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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꾸 Sep 01. 2019

일상에서 소소한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나만의 방법

YOMA Vo.14_2019년 9월호_주제 "인사이트소소"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 누군가를 깎아내릴 때 주로 쓰는 이 말은, 한 사람의 관심사나 지식의 한계가 그 사람의 시선을 결정짓는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배달의민족 장인성 마케팅 이사의 책 <마케터의 일>을 읽으면서, 이 말을 좀 더 긍정적으로 확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서는 성장하는 마케터는 자기 주변의 모든 것들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거기에서 자신만의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는데요. 책을 읽으며 제가 얻은 금언은 바로, ‘마케터의 눈에는 마케팅 재료만 보인다’ 였습니다.


 이렇게 포부 넘치는 마음가짐을 갖고 나니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것들에도 아주 사소한 마케팅 인사이트가 담겨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배움도 기록으로 남겨두고 계속해서 되새기지 않으면 온전히 소화시키기 어렵기에, 그때그때 마주친 인사이트들을 차곡차곡 쌓아가기로 다짐했습니다. 이왕 쌓기로 했으니 좀 더 시각적으로 보기 좋게 꾸며보고 싶었고, 미세먼지 같은 인사이트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4월, 저의 ‘인사이트스타그램’ 인사이트 소소는 그렇게 탄생했는데요. 오늘은 인사이트 소소를 통해 제가 얻었던 것들과 느꼈던 것들에 대해 공유해드리고자 합니다. 


참새의 눈으로도 낚을 수 있는 깨알 같은 인사이트


 인사이트 소소를 시작하면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일상이 깨알 같은 인사이트들로 꽉꽉 차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매일 보고 듣는 많은 것들은 누군가가 머리를 싸매고 인사이트를 발휘한 결과물이기 때문인데요. 일상 속에서 누군가의 고민과 고뇌가 담긴 '좋은 것들'을 알아보고 거기에서 인사이트를 낚아채기 위해서는 '매의 눈'처럼 예리한 관찰력은 없더라도, '참새의 눈'과 그것을 찾아내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충분했습니다.

최애 공간 '어쩌다 바'의 최애 사이드 메뉴 카프레제!

 위 사진은 제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방문하는 '최애' 공간, 어쩌다 바의 카프레제인데요. 처음 카프레제를 주문하던 날, 요리를 담아낸 투명한 트레이가 심상치 않아 보여 사장님께 그릇에 대해 여쭤보았더니 재미있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사실 저 트레이는 그릇으로 나온 제품이 아니라 가운데에 사진을 끼워서 전시해둘 수 있도록 제작된 액자였다는 것입니다. 원래 액자였던 것이 칵테일 잔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트레이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창의성만 발휘하면 본래의 용도와는 관계 없이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인사이트를 얻어올 수 있었습니다.


 하루는 친구와 함께 안경을 보러 요즘 핫한 아이웨어 브랜드인 언커먼 매장에 가보았는데요. 특이하게도 같은 디자인의 안경들이 선반의 위 아래에 똑같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인사이트를 알아보는 '참새의 눈'을 발휘하여 직원분에게 그 이유에 대해 여쭤보았더니, 역시나 흥미로운 답변이 돌아왔는데요. 시력이 많이 안 좋은 고객들이 마음에 드는 안경을 쓰고 거울을 보며 디자인을 확인해볼 수 있도록, 도수가 있는 안경과 없는 안경을 함께 진열해놓은 것이었습니다. 고객의 불편함을 세심하게 배려한 사례였기에 인사이트 소소에 당당히 포스팅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똑같은 디자인이지만 도수가 있는 안경과 없는 안경을 모두 전시해놓은 언커먼.

 

경험의 확장이 곧 인사이트의 확장!


 서문에 말씀드렸던 책 <마케터의 일>에서는 마케터가 '경험 자산'을 쌓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음악, 드라마, 영화, 페스티벌, 굿즈 등 대중들이 호감을 보이는 것들을 직접 경험해보고, 그것에 사람들이 매료되는 이유를 스스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마케터로서의 안목을 기를 수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고개를 격하게 끄덕이며 공감했기에 직접 실행에 옮겨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가보지 않은 곳, 해보지 않은 것을 직접 경험해보고, 거기에서 새롭게 마주친 인사이트를 인사이트 소소에 기록해 보았는데요.


 그런 면에서 친구들과 함께 찾았던 편집샵 스트롤은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평소 SNS에 인사이트 넘치는 이야기를 자주 포스팅하는 프레인의 여준영 대표가 오픈한 편집샵이라기에, 기대감에 부푼 채 광교 앨리웨이에 위치한 스트롤 매장을 찾아가 보았는데요. 방문할 당시 아직 가오픈 상태였지만 공간에 담긴 수많은 인사이트만은 이미 무르익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인사이트는 입구에서부터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요. 남성들을 위한 라이프 스타일 편집샵을 표방하는 이 곳은 연령에 따라 공간을 구분할 때에도 스토리를 끌어옵니다. 아동, 청년, 중년 대신 빌리, 토니, 재키로 공간을 나누는데,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센스 있는 네이밍에 찬사를 아끼지 않겠죠?

공간의 구분에서부터 인사이트가 뿜뿜 넘치는 편집샵 스트롤.

  한편, 다른 곳에서도 판매하는 제품을 자신도 판매하려면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요. 스트롤은 온라인 쇼핑몰이나 다른 오프라인 상점에서 이미 판매되고 있는 로우로우의 트렁크를 바로 이곳, 스트롤에서 사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고 있었습니다. 여행을 다녀올 때를 제외하면 집 안에서 '공간파괴범'이 되어버리는 트렁크의 특성을 캐치하여 트렁크에 감각적인 디자인의 래핑을 무료로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는데요. 발상의 전환을 통해 트렁크를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제안을 건네는 동시에, 스트롤에서 구매할 때에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는 아이디어가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트렁크에 '디자인'이라는 옷을 입혀주면 인테리어 소품이 된다는 사실!

 이번에는 해보지 않은 경험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축구장을 방문했습니다. 축구를 굉장히 좋아하면서도 축구 국가대표 경기에 직관을 가본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경험의 폭을 넓혀보고자 TV 앞이 아닌 경기장을 찾은 것입니다. 경기장 입구에서는 태극기 모양의 응원도구를 무료로 나누어주고 있었는데요. 굳이 응원도구를 따로 준비해오지 않아도 누구나 즐겁게 응원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꽤나 유의미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국심이 저절로 생겨나는 태극 부채 응원 도구!

아래의 영상처럼 무료 응원도구를 통해 재미있게 응원을 하며 경기를 보았던 사람들은, 다음에 또 경기장을 찾을 확률이 높겠죠? 당장 저만 해도 9월에 있을 월드컵 예선전을 보러 가기 위해 경기장을 다시 찾을 예정이니까요.

태극 부채로 찰진 소리를 내며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는 모습. 

 




 오늘은 저의 일상 속 소소한 인사이트들을 기록한 인사이트 소소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참새의 눈으로라도 열심히 인사이트를 찾아보려고 노력하고, 그렇게 찾은 소중한 인사이트들을 저만의 공간에 차곡차곡 쌓아가는 쾌감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컸습니다. 요즘 새로운 회사에 합류하게 되면서 업로드를 부지런히 하지 못했는데, 이 글을 쓰다 보니 다시 또 열심히 소재를 찾아서 포스팅을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 소소한 인사이트를 엿보고, 또 그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 분은 인사이트 소소를 찾아주세요! 격하게 환영해 드리겠습니다 :) ⓒ라꾸


 * 본 콘텐츠는 요즘 마케터들의 매거진, <YOMA>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저와 함께하는 다른 멤버들의 이야기를 <YOMA> 매거진에서 확인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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