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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점 May 12. 2022

나를 즐겁게 하는 것과 불쾌하게 하는 것

감정을 거슬러 올라가서 가치관 발견하기


호불호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저 어떤 경험을 할 때 잠깐 좋았다, 나빴다 정도로 넘어갔지 왜 이게 좋았고 좋지 않았는지 깊게 고민을 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감정은 가치관에 의하여 발생한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고 계속 생각해왔다. 사실 모르는 게 당연하다. 내 행동과 생각, 느낌들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았으니까. 특히나 부정적인 감정은 회피하기 일쑤였다.


인간의 철학과 가치관을 단번에 발견해내는 것은 어렵다. 그렇다면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느낌'이라는 결과가 왜 나왔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원인 없는 결과는 없을 테니까.



행복 세포의 부재

솔직히 나는 즐겁거나 행복한 감정을 자주 느끼는 사람은 아니다. 반대로 부정적인 감정인 걱정, 두려움 등은 자주 느낀다. 좋은 일이 있더라도 이런 사소한 것들로 좋아하거나 안주해서는 안 돼, 더 대단한 것을 해내야 한다고 나를 다그치며 감정을 눌러버렸다. 거의 늘 긴장과 걱정모드였다. 


세상에 행복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행복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예전에 우울함이 극에 달했을 때 도대체 즐거움과 행복이라는 감정은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았는데 잘 알 수가 없었다.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확실했지만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가 나는 행복 세포가 없이 태어난 것은 아닐까 하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그런지 '즐겁다'를 생각했을 때 딱히 떠오르는 것들이 없다. 따라서 즐거움까지는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감정이 들었던 것들을 적어보기로 했다. 삶에 있어서 일종의 와우포인트라고 해야 할까. 







좋다!


1) 올라푸스 앨리아손 : 세상을 보는 예술

넷플릭스의 디자인 관련 다큐인 '앱스트랙트, 디자인의 미학' 컨텐츠 중 하나다. 디자이너로서 다른 디자이너는 어떤 철학을 가지고 세상을 살고 있는지 궁금해서 보게 되었다. 올라푸스 앨리아손은 자연을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예술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태양광 램프였다. 세계일주를 하면서 누구나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빛'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태양광 기술을 활용하여 목에 걸고 다니면서 빛을 충전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었다. 이 아이템은 손바닥 크기의 해바라기 모양이다. 전기가 제대로 들지 않는 지역에 사는 아이들은 아침에 이 램프를 목에 걸고 다니며 빛을 충전하고 빛이 사라진 밤에는 해바라기 램프를 켜서 공부를 하고 가족들과 마주 앉아 얼굴을 바라보며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의 불편함을 발견하고 해결해주는 것. 진정한 UX며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태양광 램프


내가 속한 집단이 아닌 타집단이나 소외된 계층을 위하여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뭉클하고 존경심이 든다. (앨리아손은 서양 백인 남성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기적이며 자신만 생각하고, 일부 선한 영향력을 행하는 사람들도 자신이 이해하고 경험한 분야에서의 영향력을 제공한다. 나 역시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방황하며 사는 사람들, 주니어 UXUI 디자이너와 같이 내가 겪은 어려움을 똑같이 겪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았다. 나의 성장 과정을 정리하여 정보를 제공해보자고. 그래서 나의 집단도 아니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불편함과 소외된 계층을 위하여 설계하는 사람들을 보면 위대하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처럼 집단 간 갈등이 심화되는 사회에서는 더욱더. 그들은 분명 나와 너를 구분하지 않고 따뜻한 눈을 가지고 세상을 보는 사람들일 것이다.




2) 성숙한 나이듦

"선생님, 여기로 어떻게 가는지 길을 아세요?"

예전에 지하철에서 걸어가다 한 할아버지가 길을 물어보았다. 그때 나는 대학생이었고 딱 보기에도 어려 보였다. 그러나 그 할아버지는 나를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이 경험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때까지 한 번도 선생님으로 불려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보통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는 반말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존대하더라도 말끝만 높일 뿐이지 호칭을 높이는 경우는 없었다. 어려 보인다고 바로 반말하는 사람들이 예의 없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길을 가다 유치원, 초등학생들에게 말을 건다고 생각했을 때 과연 나는 존대를 할 것인가, 선생님이라고 그들을 부를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나 역시도 반말을 할 것 같았다. 너무나 어린 아이였기 때문에. 그 할아버지와 나는 40살이 넘게 차이가 났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의 나와 유치원생은 고작 14살 정도 차이가 났을 것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상대를 높이 존중해주는 것.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그 할아버지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하면 이런 어른이 될 수 있을까. 



3) 잘 보이고 싶지 않은 사람

잘 보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좋다.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여지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 너무 피곤하다. 그렇다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 그래서 아무 생각도,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편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무언가 아는 척하지도 않고 말을 꾸미지도 않고 그냥 생각 없이 말해도 편한 사람. 재지 않는 사람. 그러기 위해서는 나도 이런 사람이 되어야겠지. 




4) 드라마 : 피노키오

일의 철학과 진정성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 드라마다. 극중 최달포는 어린 시절 화재 진압 중 돌아가신 아버지가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망 중이라고 허위 보도되어 온갖 비난을 받고 화목한 가정이 깨져버렸다. 그는 말의 무게를 느끼는 책임감 있는 기자가 되어 자신의 가족을 파멸로 몰아간 기자를 무너뜨리기로 결심한다. 


새내기 기자가 된 그는 라이벌 언론사와 헬스장 다이어트 사망 사건의 단독 보도를 위하여 취재 경쟁을 시작한다. 발 빠른 정보 수집으로 다른 언론사보다 먼저 뉴스 보도를 진행했다. 사회의 미적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과도한 다이어트가 심장 마비로 이어졌다고.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90kg의 비만 여성은 딸의 간 이식을 위하여 기간 내에 살을 무리하게 뺄 수밖에 없었고 쉬지 않고 운동한 결과 심장 마비로 사망하고 말았다. 앞선 뉴스는 딸이 보는 앞에서 적나라하게 공개되었다. 최달포는 자신의 말이 일반 사람들의 말보다 무섭다는 것을 알았어야 한다고 기자들을 비난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다.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떠드는 사람이 기자가 되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야 한다고 소리쳤던 과거의 자신을 마주 보며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나도 같이 울었다. 일의 의미와 윤리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과연 나는 누구를 위하여 일을 하고 있는 것이며 나에게 일의 철학이 것이 있기는 할까. 고객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하여 서비스 디자인을 하려고 했지만, 실제로는 시간에 쫓겨 퀄리티를 포기했고 비즈니스 이슈로 인하여 억지로 불편한 경험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리고 합리화를 했다. 내 의지가 아니라 회사의 방향성으로 어쩔 수 없었다며. 일의 철학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나를 발견해버렸다. 


부족한 나를 발견하게 되었지만 경각심을 주고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들이 참 좋다.




4) 일체유심조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가훈이자 좌우명이다. 같은 어려움을 겪어도 누군가는 헤쳐 나가고 누군가는 나락으로 빠진다. 또 같은 기회를 얻어도 누군가는 기회를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올라가며 누구는 기회를 놓쳐버린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5) 진정성 있게 자기 삶을 설계하는 사람들

주변 사람과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만의 삶의 철학을 세우고 삶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정말 멋있다. 그 과정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을 팔지 않고 시간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사람들. 남들이 자기를 규정하게 두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사람들. 타인을 속여서 이득을 취하려 하지 않고 정말 누군가를 돕는 것이 자신이 성장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며 그 길을 꾸준하게 밀고 나가는 사람들. 뭘 해도 인생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스스로 성장하고 타인의 성장을 돕는 사람들.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6) 좋아하는 사람들

삶의 철학이 있는 사람

성실한 사람

강강약약

작은 것에서도 배우려고 하는 사람

사회적 통념을 거부하고 자기만의 길을 가는 사람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

친절한 사람

보통은 친절하지만 불합리한 일에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



7) 좋아하는 동료

성장을 추구하는 동료

배울 점이 많은 동료

책임감이 있는 사람

피드백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시간을 내서 피드백해 준 것에 감사하는 동료

주변 사람들을 챙기고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들어주는 동료



8) 좋아하는 일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일

사고력이 중요한 창의적인 일

쉽게 대체될 수 없는 일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일



9) 홀로서기를 하고 싶은 이유

회사가 아니라 내 이름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을 갖고 싶어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고 싶어서

자기만의 길을 개척하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많이 받아서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회사 동료에게서는 나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 없어서

시간을 더 가치 있게 쓰고 싶어서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10) 내가 생각하는 나의 장점

성실하다

참을성이 많다.

되도록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대학생 때 통학 시간이 왕복 4시간이었지만 그 시간에 공부해서 장학금도 받았다. 지금 출퇴근 시간은 3시간인데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내향적이지만 포부는 크다.

성장을 위하여 노력하는 삶을 살고 있다.



11)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작은 순간들 (50가지)

어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엄마가 고구마를 깎아주셨다. 평소에 베란다에 놓여있는 고구마를 한두 개씩 깎아 먹곤 했는데. 말하지 않아도 이렇게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참 좋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피곤하지 않을 때가 좋다. (tmi. 눈을 뜨자마자 바로 준비할 시간이 되면 뭔가 덜 잔 것 같고 시간이 사라진 것 같아서 의도적으로 알람을 기상시간 30분 전, 1시간 전에 추가로 맞춰놓는다. 깨고 자면 왠지 2번 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사실 깊은 수면에 방해된다는 것도 알지만 왠지 계속 이렇게 하게 된다.)

책이나 영상 등 컨텐츠를 보다가 의미있는 구절을 발견했을 때. 어떤 소설에서 앞에 있는 사람을 더 품속 깊숙히 안고 싶어서 팔이 더 길었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참 좋았다.

노래를 들다가 좋은 가사를 발견했을 때. 3번과 비슷하다. 갑자기 생각나는 가사가 있다. 하하의 키작은 꼬마이야기 중 '키가 작아서 나는 행복해 세상 모든 것을 우러러 볼 수 있으니까'

엄마아빠가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릴 때

출근하는 길에 음악을 듣는데 랜덤 플레이에서 좋아하는 노래가 딱 나왔을 때. 심지어 그 노래가 끝나고 또 좋아하는 노래가 연달아 나왔을 때.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칭찬의 voc를 보았을 때. VOC는 보통 부정적인 경험으로 많이 들어오는데 반대로 좋은 것들을 이야기해주는 분들이 참 고맙다. 나도 후기는 좋지 않은 경험일 때 많이 적어서 이런 사람들이 참 신기하고 부럽다. 착한 마음씨,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

외출하는 날 하늘이 파랗고 하얀 구름이 떠 있고 날씨는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을 때

글을 막 썼는데 생각 외로 느낀 것도 있고 잘 썼다는 생각이 들 때

스트레스와 고민으로 일기를 적었는데 적다보니까 풀렸을 때

아빠가 쉬는 날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이런저런 음식을 사왔을 때. 종종 입맛에 맛지 않는 음식도 있지만 그래도 좋다.

내가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그 말이 진심인 것 같을 때. 최근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회고를 남기는데 누군가가 자기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핸드폰이 아슬아슬하게 꺼지지 않았을 때. 지금 쓰고 있는 핸드폰이 고물이 되어서 배터리가 4-50%가 남아도 그냥 꺼져버린다. 집에서 회사까지 1시간 30분이 걸리는데 영상을 보면 백퍼 꺼지고 조금 정적인 컨텐츠를 보면 간당간당 40%가 남는다. 운이 좋게 꺼지지 않고 회사까지 도착했을 때가 좋다. 회사에서 집에 갈 때도 마찬가지

음식 배달이 빨리 올 때. 보통 1층 출입구에서 종을 누르고 현관 앞에 놓고 가면서 종을 누른다. 그럴때마다 나가서 기다리게 되는데 운이 좋게 나오는 사람과 마주쳐서 종을 누르지 않고 도착하면 좋은 것 같다. (나도 안 열어줘도 되니까...)

유투브에서 알고리즘으로 훈훈한 이야기를 보게 될 때. 트럭 뒤에 쌓여있던 짐이 다 떨어졌는데 운전하던 사람들이 멈춰서 다 정리해준다거나 하는 등. 

배달을 시켰는데 재미있는 메시지가 같이 적혀있을 때. 지금 내 옆에는 어떤 카페에서 시킨 메시지가 걸려있다. 귀엽게 짱구를 그려주셔서 차마 버리지 못하고 옆에 붙여놨다.

나를 생각하며 고른 선물을 받을 때. 회사에서 마니또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나의 마니또가 앱솔루트를 선물로 주었다. 알고 보니 나와 술자리를 종종 같이 하신 분이었다. 그 앱솔루트를 마시기 위하여 토닉워터를 주문했고 나는 중독이 되어버렸다.

무언가 생각하게 되는 컨텐츠를 만났을 때. 꼭 긍정적인 생각은 아니다. 내 잘못을 돌아보거나 경각심을 주는 모든 것 포함이다. 공통점은 나의 성장과 발전을 꾀하는 생각을 주는 것. 이슬아 작가님의 '글은 부지런한 사랑이다'처럼. 김태균님의 자기발견 글쓰기도 그렇도. 독자는 하나도 고려하지 않고 나를 위해 썼다는 그 말.

연차를 몰아쓰고 충분히 휴식을 취할 때

회사에서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은 만들었을 때. 대체되지 않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만족감.

퇴사 면담을 했을 때 이런저런 제안을 하면서 여유를 만들어주려고 했을 때. 

법카로 회식하고 영수증 첨부를 하지 않아도 될 때

갑자기 나는 뭘 해도 될 것같다는 생각이 들며 자신감이 뿜뿜할 때

연봉이 많이 올랐을 때

누군가 같이 뭘 하자고 챙겨주거나 제안을 할 때

예전보다 확실히 성장한 나를 발견할 때

이슈가 생겼는데 좋은 해결 방법이 바로 딱 떠오를 때

UI 작업을 하면서 초기에 컴포넌트 정리를 잘 해서 나중에 수정사항이 생겼을 때 공수없이 바로 수정했을 때. 

나는 가만히 있는데 스톡 이미지가 팔렸을 때. 패시브인컴!!

간단한 문장이지만 중국어로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조금 들렸을 때

친구들이 안부 인사를 보낼 때

정말로 궁금해서 나에 대하여 묻는 사람을 만날 때. 형식적으로 묻는 것이 아니라.

엄마아빠가 일을 마치고 무사히 집에 돌아와서 쉬고 있을 때

무언가 열심히 했는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을 때

유투브에서 귀여운 강아지와 고양이들을 발견했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댓글을 우연히 보았을 때

협업하는 동료들이 친절할 때

야근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와서 '퇴근 안하세요?' 라고 물었을 때

아침에 출근해서 커피를 한 잔 사들고 올라갈 때

엘리베이터가 바로 도착해서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을 때

신호등도 버스도 지하철도 그날 따라 우연히 가는 시간에 딱 맞춰서 바뀌거나 도착했을 때

주도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특허를 받았을 때

영감을 주는 사람을 발견했을 때. 롤모델!

과일을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당도가 높을 때

긴가민가하며 주문했던 옷이 핏이 딱 맞을 때

엄마아빠가 기분이 좋아보일 때

맛집 발견

누웠는데 몸이 편안할 때 

예전보다 쉽게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느낄 때

주식과 코인이 상승했을 때 ^^...








싫다!


1) 야박한 나

나를 불쾌하게 하거나 힘들게 하는 것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해봤지만 가장 힘든 것은 '나'인 것 같다. 더 잘해야 한다며,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항상 채찍질하는 나. 주말에 쉬면 죄책감이 드는 나. 시간을 항상 생산적으로 써야 한다며 강박을 느끼는 나. 킬링타임용 콘텐츠를 보며 또 시간 낭비했다며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발전이 없냐며 나를 비난하는 나. 장점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단점은 확대해석해서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나. 역시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나다.


성장하는 것은 좋지만 자기를 망쳐가며 성장하는 것이 무슨 소용일까. 누구나 즐겁게 살아가고 싶다. 아니, 즐겁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불행하고 힘들게 살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하루하루가 괴롭다면 분명 무언가 잘못된 것 같다. 성장에는 스트레스라는 성장통이 발생하는 것은 맞지만 스트레스에 삶을 좀먹어 버리면 안 된다. 종종 힘들더라도 의미와 보람을 느끼는 삶을 살아야 건전한 스트레스가 아닐까.



2) 내가 없는 삶

기계처럼 누군가의 도구로 살아가는 것이 싫다. 개인 생각과 의지는 중요하지 않고 시키는 대로 행동하고 말해야 할 때. 이게 바로 시간을 파는 삶인 것 같다. 그렇다고 직장인이 잘못된 삶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회사에 다니더라도 그 안에서 주체적으로 일을 할 수 있으면 충분히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일하면서 역량도 쌓고 기획력을 통하여 많은 고객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회사에서 하는 일은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자기가 하는 일로 발생하는 서비스의 영향을 무시한다면 그건 인생을 파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3)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개인의 이득을 위하여 타인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고통을 가하는 영상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심지어 고작 몇십만 원으로 사람을 죽이기도 하며, 그저 자신의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일도 다반사다. 



싫어하는 사람

내로남불

기분이 태도가 되는 사람

발전이 없는 사람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

본인이 이루어낸 것도 아닌 걸로 유세 부리는 사람 (ex. 나이)

강약약강, 분노조절잘해

자신의 의견만 강요하고 의견이 다를 경우 비난하는 사람

권위 의식, 엘리트주의가 있는 사람



같이 일하기 싫은 사람

책임감 없는 사람

일도 대충 하고 시간만 때우다가는 사람

매 순간 의욕도, 열정도 없는 사람

월급 루팡

발전이 없는 사람

같은 실수 반복하는 사람

이해력이 떨어지지만 이해하려는 노력도 안 하는 사람



싫어하는 일

배움이 없는 일

자리를 채우거나 시간만 때우는 일

기계처럼 똑같은 것을 반복하는 것

2~3일만 인수인계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고객의 경험을 해치고 비즈니스만 고려하는 일



회사에 출근하기 싫은 이유

출퇴근 시간이 아깝다.

어차피 없어질 서비스를 만드는 것 같아서 (서비스 자체가 없어진다는 의미는 아니고 내가 한 작업이 나중에 리뉴얼되어서 사라진다는 의미)

열심히 노력하여 서비스를 성장시켜도 회사를 그만두면 결국 나에게 남는 것은 없어서

연봉 테이블이 정해져 있어서 다른 사람의 2-3배를 해도 그만큼 처우를 받을 수 없어서

회사 업무가 더 이상 동기부여를 하지 않아서

시간을 파는 것 같아서

좋은 노동자로 길들여지고 있는 것 같아서

일에 대한 의미 없이 그저 해야 할 것만 쭉 나열되어 있어서

사용자를 속이고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업무를 하기 싫어서



내가 싫을 때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고 다짐하면서도 계속 감정적으로 변할 때

목표만 세우고 실행하지 않을 때

장점보다는 단점을 크게 볼 때

잘하고 있으면서도 두려움이 커서 포기하거나 자책할 때

인간관계가 부족해서 사람들과 대화할 때 어색한 것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다양하게 적어보았다. 살아오면서 많은 좋음과 싫음을 느꼈지만, 또 막상 적어보려고 하니 많은 것들이 생각나지는 않았다. 그래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대충 알 것 같다.


성장, 의미, 철학, 가치, 시간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다. 나는 성장을 추구하며 성장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영감을 받는다. 나만의 삶의 철학을 단단하게 만들고 싶고, 자기만의 철학을 구축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영감을 받는다. 지금까지 나는 나를 잘 모른다고 생각해왔지만,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그리고 또 하나 깨달은 것이 있다면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것. 나는 행복을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좋아하는 것을 적어보니 꽤 많은 것들이 나왔다. 사실 억지로 작은 행복들을 외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행복'은 거창하고 위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이것도 의미 강박, 완벽주의의 폐해가 아닐까 싶다. 뭐든지 올곧고 높아야 한다는 그런 기준. 그냥 파란 하늘을 보면 기분이 좋은 것도 작은 행복일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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