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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selle Riyoung Han Feb 10. 2020

인형 가게에서.

저항의 상징 바르소비



얼마 전의 '나'였더라면, 저 아이들 속에서 마음을 끄는 몇 명을 데리고 파리로 돌아왔었을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행위들 속에서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일들이 있었다. 커피를 마실 때면 습관적으로 초콜릿을 먹었고, 한 잔도 채 마시지 못하는 와인을 습관적으로 사고, 작은 스푼으로 세 번을 떠먹으면 먹기 싫어지는 케이크의 모양과 빛깔에 홀려 지나치지 못하는 일들.

 
 



인형도 그랬다.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면서 내 공간을 그 아이들에게 야금야금 내어주고 있다는 걸 인식하고야 '인형을 수집하려는 건가?' 생각을 했다. '좋아하지 않는데 굳이 내가 왜?..'라는, 생각을 습관처럼 하게 된 것도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지금은 아주 이따금 와인을 마시며, 나를 위해 초콜릿이나 케이크를 사는 일도 드물어졌고, 나도 모르게 인형을 사거나 누군가에게서 싫증이 난 인형을 내 공간으로 데리고 오던 습관도 멈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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