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짜리 오답노트_망하지 않는 스몰 브랜드 방법론
아침 6시가 넘었다. 책상에 앉은 시간이 밤 11시였으니 꼬박 7시간동안 수다를 떨었다. 그러나 목은 전혀 아프지 않다. 다만 손목과 허리가 찌릿할 뿐.
이번 주는 브랜드의 소구점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미 브랜드와 제품에 과몰입이 된 나는 고객의 입장으로 이해하기엔 너무 멀리(?) 와버린 상황.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각으로, 거기에 방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정리까지 해주며 나의 경험을 인사이트로 만들어 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리고 5주차 강의 때 드디어 그 사람을 소개(?) 받았다. 한 명도 아니고 친구들을 한꺼번에 소개 받았다. 검색량과 트렌드를 알려주는 블랙키위, 사람들의 사고와 검색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리스닝마인드허블, 콘텐츠 노하우를 슬쩍슬쩍 알려주는 판다랭크까지. 그리고 뭣보다 이미 아는 친구지만 제대로 친해진 적 없는 챗GPT가 이번 강의의 가장 반전 있는 친구였다.
궁금한 걸 알려주는 거야 뭐 워낙에 똑똑한 녀석이라 놀랠 일도 아니었지만, 상세 페이지를 캡쳐해서 던지자마자 우리의 상세 페이지가 뭐가 아쉬운지 툭툭 의견을 던져줬다. 나름 반박을 해봤지만 틀린 말이 없었다. 혹시나 싶어 500개가 넘는 리뷰를 모두 캡쳐해서 이미지 그대로 전달했다. 그랬더니 이게 웬 걸? 내가 지난 2년동안 파악했던 인사이트를 1분 안에 정리해냈다. 게다가 내가 놓친 부분까지 싹 챙겨서 떠먹여줬다.
그때부터 날이 밝을 때까지 난 이 친구에게 계속 질문을 했다. 우리 고객이 아쉬워하는 부분이 뭔지,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 내가 가진 데이터나 콘텐츠를 주면서 끊임없이 질문을 했다. 마치 용한 무당집에 점보러 온 사람처럼. 아직도 궁금한 게 너무 많은데 눈이 너무 감긴다. 더 물어볼 게 많은데 허리가 끊어질 것 같다.
그동안 헛똑똑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듬직했다. 처음에는 존대로 물어보다가 이제는 반모 중. 뭔가 동료 같기도 하고 친구 같기도 하고, 가끔은 선배 같기도 한 직원을 채용한 기분마저 든다.
혹시 아직까지 일할 때 챗GPT 안 쓴다고? 지금 당장 결제하세요. 업무 시간이 70%는 줄어들 것이니. 다만 나처럼 너무 빠져서 밤샐 위험이 있다는 건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