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iel Apr 21. 2024

2024년 4월21일

시골 자영업자의 오늘 일기


윗동네 사는 허리굽은 할머니가 유모차를 끌고 힘들게 가게로 오셨다. 시골살다보면 나이지긋한 어르신들이 익숙해져야하는데 식당문을 열고 들어오면 어째야할 지 몰라서 그 순간이 가장 어렵다.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입맛에 안맞으실텐데  일부러 안오셔도 되는데라는 마음의 불편함이 사실은 팔할이다.


"뭐 파는 곳이고?" 라고 물으셨다.


그때 내 동공은 흔들린다.

동시에 메뉴판을 참 알아듣기 힘들게 썼나 반성이 스치며 어떻게 대답을 해야하나 고민한다.


오늘은 쇠고기튀김이랑 파스타요라고 답을 했다가 비후까스랑 서양국수라고 다시 연달아 얘기했다.

"얼마고?"

그러셔서 보청기까지 끼신 분에게 큰 목소리로 19,800원이라고 말하면 더 이해하기 힘드실까봐 2만원 이라고 말씀드리고 거스름돈을 챙겨뒀다.


"포장해주라"


라는 말과 동시에 후딱 정신이 들었다. 음료수에 쉬폰 한 조각까지 더 얹어서 드리고 내려가는 길까지 부축해서 아래까지 안내해드렸다.


어머님, 일부러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입맛에 맞으셔야할텐데요. 하곤 또 일일히 메뉴설명을 길게 해버렸다.


남녀노소환영이라고 해 놓고 내 마음속의 생각이 모순적인 내 태도를 반성한다.


작가의 이전글 그림 그리는 식당 아줌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