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명절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이런 '가부장 가족 제일주의'가 한국식 기득권 구조를 유지하기에 더없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효"로 함축할 수 있는 (전근대적인) 가족 권위주의는 현대국가가 확대해야 할 구성원에 대한 공적 부조를 개개인에게 떠넘기기에 더없이 좋은 정신적,문화적,경제적 시스템이다.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고귀한 부모상은 자산의 대물림을 정당화해서, 대한민국 부동산 불패 신화를 지켜주고... 개개인의 노후를 자식에게 저당 잡히거나(협박하는) 연결고리로도 딱이다. 다 자란 성인들이 독립한 개인으로 존재할 수 없는 불평등, 부조리가 개인(혹은 숟가락) 문제로만 축소, 희석되는 것도 같은 연결.
대한민국 기득권 시스템 안에서 누릴 것 다 누리는 있는 사람들에게는 참 편리한 구조겠지만. 그 바깥으로 떨궈진 사람들 중.... 취약한 이들은 약하게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원망하며 불화(남녀갈등)하고, 강하게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책임감으로? 친족 살인까지도 감행한다.
치매를 앓는 아내를 십여 년 돌보던 남편이 함께 자살하는 것. 사업에 망한 가장이 처와 자식을 죽이는 것... 군사정권에 의해 강제로 근대화된 권위주의 한국 사회가 편리하게 공적 부조 역할을 개인에게 떠넘긴 후... 21세기에도 여전히 '가족(정상가족이데올로기)' 혹은 '가부장가족'의 환상을 유지하며, 국가의 책임을 방기 하면서 일어나는 비극들이다.
명절을 똑바로 보자. 한국의 병이 다 들어 있다.
명절을 맞은 대통령은 UN에서 무슨 자랑을 하고 있을까? BTS가 전 세계 젊은이들의 우상이니, 대한민국은 문화강국이고 코로나 방어에 세계 1등을 해서 너무 행복하다고? 그 멋진 BTS도 대한민국 남자인 이상 군대로 끌려가, 죄수나 다름없는 군생활을 해야 하고 대한민국 남자인 것만으로 억울한 권위주의 경험을 젊은 영혼의 상흔으로 남긴 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권위주의 대표주자 군대는 여전히, 계속 썩어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한민국은 더 행복한 나라가 되었나? 자산 양극화, 출산율 최저, 자영업자들의 파산, 중산층 붕괴, 청년 자살, 실업률, 결혼율 저하, 노동 여건 악화, 재드래곤 석방, 부동산 자산가들, 대기업 호황? 마지막 추석을 자랑스럽게 보낸다고 홍보하지 마라. 문정부 부동산 실책 그 하나 만으로도 당신과 당신을 세워준 민주 세력을 평생 증오할 국민이 50퍼센트 넘는다. 언제부터인지 대한민국 대통령은 홍남기인가 싶고, 국민들에겐 할 말 없으신 분이 유엔에선 매년 뭐 그렇게 하실 말씀이 많으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