리에 꼭 붙어 떠나지 않는다. 온몸으로 '나를 떠나지 마세요'를 외친다. 그 외침이 내 눈에 보이는 게 종종 괴로울 때가 있다.
남편이 문 밖으로 떠나고 더 이상 자신의 시야에 그가 잡히지 않게 되면, 개는 푹 꺼지듯 바닥에 몸을 포갠다. 눈빛은 힘을 잃고 몸에는 어떠한 삶의 의욕도 느껴지지 않는다. 빠르면 한 시간, 길어도 몇 시간만 기다리면 자기가 그토록 그리워하는 이는 돌아온다. 반드시. 평생 그랬던 것처럼.
나는 개에게 간절하게 외친다. 오빠 곧 와. 곧 올 거야. 조금만 참아. 하지만 간절한 내 외침도 빈 벽에 몇 번 부딪히다 의미 없이 흩어질 뿐이다. 이 슬픈 개에게 어떠한 위로도 건넬 수 없다. 그쯤 되면 나도 그냥 포기하고 반질반질한 개의 뒤통수만 쳐다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반복되는 현상을 처음 1년이 넘도록, 아니 사실 지금까지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그 누구도 위해를 가하지 않는 안전한 집에서, 자기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사람이 자기 곁을 지켜주고 있음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 짐승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어떤 때는 같이 사는 반려인으로써 신뢰받지 못한다는 좌절감이 몰려오기도 한다. 도대체가 이 개에게 나는 어떤 위안도 줄 수 없단 말인가?!
하지만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라 그랬던가. 나는 이 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기로 한다. 그의 마음을 이렇게도 저렇게도 그려본다. 그리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있을지 여러 좌표를 따라 쫓아가 보기도 한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아마도 개에게 남편의 존재는 세상을 볼 수 있는 단 하나의 빛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남편이 문 밖을 나선 순간부터, 저 개의 마음속에 있는 안온하고 따뜻한 불빛은 꺼지고 온통 깜깜한 어둠만이 내려앉은 채 다시 빛이 들어올지 불안감에 젖어드는 것이다.
그래, 그렇다면, 정말 그런 것이라면 나는 이해하기로 한다. 저 작고 가엾은 심장을 가진 개의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