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때매 살지도 죽지도 마소
오징어게임의 존재론에 반대한다
욕먹을 오하고... 명절에 쓰는 한마디. "내 인생 자식 때문에 살았다"고 말하는 거, 결코 자식에게 좋은 말 아닙니다. 설령 그런 이유로 살았다 한들, 감히 내보이지 말아야 하는 부끄러운 고백이라고까지 말하겠습니다. 합법적 피임 방법이 공공연한지 50여년은 지났으니, 내 인생의 이유에 대해 별로 고민도 안 해 보다가, 자식 낳았다는 얘기, 둘러대지 마십시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 숭고한 희생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식을 낳은 것은 오로지 자신의 선택이었는데. 부모의 선택으로 태어난 자식이, 부모의 존재 이유까지 짊어져야 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제발 부모라면, "너 때문에 살았다"는 한탄이 어떻게 자식을 난처하고 부담스러우며, 불행하게 만드는지... 그저 태어났을 뿐인 자식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최소의 지성은 갖추게 되기를. 더 이상, 자식 때매 사는 부모에 대한 과도한 '한국적 미화'는 끝내주기를.
(정, 이해가 안 되고 섭섭한 분이 있다면, 그 사랑을 연인으로 치환해보시면 딱 감이 오실 겁니다. 나에게서 존재 이유를 찾는 연인이 마냥 낭만적입니까? 무섭습니까?) 살아있는 한, 자신의 존재 이유와 행복의 방법은 스스로 감당할 줄 아는 것이 성인의 삶이라는 당연한 사실이, 제발 상식이 되기를 명절을 맞아 달님에게 빌어봅니다.
가족도 개인들의 모임일 뿐, 개인의 성숙함이 없는데, 갑자기 다 같이 뭉쳐 있다고 제대로 된 가족이 될 리 없습니다. 특히 연장자들이 성숙하지 않다면 더 어렵습니다.
PS 까짓거 이유 없으면 어떤가. 태어난 김에 사는 거지... 누나 아들 아빠라는 역할적 의미만으로 살아야하고 죽어야했다??? 가족과 개인의 존재 이유 구분 못하니까, 지 사업 망했다고 가장이 가족 전체를 살인하는 끔찍한 친족 살인이 가능한 거임. 오징어게임의 안일한 설교가 동의 안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