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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king Artist 앵부리 Oct 26. 2018

산티아고순례길 다이어리 #01-2

우리의 첫날밤


'첫경험'은 언제나 강렬하다.

까미노 출발점이자
첫 마을 '생장'은 우리를 들뜨게 했고,
그 곳에서의 '첫날밤'은 뜨거워진 가슴을 더욱 크게 부풀렸다

해질녘,
우린 하루의 끝자락을 잡기 위해
알베르게 앞에 있는 높은 언덕에 뛰어 올라갔다.

역시 높은 곳은 우릴 힘들게 하는 만큼
배신하는 법이 없다.

성벽 위에서 맞는 오렌지빛 일몰은
까미노를 이제 막 시작하는 이들에겐
더 없이 낭만적인 선물이었다

첫 도시,
첫 풍경,
첫 까미노...

처음 투성이인 우리들은 서툴렀지만-

그래서 더욱 두근거리고 생경한,
오랜시간 잊고 지내 그 존재조차 까먹어버린-

그런 날것의 감정들이
우리 마음속에 꼬옥 꼬옥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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